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부터 '소녀전선'의 지휘관들 사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던 '건슬링거 걸'과의 콜라보레이션, '몽중극'이 드디어 업데이트 됐다.
'건슬링거 걸'은 아이다 유 작가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여 정부의 비밀 공작을 담당하는 위장 기관 '사회복지공사' 소속의 개조된 소녀들, 그리고 그들을 담당하는 '담당관'들의 이야기를 하드보일드하게 그려내고 있다. 워낙 오래된 만화, 애니메이션 이지만 상당히 무겁고 어두운 분위기와 총을 들고 싸우는 소녀들의 화려한 액션 및 고증 덕분에 팬이 은근히 많은 편이다.
미카팀(선본)의 우중 PD가 인터뷰를 통해 직접 밝히기로, 이번 '건슬링거 걸' 콜라보 이벤트의 스토리는 자신이 직접 집필했다고 한다. 자세한 이야기는 후술하겠지만 '발할라'나 '디제이맥스' 콜라보와 유사하게 완성도가 상당히 뛰어난 편인데, 우중 PD 본인이 총과 서브컬쳐 그리고 '건슬링거 걸' 작품 자체를 좋아했던 만큼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소녀전선'과 '건슬링거 걸'은 총을 다루는 개조된 미소녀와 그들을 맡아 교육하는 지휘관(담당관), 각 세력들이 서로의 목적을 위해 대립하는 세계관, 시종일관 진지하면서도 무겁게 전개되는 스토리 및 설정 등 닮은 구석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여름 시즌을 맞이하는 대형 이벤트 '쌍련난수'가 공식 생방송을 통해 공개된 지금, 이에 앞서 우중 PD의 사심과 애정이 가득 담긴 콜라보레이션 이벤트 '몽중극'을 직접 플레이 해봤다.
잊혀질 위기에 처한 그녀들을 구하는 키, '마인드맵'과 '전자전'
'헌팅래빗'과 '영광의 날', '발할라' 등 앞서 선보였던 콜라보들의 공통적인 평가는 스토리가 상당히 좋았다는 것이다. 사실 콜라보 당시에는 별다른 접점이 없는 두 세계관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 걱정도 됐었지만, 이러한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미카팀은 '전자전'과 '마인드맵' 설정을 활용해 다른 게임의 세계관과 자연스럽게 그리고 성공적으로 엮어 냈었다.
이번 '건슬링거 걸' 콜라보 또한 '디제이맥스' 콜라보와 유사한 설정을 활용해 두 세계관의 접점을 만들어냈다. 지휘관이 알 수 없는 전자전 공격으로 인해 정지된 인형들을 복구할 방법을 찾던 도중, 레벨2 플랫폼에 갇혀 영겁의 시간을 보내던 '건슬링거 걸'의 소녀들과 만난다는 설정이다.
작중 지휘관은 의체로 개조된 소녀들이 '담당관'을 기다리며 수없이 같은 각본과 꿈을 반복하는 것을 목도하고, 우연치 않게 마인드맵 연산력을 헌납 당한(?) 인형들을 차례차례 되찾는다. 또 언젠가 돌아올 지 모른다는 믿음으로 '담당관'을 기다리며 '비타' 공간을 유지하고 있던 '헨리에타'를 끝내 설득하고, 기억에서 잊혀지며 사라질 뻔한 소녀들을 레벨 2 플랫폼에서 머무를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전 콜라보들과 마찬가지로, 콜라보가 이루어지는 원작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상당히 돋보인다. 사실 '디제이맥스'와 '발할라'와의 콜라보 시나리오를 맡은 담당자 '열운동'이 퇴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이번 '건슬링거 걸' 콜라보에서의 스토리 완성도에 대한 걱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다만 이러한 걱정은 말 그대로 걱정 이었을 뿐, 시나리오를 직접 쓴 우중 PD의 원작에 대한 애정과 '리스펙트'가 듬뿍 들어가 있었다.
원작의 각종 설정들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소녀전선'과의 자연스러운 연결도 인상적이다. 심지어 스킨 이름과 중상 일러스트, 캐릭터들의 대사와 활용된 OST까지 원작에 매우 충실한 콜라보라고 평할 수 있겠다. 우중 PD 입장에서는 이런 것이야 말로 '덕업일치'요,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과의 콜라보까지 이루어낸 '성공한 오타쿠'가 아닐까.
