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발매된 '톰 클랜시의 더 디비전 2(이하 디비전 2)' 첫 확장팩 '뉴욕의 지배자'에 대한 리뷰를 작성한 바 있다. 이번 확장팩에서는 시리즈의 중심 악역인 '아론 키너'가 전면에 등장하는 스토리와 신규 스킬, SHD 레벨과 '기어 2.0' 시스템, 새로운 브랜드 세트와 기어 세트 등 확장팩에 걸맞는 볼륨과 변경점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앞서 작성한 리뷰에서 확장팩에 대해 호평한 것이 무안할 정도로 현재 '디비전 2'의 상황은 썩 좋지 않다. 뉴욕에서 메인 미션을 플레이하는 동안은 잘 부각되지 않았던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전 리뷰에서는 '작지만 속이 꽉 찬 뉴욕 맨해튼'이란 제목으로 리뷰를 작성했는데, 조금 더 게임을 플레이해본 후 이 문장을 수정해야 할 것 같다. 체력과 '블릿 스펀지'가 꽉 찬 뉴욕 맨해튼이라고 말이다.
똑같이 예전처럼 완화 패치를 할 가능성이 높아보이긴 하지만, 사실 이후 유비소프트 매시브가 어떤 방향으로 패치를 할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 불만에 대해 인지한 것인지 설문조사(링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전과 똑같은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지금 터져 나오는 불만들을 시급히 개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출시 초기부터 터져 나오는 불만들, 다시 부활한 '블릿 스펀지'의 악몽
확장팩이 출시된 지 일주일 가량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디비전 1'과 '디비전 2' 발매 초창기를 생각나게 하는 '블릿스펀지'를 비롯해 지나치게 높은 아이템 파밍 피로도, '네게브' 및 '사격런'에 대한 너프 패치 등 각종 이슈가 연달아 터져 나왔다. 클랜 상점과 암상인의 '갓롤' 아이템의 수치를 교묘하게 너프하는 치졸함(?)도 볼 수 있었다.
발매 첫 날 NPC에게 말을 걸 수 없거나 '네메시스' 부품을 얻을 수 없는 버그, '투견'의 공중부양 버그, 전문화 포인트 미지급 버그 등은 애교 수준이다. 이 때문에 국내 '디비전 2' 커뮤니티를 비롯해 '래딧' 등 해외에서도 이번 확장팩 및 '타이틀 업데이트 8'에 대한 불만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개발사인 유비소프트 매시브의 대처는 불만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한 유저가 SHD 레벨을 빨리 올리기 위해 발견해낸 일명 '사격런'은 실패 시 얻는 경험치가 감소되도록 재빠르게 수정됐다. 새로이 추가된 경기관총 '네게브'를 중심으로 한 화기 올인 세팅이 유행하자 본인들의 의도와 달리 '네게브'가 너무 강력한 것이었다며 너프 하기까지 했다.
물론 '네게브'만 유독 강력했기에 개발사 입장에서는 쉽고 합리적인 방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무기들을 버프하거나 너프를 하더라도 체력 등을 조정하는 방향으로 패치 했더라면 유저들의 반응이 이렇게까지 불평 일색이지는 않았을 것 같다.
힘겨운 상황에서 유저들이 해법을 찾아내면 곧장 너프로 대응하면서도, 다시 부활한 '블릿 스펀지'나 체감되는 드랍율 하향 등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어 답답함을 자아낸다. 이러한 유비소프트 매시브의 방향성은 확장팩 발매 전 '디비전 1'과 '디비전 2' 초창기 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여기에 더해 유비소프트 매시브의 리드 3C 디자이너인 프레드릭의 각종 발언들이 도마 위에 오르면서 유저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네게브' 세팅의 너프 이후 유저들은 'TTK(Time To Kill, 처치 시 걸리는 시간)'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M1A'와 '다이아몬드백' 소총을 중심으로 한 세팅을 만들어내거나, 방패 중심의 탱커 세팅과 힐러 세팅 등으로 영웅 및 전설 난이도를 공략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결국 세팅으로 올릴 수 있는 한계치가 명확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는 없다. 확장팩 발매 전과 달리 난이도 및 파티 인원에 따른 적의 체력 스케일링이 지나치게 가파르고, 아이템 파밍의 피로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디비전은 사기다!", '아론 키너' 당신이 옳았습니다
각종 불만들이 터져 나오면서, 오죽하면 유저들 사이에서는 '디비전' 시리즈를 대표하는 악역인 '아론 키너'가 옳았다, '디비전'을 저버린 '페이 라우'와 마찬가지로 '블랙터스크'에 합류하거나 '로그' 요원으로 변절(?)하고 싶다고 토로할 정도다.
개인적으로도 직접 이번 확장팩을 플레이 하면서 상당히 버겁다는 느낌을 받았다. 앞선 리뷰에서도 밝혔듯이 '뉴욕의 지배자'의 스토리 난이도 메인 미션은 상당히 재미있게 했다. 불합리하게 들어오는 과도한 대미지도 없었고, '블릿 스펀지'와 같은 문제도 경험하지 못했다. 특히나 을씨년스러운 뉴욕의 분위기를 잘 살린 점, 보스전에서의 연출과 적절한 난이도, 긴장감을 배가시켜 주는 OST는 여러 번 칭찬해 마땅하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들은 엔드게임 콘텐츠인 아이템 파밍과 임무 공략에서 빛을 잃는다. '어려움' 난이도는 제작 아이템으로도 어느 정도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매우 어려움'부터는 4인 파티 플레이 시 판당 30분 가량 소모되어 피로도가 상당히 높음을 체감했다. 확장팩 업데이트 전 시원하게 적들을 쓸어버리며 플레이 하던 것과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졌다. 'TTK'가 길어지면서 적당한 긴장감이 아닌 과도한 피로도를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아이템으로 세팅할 수 있는 스펙의 한계치 이상으로 캐릭터를 성장시킬 수 있는 SHD 레벨 시스템도 도입되기는 했다. 하지만 이 또한 한계치가 존재하고 어느 정도 만족스러운 스탯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수백 단위의 레벨을 올려야 한다는 점이 유저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또 이렇게 레벨을 올리더라도 크게 체감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유저를 질리게 해서 등을 돌리게 만들고, 또 다시 개선 패치를 하여 돌아오게 만드는 것이 반복되는 것은 결국 전적으로 유비소프트 매시브의 잘못이다. 역사가 반복된다고 하지만, 유저들의 선호하지 않는 방향으로의 '독불장군' 스타일 업데이트는 결국 본인들에게 해가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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