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는 게임에는 추가적인 매출을 발생시키기 위한 자극적인 경쟁 콘텐츠들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모바일 MMORPG의 경우 PVP를 넘어 GVG, 심지어 서버 단위의 경쟁 콘텐츠가 구현되어 있어 상당한 피로도를 유발한다. 현실에서도 끊임없는 경쟁을 해야 하는 삶에 더해, 즐거워야 할 게임 라이프 속에서 조차 경쟁을 한다는 사실은 상당히 슬픈 일이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지치고 힘든 게이머들을 위로하는 힐링 게임들도 등장해 호평을 받았다. '스타듀벨리', '투더문', '저니'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른 이들과의 치열한 경쟁보다는, 아무 때나 게임을 켜 하고 싶은 대로 플레이 하거나 매력적이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즐길 수 있는 이러한 힐링 게임들은 경쟁 사회 속을 살아가는 게이머들을 감동시켰다.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힐링과 감성을 매력 포인트로 삼은 게임들이 개발 중에 있다. 알려지지 않은 게임들도 많지만, 최근 '텀블벅' 펀딩을 시작한 인디게임 개발사 써니 사이드 업의 픽셀 힐링게임 '숲 속의 작은 마녀(Little Witch in the Woods)'는 일찌감치 귀여운 픽셀 그래픽으로 게이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바 있다.
본래 게임의 정식 출시는 2020년 연내로 계획 중이었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2021년 2월로 한 차례 연기됐다. 연기가 아쉽긴 하지만 펀딩과 함께 데모 버전이 공개되어 게임을 조금이나마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마녀 학교를 차석으로 졸업한 행동파 견습 마녀 '엘리'와 그녀를 도우며 티격태격 하는 '버질'의 이야기를 정식 출시에 앞서 체험해 봤다.
정성 듬뿍 들어간 픽셀 그래픽과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스토리
펀딩의 시작과 함께 공개된 데모에서는 게임의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마녀'라는 콘셉트를 살려 재료를 모아 각종 포션을 제조하고, 이를 활용해 곤경에 빠진 NPC들을 돕는 게임의 초반부를 플레이 해볼 수 있다. 또한 '엘리'가 본래 가야하는 목적지가 아닌 외딴 기찻길 옆 마을에 3년을 머무른다는 설정, NPC들을 통해 언급되는 '엘리'의 어머니에 대한 '떡밥'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임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는 역시 완성도 높은 픽셀 그래픽이다. 과거 게임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개발팀은 스파인이나 3D 렌더링을 활용한 것이 아닌, 한땀한땀 손수 만든 스프라이트 기반의 애니메이션을 고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개발이라는 측면에서는 다소 비효율적일 수 있지만, 아트에서의 '정성'을 아이덴티티로 이야기한 만큼 그 정성은 게임 내에서 확실히 느껴볼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호기심과 귀여움, 그리고 뛰어난 행동력(?)을 보유한 견습 마녀 '엘리', 그리고 그녀의 조력자이자 참견 쟁이 '버질'의 '케미'도 매우 돋보인다.
'엘리'는 열정과 재능이 뛰어나고, 심지어 자신에 대한 믿음과도 강해 보이는 소녀다. 가끔은 자신의 안위 마저도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무모해 보이지만, 이러한 성격과 대사들 마저 '엘리'의 귀여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한다.
그녀와 사실상 한 몸인 '버질'은 질렸다는 듯 무심한 태도를 보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엘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주고 조언을 하는 '츳코미' 적인 매력이 인상적이다. '소녀'와 '의류'의 만남은 트리거의 '킬라킬'을 떠오르게 한다.
데모 기준으로는 스토리의 흐름도 깔끔하다. 도입부에서 뿌려놓은 '깃털' 떡밥을 데모 끝에 잘 회수했고, '엘리'의 어머니에 대한 새로운 '떡밥'을 포함해 마을에서 시작되는 본격적인 NPC들과의 교류 및 스토리를 궁금하게 만드는데 성공했다. 메인 스토리와 퀘스트, 레시피와 수집 요소 등 게임에서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면 이후 본편에서도 게이머들 사이에서의 평가가 좋게 나올 것 같다.
UI와 UX 측면에서의 개선은 필요해
전체적으로 게임성이나 특유의 힐링을 강조한 감성은 호평할 수 있다. 다만 소규모의 개발팀이 만들고 있는 만큼, UI와 UX적인 아쉬움이 눈에 띈다.
우선 각종 포션과 재료를 조제 및 가공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흐름 중 하나인 만큼, 이를 더욱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다수의 재료 동시 가공, 인벤토리 및 창고에 카테고리 기능, 아이템의 정렬 기능 등 편의 기능들이 추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조제의 경우 한 번에 여러 개를 만들 수 있도록 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더불어 (추가 된다고 공지 되었지만) 넓은 지역을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야 하는 만큼 대략적인 재료와 채집물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미니맵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사소하지만, 특정 시간대로 가기 위해 수면할 시 표시되는 UI가 숫자가 아닌 (예쁘게 꾸며진) 아날로그 시계로 표시되었으면 더욱 분위기도 살고 쉽게 알아볼 수 있을 듯 하다.
이번 데모에서는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약 한 시간 반 정도 분량으로 게임의 특색과 재미를 잘 담아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특히나 마을의 진입 직전에 플레이가 종료되는 악랄한(?) 분량 조절이 상당히 노련 하다는 느낌이다.
만약 '숲 속의 작은 마녀'에 관심이 생겼다면, 그리고 펀딩을 할지 말지 고민중이라면 데모를 꼭 플레이 해보길 권장한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엘리'의 매력에 빠져 나도 모르게 펀딩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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