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 "한국 게이밍 시장 성장에 '리전' 브랜드가 보탬이 됐으면 한다"

등록일 2018년09월06일 11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국 시장에 진출한지 13년. 글로벌 IT그룹인 레노버가 게이밍 브랜드 '리전'을 통해 한국 게이밍 시장 본격 공략에 나선다.

 

게임에 특화된 게이밍 제품 '리전' 시리즈는 지난 7월 한국레노버의 신제품 발표회를 통해 국내 최초로 공개된 이후 하드웨어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하드웨어 제조업체에서 게이밍 제품은 그 브랜드의 평가를 좌우하는 대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때문에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게이밍 제품에 화려하고 강렬한 디자인을 선택하고 가격 역시 일반 제품군과 달리 특정 소비자를 겨냥한 높은 가격대를 책정하고 있다.

 

그러나 '리전' 시리즈는 고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강렬한 원색 디자인에서 벗어나 심심하다고 느껴절 정도로 모던한 디자인을 선택하고 불필요한 기술이나 장치를 배제한 채 하드웨어의 기본기를 다지는 것에만 중점을 뒀다. 물론 가격대도 다른 게이밍 하드웨어와 비교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처럼 쾌적한 게임을 즐기기 위해 비용 투자를 아끼지 않는 하드코어 게이머들 보다는 게임을 순수한 여가로서 즐기는 라이트한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레노버의 리전 시리즈는 출시 전부터 소비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레노버가 발상을 전환해 하드웨어 게이머가 아닌 일반 소비자를 겨냥한 게이밍 제품을 출시한 이유는 무엇인지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레노버 강용남 대표


지난 7월 리전 브랜드를 국내에 처음 공개했다. 시간이 많이 지나진 않았지만 어느 정도의 성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표현중에 '프레임'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리전 발표회 이후 우리 사회의 프레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체감했다.

 

리전 발표회를 통해 언급했지만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게임을 사행성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았다. 공부를 해야하는 학생이 게임을 하는 것이 금기시되고 나이든 사람이 게임을 하면 철이 없는 사람으로 보는 것이 예전 사회의 프레임이었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고 엔씨소프트, 넥슨 등 대기업이 탄생하고 e스포츠가 활성화 되면서 게임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각이 달라졌다.

 

특히, 게임이 당당한 취미로 인식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제품의 수용 폭이 커졌고 덕분에 대중적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우리 시장도 확대됐다.

 

지난 해 우리나라에서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브랜드 1위로 레노버가 선정됐는데 합리적인 가격과 성능으로 대학교 입학을 앞두거나 사회 생활을 시작하는 10대~20대 사이에서 레노버는 매우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이러한 소비자들에게 가장 접근성이 높은 게이밍 제품이 출시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실제로 판매량에 있어서도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

 

이미 언급한 바 있지만 레노버는 한국 게이밍 하드웨어 시장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건가

우선 게임을 즐기는 연령대에 따라서 즐기는 디바이스가 다르다는 부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본격적으로 즐기는 시기가 중학생 정도부터인데 이들 중 대다수가 PC방에서 게임을 즐긴다. 그러나 PC방의 경우 브랜드 제품이 아닌 조립 제품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브랜드 제조사들이 입점하기가 쉽지 않다.

 

20대가 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PC방에서 게임을 즐기기 보다는 대부분 개인 디바이스를 사용한다. 비공개로 이용자 조사를 해본 적이 있었는데 개인 디바이스를 구입하는 사람이 학습용으로 40, 게임용으로 40, 단순한 서핑이나 간단한 작업을 위해 구매하는 비율이 20정도가 되더라.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모든 유저사용자들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제품이 무거워도 안되고 너무 눈에 띄어도 안되고 너무 성능이 안좋아도 안된다는 것을 알게됐다. 전세계적으로 서브게이밍 시장이 커지면서 데스크탑보다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 때문에 특정 제품이 아닌 전체적인 컴퓨팅 제품에 집중하는 회사가 유리하다고 본다.