쌓인 노하우가 빛을 발하는 난이도 조절과 미니게임
전역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평범한 수준으로 설정됐다. 늘 그랬듯 스토리를 즐기기 위해 클리어 해야 하는 노멀 난이도는 적당한 제대 2~3개만 갖춰도 충분하다. 또 과거 대형 이벤트에서 꾸준히 지적됐던 각종 기믹들의 과도한 사용도 자제하여 최대한 납득 가능하게 활용된 느낌을 준다. 기믹이 활용 되더라도 별도의 메시지로 안내해주는 것 또한 이전부터 적용된 개선 사항이다.
다만 EX(하드) 전역의 경우 등장하는 적들의 스펙이 꽤 높고 물량도 많은 편이다. 특히 화염병을 던지는 적이 상당히 성가신데, 이 때문에 제대를 구성할 때 '도발 요정'이나 '쌍둥이 요정' 등의 적극적인 활용과 함께 물량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조합이 유효하다. 가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그리고 아직 제대가 성장 단계에 있는 '소린이'라면 굳이 EX 난이도에 꼭 도전할 필요는 없을 듯 하다.
한편, '소녀전선'의 콜라보에서는 이런저런 새로운 미니게임들이 늘 시도되어 왔는데, 이번 '몽중극'에서는 총이라는 무기의 특성을 활용한 두 가지의 미니게임이 추가됐다.
먼저 사격장에서 움직이는 표적을 맞추는 연습이 미니 게임으로 구현되어 있다. 표적은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물론이고 쉴드까지 사용하여 당황스러움을 유발한다. 특히 하드 모드의 경우 주어지는 탄의 수가 80발로 꽤 적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다소 어색했던 '디제이맥스' 당시의 미니게임 완성도에 비해서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두 번째 미니 게임은 총기 조립이다. 맵 도처에 깔려 있는 총기 부품을 모아 제어 콘솔에 제출하면, 분해된 총기를 시간 내에 순서에 맞게 조립하면 된다. 총기가 등장하는 게임과 애니메이션의 콜라보 답다는 느낌이다. 플레이 하기에 따라 1분 내로 빠르게 클리어 할 수 있기 때문에 재화 파밍의 성지로 각광을 받고 있는데, 이러한 방향성이 꼭, 반드시 앞으로도 쭉 유지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쉬어가는 느낌의 '몽중극', 진짜 전투를 준비하라
'건슬링거 걸' 원작이 워낙 무겁고 진지한 분위기였던 만큼, 마지막 장면을 보며 해피엔딩으로 끝맺어진 이번 콜라보의 스토리와 꽤나 널럴한 일정에 안도감이 밀려왔다. 심지어 작중 문무와 인성까지 모두 갖춘 완전무결한 인간으로 표현되는 지휘관의 다소 오글거리는 마지막 독백마저도 수 년째 보다 보니 이제는 적응되어 버린 느낌이다.
하지만 사실 '몽중극' 콜라보는 쉬어가는 이벤트의 성격이 강하다. 최근 진행된 온라인 생방송에서 여름 대형 이벤트 '이중난수'의 PV가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에 앞서 8월 말까지 한국 서버에서의 경험치 1.5배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즉, 진짜 전투를 준비하라는 것이다.
선행 PV만 공개된 '이중난수'의 한자를 풀어보면 두 가지의 난수가 이어진다는 의미로, 그동안 쌓여온 각종 '떡밥'들을 많이 풀어줄 것으로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 스토리 뿐만 아니라 '이중난수'에서 어떤 무자비한 배치와 조합, 기믹으로 '소년'이 지휘관들을 괴롭힐지 앞으로 겪게 될 고생길에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지휘관들의 행복했던 잠깐의 '몽중극'은 곧 끝날 예정이다. 잊지 말고 재화를 파밍해 이벤트 상점의 물건들을 모두 구매하고, 작전 보고서를 만들고, 스킬 레벨을 올리며 진정한 싸움이 펼쳐질 대규모 이벤트를 경건한 마음으로(?) 준비하자. 나 또한 당연하게도 '이중난수'를 클리어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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