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닐라웨어가 개발한 신작 어드벤처 게임 '13기병방위권'이 19일 국내에 정식 발매된다. 정식 발매를 약 10일 가량 앞두고 3시간 분량의 프롤로그를 담은 체험판이 공개되었다.
'13기병방위권'은 바닐라웨어가 개발한 어떤 게임보다도 독특한 색채로 무장한 게임이다. 미려한 색감과 부드럽지만 강렬한 느낌을 간직한 일러스트는 여전하지만 이번 작품은 액션보다는 인물 간의 서사와 거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드라마틱 어드벤처 게임이다.
그동안 바닐라웨어는 '오딘스피어'나 '프린세스 크라운' 등의 게임을 통해 자사의 스토리텔링 능력을 선보인 바 있다. '오딘스피어'에서는 총 3명의 등장인물의 운명이 서로 얽히는 과정을 게임에 자연스럽게 녹여냈으며, '프린세스 크라운' 역시 왕도를 따르지만 매력적인 스토리를 통해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바 있다.
'13기병방위권'은 '오딘스피어'의 무려 4배를 넘는 13명의 주인공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갖고 이야기 속에 어우러지는 대서사시를 그리고 있다. 주인공이 13명이나 되다 보니 무게가 분산되고 이야기가 산만해질 법도 하지만 앞서 게임이 발매된 일본 현지에서는 스토리텔링의 정수를 보여준다는 찬사를 받으며 상업, 평가 양 측면에서 성공을 거뒀다.
정식 발매를 앞둔 '13기병방위권'은 어떤 게임일까. 게임포커스가 '13기병방위권'의 체험판을 플레이해봤다. 체험판에서는 '회상편', '붕괴편', '탐색편' 3가지 파트로 이뤄진 게임의 프롤로그를 체험할 수 있는데, 정신없이 여러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와중에도 플레이어를 끌어당기는 이야기의 흡입력이 상당하다. 정식 발매를 기다릴 만하다.
13인의 이야기가 정신없이 교차하는 '회상편'
드라마틱 어드벤처 게임을 표방하는 '13기병방위권'에서 드라마를 책임지는 파트는 '회상편'이다. 매 챕터마다 13인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교차하는데, 의도적으로 시간대를 꼬아 놓거나 복선들을 연이어 보여주기 때문에 몰입도가 상당하다. 주인공이 13명이나 되다 보니 이야기가 다소 산만해질 수도 있는데, 체험판에서는 각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적절히 분배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회상편'에서는 단순히 이야기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클라우드 씽크'라는 시스템을 통해 플레이어는 매 챕터 마다 게임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단서를 포착하고 이에 대해 좀더 생각을 발전시키거나 다른 인물들과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하나의 단서가 다른 인물의 이야기에서도 등장하는 등 13인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13기병방위권'의 매력이다.
바닐라웨어 특유의 미려한 색채는 물론이고 '13기병방위권'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류 멸망과 거대 로봇과 괴수와의 싸움이라는 다소 고전적인 소재를 과거의 향수와 겹쳐내 풀어나간다는 점이다.
게임의 주무대는 크게 전쟁이 한창이던 1940년대와 버블 경제가 극에 달하던 1980년대, 가상의 현대인 2020년대로, 인류 멸망 및 거대 로봇이라는 소재를 각 시대의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직접적인 향수가 없는 국내에서는 큰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렵지만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시선으로 게임을 즐겨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다.
시뮬레이션 전투 파트인 '붕괴편', 생각보다 손이 바쁘다
'붕괴편'은 작중 전투 파트를 담당하는 부분으로, '붕괴편'의 이야기에서 등장했던 13인의 주인공들이 괴수 'D'의 침략에 맞서 기병을 타고 전투를 펼친다. 기껏 멋진 거대 로봇을 등장시키고 막상 전투는 도트 그래픽의 시뮬레이션 형태로 진행되는 점은 아쉽지만, 연출에 좀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 믿을 수밖에 없겠다.
전투는 거점을 방어하는 디펜스 게임의 형태에 턴 기반 액션의 요소를 담았다. 각 기병들은 대기 시간이 끝나면 행동할 수 있으며, 강력한 공격을 수행할수록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턴 기반 전투의 특성을 반영해 플레이어가 최대한 효율적인 행동으로 적을 일망타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아군 기병의 수가 생각보다 많은 편이라 생각보다 손이 바쁜 편으로, 난이도 상승에 따른 체감 폭이 상당히 크다.
다만 전투 상황에 대한 정보가 간단히 표기되어 가시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점은 아쉽다. 상단 화면에서 기병 파일럿을 선택하기 전에는 어떤 캐릭터가 탑승해 있는지 한눈에 파악하기 어려우며, 적의 타입도 직접 선택하기 전까지는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 여기에 피해 범위가 화면을 넘어가는 공격의 경우에는 피격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없다는 점도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서는 완성도가 아쉬운 부분이다.
미려한 그림체로 풀어내는 13인의 운명 '13기병방위권', 정식 발매 기대하자
바닐라웨어의 신작 '13기병방위권'의 체험판에서는 게임의 핵심이 되는 '회상편'과 '붕괴편'을 만나볼 수 있다. 체험판의 분량이 3시간을 넘어가니 정식 발매 버전에서는 좀더 긴 분량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다양한 시대상을 조명하는 한편, 거대 로봇이나 인류 멸망이라는 고전적인 소재와 13인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만나 보여줄 시너지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를 걸어본다.
이번에 공개된 체험판의 플레이 기록은 정식 발매 버전에 계승할 수 있다. 게임을 구매할 예정이라면 한발 앞서 프롤로그를 클리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니 체험판을 반드시 플레이하는 것을 추천한다. 최근 '용과 같이 7', '페르소나 5 더 로열'로 이어지는 세가퍼블리싱코리아의 타이틀 라인업이 준수하다. '13기병방위권'이 그 행보에 정점을 찍을 수 있을지 정식 발매 이후를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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