 

매년 게이밍 제품의 판매 신장률이 전세계적으로 30%씩 성장하고 있지만 한국은 PC방 문화의 영향으로 데스크탑의 점유율이 타국가보다 높은 국가다. 그래서 우리도 구매 고객이 있는 시장 성향에 맞춰 다양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레노버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 제품을 가진 기업이다

 

한국은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게이밍 시장 중 하나다.  한국 시장의 게이머들을 사로잡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

레노버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들이라면 잘 알겠지만 우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구입하려는 제품을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커스터마이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스펙을 설정하면 그에 맞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데 이렇다 보니 실제로는 하나의 제품이지만 굉장히 다양한 라인업이 만들어지며 그 점이 다른 완제품 제조사와 우리의 차이다. 레노버의 전체 구매자 중 약 10% 정도의 유저들이 고급 제품에 구매지출을 아끼지 않는 얼리어댑터 이자 하이엔드 사용자인데 그들을 포함해 일반 유저들을 모두 아우르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생각한다.

 

이전 기자간담회에서 늘어난 여성 게이머 인구를 강조하기도 했는데 여성 유저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군으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제품이 여성스러워져야 한다기 보다는 기존의 제품에서 드러나는 남성적인 이미지를 덜어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디자인적인 변화는 혼자 살게 되는 인구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현재의 상황과 크게 무관하지 않다. 20대부터 40대 까지 혼자 사는 남성은 물론 여성의 인구도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1인 미디어와 게임을 취미생활로 즐기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 태블릿이나 노트북을 찾는 여성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게이밍 제품도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에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모던한 디자인이지만 강력한 성능을 가지고 있는 리전Y730
 

 

게이밍 하드웨어 시장은 저변확대를 위한 장기 투자가 중요하다고 한다. 레노버는 어떤가

장기적으로 브랜딩을 끌고 가기 위해서 글로벌하게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게임커뮤니티 육성과 함께 e스포츠 팬들을 위한 '리전 챔피언십'을 진행 중이다. 신세대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SNS나 1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데 약 10년의 시간을 필요로 하는데 레노버는 이러한 브랜드 가치에 대한 투자를 이미 10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게이밍 브랜드인 '리전' 역시 장기적으로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인 10대~30대의 소비자들에게 꾸준하게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여담이지만 우리가 선보이는 라인업은 경쟁사들보다 2배 이상 많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소품종 다량 생산을 해야 이득이 높지만 우리는 다품종 다량 생산 방식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브랜드를 인지시키는데 유리하다. 태블릿 판매량이 세계 1위가 될 수 있었던 것도 당장의 수익이 아니라  원하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한 소비자를 위한 정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최고사양 유저들을 위한 레노버 리전 T530
 

레노버라는 브랜드가 아는 사람들에게는 '가성비 좋은 브랜드'로 인식되지만 아직도 국내에 레노버를 모르는 소비자들도 많다. 한국 시장에서 레노버라는 브랜드를 어떤 포지션으로 만들고 싶은가

브랜드 전략에 맞춰 브랜드 이름이 각각 다르다. 싱크패드는 철저하게 프리미엄 제품을 지향하고 있고 레노버라는 이름을 쓰는 노트북은 우리가 잘 아는 가성비 브랜드다. 

 

소비자들이 레노버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가성비다. 보통 가성비가 좋다는 얘기는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검색을 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라는 의미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도 가성비 모델을 만들어내지 않는가? 요즘의 제조업은 바로 이 가격 경쟁력 없이는 적극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한 면에서 우리는 가장 강력한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고 이 이미지와 게이밍이 결합해 또 한 번 게이밍 시장에서도 레노버의 경쟁력을 어필할 생각이다.

