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소프트의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2(이하 디비전 2)' 신규 확장팩, '뉴욕의 지배자'가 최근 정식으로 출시됐다.
'디비전 2'가 정식 발매된 지도 어느덧 1년이 지났다. 수 차례의 타이틀 업데이트 그리고 전문화 추가와 개선 업데이트 등이 이루어졌지만, 이번 '뉴욕의 지배자'와 '타이틀 업데이트 8' 만큼 파급력 있는 업데이트는 없었던 느낌이다.
이번 '뉴욕의 지배자'에서는 전작인 '디비전 1'에서부터 시작된 '아론 키너'와의 악연(?)이 끝을 맺는다. 워싱턴 D.C.에서 벗어나 '디비전 1'의 배경이었던 뉴욕, 그중에서도 맨해튼 지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더불어 레벨 상한 증가, 신규 엑조틱 아이템 및 기어 세트 추가, 보정 라이브러리 기능을 포함한 '기어 2.0', 새로운 콘텐츠 '시즌' 등도 함께 업데이트 되어 기존에 게임을 즐겼던 유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대규모의 콘텐츠와 개선점으로 중무장한 '뉴욕의 지배자'들을 약 반년 만에 복귀하여 플레이 해봤다.
*'뉴욕의 지배자' 스토리와 관련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뛰어난 맵 디자인과 보스전은 'GOOD'
우선 눈에 띄는 점이라면 요원들의 고향 뉴욕인 만큼 맵 디자인에 신경을 쓴 티가 많이 난다는 것이다. 물론 맵의 크기 자체는 워싱턴 D.C.에 비할 바가 못되고, 계절의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눈발이 흩날리며 분위기를 돋우는 것은 아니라서 아쉽긴 하다.
그럼에도 '그린플루'로 무정부 상태에 빠진 뉴욕 특유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는 여전히 잘 살아있다. 맵 디자인과 주 미션의 동선 구성은 역시 오픈월드를 많이 만들어본 유비소프트 답게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하고 싶다.
네 명의 '워로드'와 '아론 키너'와의 보스전에 대해서도 호평하고 싶다. 각 '워로드'를 추격하는 미션들의 구성도 흥미롭게 전개되었고, 그들이 각기 갖고 있는 특징들을 보스전에서 잘 녹여낸 점도 인상적이다. 조명을 끄는 연출이나 추격할 때 플레이어 요원을 놀리듯 도발하는 모습도 '로그' 답다는 느낌을 준다.
개인적으로는 보스전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이 '테오 파넬'과 '아론 키너'였다. '테오 파넬'은 해커 콘셉트에 맞게 '디코이'를 사용하며 플레이어를 농락하는데, 그동안 미니맵의 위협 표시에 의존하며 전투를 진행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당히 당황했던 기억이다.
'아론 키너'는 수완이 좋고 포섭력도 뛰어나다는 설정을 반영해서인지 본격적인 전투에 앞서 플레이어의 UI를 해킹하며 정신공격을 해온다. 또 마지막 전투에서는 최종 보스이자 1차 투입 요원답게 힐캠, 폭파 드론, 방어 드론, 수류탄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면서 싸움을 걸어온다. 난이도가 엄청나게 버거운 것은 아니었지만, 흡사 '다크존'에서 다른 플레이어와 전투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즐거웠다.
다만 '아론 키너'와의 마지막 결전을 다룬 확장팩임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는 다소 김이 샌다. 시리즈를 대표하는 악역의 퇴장이 너무나도 밋밋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전투와 전투 내 연출들은 최종 보스의 '포스'를 뿜어내 흥미로웠지만, 컷씬에서의 연출은 '아론 키너'의 퇴장을 멋지게 꾸며주지 못했다는 느낌을 준다. 심지어 기대감을 높이는 애니메이션까지 선보였음에도 말이다.
