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카페건'. 직관적이고 알기 쉬운 게임 이름이다. 말 그대로 귀엽고 예쁜 미소녀들과 카페 운영, 그리고 총(슈팅)이 나오는 게임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세상이 반쯤 멸망해버린 세계에서 소녀들을 지휘하는 지휘관이자 비밀 카페를 운영하는 점장이 되어 인류와 세상을 다시 구하기 위해 힘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체험기의 제목이 별 생각 없이 쓰여진 것은 아닌 셈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게임의 면면은 지금껏 나온 다양한 서브컬쳐 게임들과 상당 부분 닮아있다. 스토리의 구성과 세계관 설정, 모난 곳 없는 비슷한 콘텐츠와 빵빵한 유명 성우진 등 다양한 특징들이 그동안 서비스됐던 서브컬쳐 기반의 게임들과 유사하게 느껴진다.
'일루전 커넥트', '가디스 오브 제네시스' 등 하반기에도 다양한 서브컬쳐 게임들이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며칠이지만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걸카페건'은 과연 닳을 대로 닳아버린 서브컬쳐 유저들의 '덕심'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게임일까? 직접 플레이 해봤다.
서브컬쳐 게임의 성공 공식을 잘 따른 '걸카페건'
전체적인 구성은 '붕괴3rd'와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의 일부 콘텐츠와 '벽람항로'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슈팅을 잘 섞어 놓았다. 전투 파트에서는 쿼터뷰 정도의 시점으로 탄막 슈팅 게임을 플레이하게 되는데, 실드 시스템과 '방어'나 '의료' 포지션 등의 존재로 약간의 조작만 곁들인다면 그다지 어렵지 않은 편이다.
또 대부분의 모바일게임들이 그렇듯 자동 전투도 지원하고 있어 부담이 적은 편이다. 파밍과 육성은 자동으로, 대부분의 보스전에서는 손으로 직접 컨트롤해야 한다는 점도 호평하고 싶은 요소다. 다만 게임 내 대부분의 콘텐츠를 이용할 때 '전력'이라는 일종의 스테미너가 필요한데 상당히 많이 부족한 편이다.
또 다른 플레이 파트인 시뮬레이션은 카페를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과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호감도를 올리고 각종 정보들을 얻으며 성장에도 영향을 주는 연애 시뮬레이션(?) 두 가지가 준비되어 있다.
이 두 가지 콘텐츠 또한 타 게임과 유사하게 구성되어 있다. 손님을 유치하기 위해 카페를 꾸미고 커피를 판매하며 자원을 수급할 수 있다. 또 연애 시뮬레이션 파트에서는 소녀들에게 선물을 주거나 SNS 또는 개인 메시지를 주고받아 호감도를 올려 개별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 당연하지만 이에 따른 보너스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전체적으로 앞서 언급한 게임들을 해본 적이 있다면 큰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다. 특히나 캐릭터 별 속성과 이를 고려한 조합, 한계 돌파와 각성, 무기 강화 등 기존에 수집형 RPG를 해본 유저라면 시스템 자체에 적응하는 데는 불편함이 없을 것 같다. 너무 깊지도, 또 너무 얕지도 않은 수준의 게임성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그동안의 서브컬쳐 모바일게임 성공 공식을 착실히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소수정예 Live 2D가 매력 포인트, 완성도 유지가 관건
이렇게만 본다면 특색 없는 그저 그런 게임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걸카페건'만의 진정한 무기는 다름 아닌 Live2D다.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Live2D는 게임을 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칭찬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풍부한 표정과 움직임에 풀보이스 대사까지 곁들여져 상당히 높은 완성도와 몰입감을 자랑한다.
포인트는 '걸카페건'에 등장하는 캐릭터 수는 단 12명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은 상당히 의도적으로 보이는데, 앞서 장점이자 강점으로 언급한 Live2D와 일러스트의 퀄리티 유지가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몇몇 게임에서는 등장 캐릭터들의 숫자를 대폭 줄이는 대신, 시즌이나 각 테마에 맞는 코스튬들을 하나의 '캐릭터'로 선보이고 있다. '붕괴3rd'나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가 대표적이다. 절대적인 숫자가 적지만 '걸카페건'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최대한 많은 이들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보편적이면서도 지나치게 모나지 않은 다양한 성격과 외모로 구성됐다.
과거 서브컬쳐 게임들에서는 최소 백 단위 이상의 캐릭터를 보여주면서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했어'라고 물량전을 펼쳤다면, '걸카페건'에서는 서브컬쳐 이용자들이 좋아할 법한 속성을 뽑아 소수정예로 선보이고, 대신 다양성은 코스튬으로 만족시킨다는 느낌이다.
이렇게 숫자가 적은 만큼 (당연하지만) 각 코스튬 별로 일러스트도 모두 다르게 그려졌고, 호감도와 터치 위치에 따른 반응과 대사도 모두 다르다. 메인 화면에서의 아이들(Idle) 상태에서도 가만히 놔두면 플레이어에게 말을 걸며 쫑알쫑알대는 모습이 상당히 귀엽게 느껴진다.
이러한 높은 퀄리티의 일러스트와 Live2D가 언제까지 꾸준히 유지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이미 서비스 중인 일본 등의 권역에서 업데이트된 캐릭터들의 일러스트 퀄리티가 다소 아쉽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가장 큰 차별점이자 무기인 Live2D의 완성도 그리고 다양성이 성적을 가르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호재 업고 서비스 시작, 장기 흥행 키 포인트는 소통과 운영
'걸카페건'에게 있어 또 다른 호재는 서비스를 시작한 타이밍이 좋다는 것이다. 최근 CBT를 진행한 경쟁작 '일루전 커넥트', 21일 서비스를 시작한 '가디스 오브 제네시스' 등의 게임에 비해 빠르게 서비스를 시작해 소위 '구조선'으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최근 이렇다 할 서브컬쳐 게임이 없어서인지 유독 유저들 사이에서 주목도가 높다.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소녀전선'이나 '붕괴3rd',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 등 기존에 인기를 끌었던 게임들의 서비스 기간이 이미 수년 차에 접어들어 피로도가 높은 상황인 만큼, 한 번쯤 '찍먹' 해볼 유저들도 상당히 많을 듯 하다.
그런 측면에서, 빌리빌리의 첫 퍼블리싱 작인 '군림지경'이 아쉬운 초기 이슈 대응으로 빠르게 잊혀진 것에 비하면 초기 성적은 상당히 성공적인 편이다. 입소문을 타고 매출 순위 상위권에 순조롭게 진입해 향후 성적도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결국 롱런 여부를 가르는 키 포인트는 빌리빌리의 운영 능력이 될 것 같다. 경쟁작에 비해 서비스 시기를 일찍 잡아 고정 팬층을 빠르게 확보하는데 성공한 만큼 향후 성적도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쉽게 오지 않는 기회인 만큼 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빌리빌리 측의 깔끔하고 빠른 운영과 소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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