 

리전 브랜드의 경우 철저하게 게이밍 수요자의 니즈에 맞춰서 출시가 되고 있는데 우리는 리전 브랜드를 떠올리면 게이밍을 생각할 수 있도록 가장 폭넓은 유저와 가장 많은 사용자를 수용하는 브랜드로 만들어나갈 예정이다.

 

코어 유저만 즐기는 것이 아닌 가장 대중적으로 게이밍 시장에 다가가는 것이 리전 브랜드의 목표다
 

게이밍 하드웨어의 가장 중요한 시장 중 하나가 e스포츠 시장인다. 이 시장을 위해 레노버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

한국 시장만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는것이 바로 집합적 문화가 있다는 것이다. 이 집합적 문화의 대표주자가 PC방, e스포츠 커뮤니티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는 이러한 집합적 문화에 접근해 시장 공략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 레노버는 PC방을 대상으로 한 '리전 챔피언십'을 진행하고 있으며 1인 인플루언서와의 마케팅 및 지스타 참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소비자에게 접근하고 있다. 이는 레노버 그룹이 글로벌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게이밍 사업과는 차별화되는 요소다.

 

특히 리전 챔피언십의 경우 글로벌에서 오직 한국에서만 진행하는 주요 사업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되어 있고 실제 참여 유저만 천여명이 넘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사업을 단순 1회성 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투자해 장기사업으로 만들 계획이며, 이를 통해 우리가 가진 매력을 계속해서 게이밍 유저들에게 알릴 생각이다.

 

향후 PC 하드웨어 시장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

쉽게 얘기해 (디바이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가감적인 계산이 의미가 없는 시대다. 보급이 어느정도 됐기 때문에 이제는 바뀌는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사람이 어떤 용도로 물건을 사용하는지에 기업이 집중하고 있고 우리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T분석 기업인 가트너가 "기술의 발전으로 앞으로 다가올 세상에서는 PC가 없어질 것이다"라고 전망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떤가? 나중에 화면이 없는 PC가 등장할지언정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초연결 사회에서는 여전히 사람을 연결하는 최고의 매개체는 PC가 될 것이다. 결국 지금과 미래를 이끌어갈 10대와 20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매우 중요해졌다. 그리고 젊은 세대들이 생각하고 원하는 혁신적인 제품을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기업이 기회를 얻게 될 것이고 우리도 그것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수북한 책장과 큼지막한 소파가 있는 대표실이 아닌 최첨단을 달리는 강 대표의 집무실

 

그렇다면 10대와 20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혁신적인 하드웨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원하는 순간에 바로 연결할 수 없는 제품은 최근의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이러한 변화를 가장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플랫폼이 바로 TV다. 요즘의 젊은세대들은 시간을 맞춰서 TV시청을 하지도 않고 이른바 요약본으로 대처하는 경우가 많다. PC시장의 성장세가 줄어들고 즉시성을 갖는 스마트폰의 이용률이 가파르게 상승한 것이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스마트폰도 만능은 아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스마트폰이 아닌 반드시 PC로 해결을 해야 되는 영역이 존재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기업들이 PC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스마트폰처럼 바로 연결할 수 있는 즉시성을 갖는 다양한 하이브리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역시 이러한 세상에 변화에 발맞춘 차세대 제품군을 공개할 예정이다. 많은 것을 이야기 할 수 없지만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연구 비용이 투자되고 있는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플랫폼에 대한 연구의 결과가 차세대 제품에 반영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할말이 있다면 해달라

우리는 사회에서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말들과 환경 속에서 살아왔다. 집에서 게임을 하면 혼나지만 기타를 치면 혼나지 않는 것이 당연했던 게임에 대한 네거티브한 인식이 최근 조금씩 바뀌고 있다.

 

우리는 리전 브랜드를 통해 게이밍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을 조금씩 더 바꾸어 나가고 싶다. 이를 위해서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 변화를 젊은 세대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닌 기성세대가 먼저 앞장서서 나서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의 시장과 세상을 예측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리전 브랜드가 게이밍 산업의 한 축에서 시장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을 약속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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