세대 교체 내지는 '아론 키너'를 이어갈 새로운 인물의 등장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조금 더 '떡밥'을 제공하거나 또는 CG로나마 꾸며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다만 '페이 라우'의 변절, 새로운 로그들의 등장, 아직 처리하지 못한 블랙터스크 잔당과의 결전 등 풀어갈 것들이 남아있기 때문에 조금 더 이후 스토리를 지켜볼 필요가 있겠다.
'기어 2.0' 시스템은 대체로 만족, 세팅의 다양성은 물음표
이번 '뉴욕의 지배자'와 함께 업데이트된 '기어 2.0' 시스템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특히 '기어 2.0'의 일부인 보정 라이브러리 시스템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동안 받은 질책과 피드백을 기반으로, 어떻게 하면 게임의 특색은 잃지 않으면서도 불편함은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이 느껴진다. 진작에 처음부터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마저 든다.
보정 라이브러리 시스템의 도입, 탤런트의 개편으로 확실히 아이템을 정리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자신이 세팅을 위해 찾는 아이템이 아니라면 라이브러리에 등록된 스탯만 확인해서 등록하거나, 아니라면 잡동사니로 갈아버리면 되기 때문이다. 출시 초기인 만큼 라이브러리를 채우는데 정신이 없지만, 이후에는 등록 보다는 전처럼 보정 메뉴를 더욱 자주 드나들 것 같다.
다만 각종 탤런트의 대격변급 변화로 인해 세팅을 새로이 연구해야 하는데, 기용 가능한 부위 자체가 적어져 이전처럼 다양한 세팅이 나올 수 있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특히나 기존 '무자비'나 '네메시스' 등 자주 쓰이던 엑조틱에 대한 대대적인 너프와 변경이 이루어져 줬다 뺏어간 느낌이라 조금은 아쉽다. 새로이 추가된 엑조틱과 기어 세트 등을 기반으로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시즌'이나 'SHD 레벨'의 경우에는 단순한 아이템 파밍과 미션 클리어 등에서 조금 더 나아가 플레이에 목적의식을 준다는 측면에 있어서는 나쁘지 않아 보인다. 특히 '시즌' 내에 포함된 '맨헌트'를 통한 새로운 등장인물 및 이야기 전개가 개인적으로는 기대된다.
난이도 조절 실패? '블릿 스펀지'의 악몽 되살아나나
물론 칭찬할 만한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40레벨까지의 레벨 디자인은 기존 '디비전 2' 본편과 마찬가지로 매끄럽고 완성도가 높지만, 40레벨 이후부터는 난이도가 급격히 상승해 피로도를 유발한다. '디비전' 시리즈의 단점으로 지적됐던 '블릿 스펀지'의 악몽이 되살아나는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40레벨에 '아론 키너'를 처치한 직후 제작으로 간단하게 세팅을 하면 어려움 정도는 무난하게 플레이 가능하다. 하지만 매우 어려움 이상의 난이도를 플레이 할때는 적들이 플레이어에 비해 지나치게 강력하게 느껴진다.
향후 SHD 레벨이 오르고 엑조틱과 기어 세트 등을 사용하는 빌드가 연구되는 등 시간이 흐르면 달라질 수 있겠으나, 현재 매우 어려움 이상의 플레이에서는 힘에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전체적인 난이도 하향 등의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 같다.
발매 초기 NPC에게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다거나, 그래픽이 깨지거나 강제로 종료되는 등 약간의 버그가 존재해 불편함도 있었지만, 어쨌거나 이번 '뉴욕의 지배자' 확장팩은 확장팩이라는 이름값은 하는 것 같다. 보정과 미어터지는 창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없고, 워싱턴 D.C. 때와는 약간이나마 변화된 전투 양상도 마음에 든다.
전문화 포인트의 수급처가 부족한 점, 매우 어려움 이상 난이도에서의 피로도 등 출시 시점 기준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는 불만에 대한 개선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매시브의 업데이트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진다면 '디비전 1'과 같이 꾸준히 롱런할 수 있는 타이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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