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한국어화 텍스트 어드벤쳐 '몽현 Re:Master', 단맛, 매운맛 다 제대로 담겼네

등록일 2020년09월03일 10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코가도 시마리스상 팀의 '반짝☆포근(キラ☆ふわ) GL 게임 개발사 어드벤처', 오랜만에 나오는 한국어화 텍스트 어드벤쳐게임 '몽현 Re:Master'(夢現Re:Master)와 후속 팬디스크 '몽현 Re:After'가 정식 발매되어 플레이해 봤다.

 

기자는 '몽현 Re:Master'는 일본어판을 구입해 먼저 플레이해 봤는데, 한국어판이 아쉽게도(?) 일본어판 트로피와 통합되어 있어 북미판을 추구 따로 구입해야 하게 되었다. 팬디스크는 이번이 첫 플레이. 리뷰어는 본편은 물론, 백합 장르도 첫 도전이었다.

 



 

미소녀게임 분류에서는 성인/전연령 중 전연령에 해당하지만 등급분류 기준으로는 일단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며, 한국에서는 후속 팬디스크 '몽현 Re:After'를 번들로 엮은 패키지 버전으로 정식발매되었다. DL버전은 따로 구매 가능하니 본편을 플레이한 사람이라면 팬디스크만 따로 구입하는 것도 가능하다.

 

게임의 각 요소와 느낌을 정리해 봤다.

 

리뷰 협력 및 스크린샷 제공: 게임포커스 리뷰어 김명훈

기사 작성: 이혁진 기자

 

시스템과 첫인상
오소독스한 텍스트 어드벤처 게임이다. 플레이 중간 중간 선택지가 나오고, 선택에 따라 루트가 갈리고 엔딩까지 진행되는 방식이다. 소위 '진엔딩' 이라고 말할 수 있는 분기는 있지만 나머지 분기가 진엔딩에 종속되거나 하지는 않고, 후일담 격인 '몽현 Re:After'에서도 각 분기 엔딩별로 에피소드가 진행된다.

 



 

플레이 전 '백합 미소녀 게임'이라는 정도로만 게임에 대한 정보를 캐치하고 플레이했다. 일단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이긴 한데 미소녀게임 분류에서는 전연령판 쪽이라고 한다. 즉 직접적인 행위묘사는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스위치 버전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플레이했는데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정도의 묘사는 볼 수 없었다.

 



 

스포일러를 피하고 시작했지만 '반짝☆포근(キラ☆ふわ)' 이라는 장르명을 걸고 넘어지는 사람들이 자주 보여 마냥 달콤반짝포근한 스토리는 아닐 것이라고, 매운 맛에 대한 경계를 갖고 플레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스토리와 노멀 엔딩까지의 느낌
텍스트 어드벤처인 이상 조작 체계나 그래픽, 난이도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게임은 도쿄에 위치한 특별 쾌속 열차가 멈추지 않는 거리 '코엔지(虹園寺)'라는 가상의 지역에서 잠들지 않(못하)는 게임 개발사의 문을 두드린 시골에서 상경한 순박한 소녀 아이와 게임회사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째선지 자신을 쌀쌀맞은 태도로 대하는 여동생 코코로와 개성적이고 유쾌한 선배 사원들과의 생활이 펼쳐지는데...

 

게임회사에 여자 직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사장이 키우는 애완동물이 돌아다니고. 회사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직원도 있고, 게임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야근을 밥먹듯이 합니다? 'NEW GAME!'이군요. 어라 아니라고???

 



 

'몽현 Re:Master'의 세계관은 남자직원이 '없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남자가 없는' 세계관이다. 여성밖에 없는 세계관의 GL을 과연 GL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인 고뇌가 생긴다. 그냥 사랑 아닌가? 백합이 아니라...

 

게임회사를 다룬다고 하고 매운 맛이 강하다고 해 게임회사의 어둠이 가득 담긴, 어두운 쪽으로 이야기가 흐르지 않을까 싶었지만 오타쿠 토크가 가득해서 매번 빵빵 터지며 유쾌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런 오타쿠 토크 부분은 취향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조작 난이도는 장르 특성 상 들어가지 않지만 루트 분기 난이도는 꽤 있는 편이었다. 공략 없이 원하는 루트에 진입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 아닐까 싶다.

 

각 분기 공략, 엔딩 후의 느낌은...
배드 엔딩은 씁쓸달콤하다곤 했지만 정말 매운 맛이 너무 강하다. 캐치프레이즈의 반짝 포근을 믿고 플레이했다면 배신감을 느끼게 되는 것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그에 비해 굿엔딩은 너무 달달해서 데굴데굴 구르게 만드는 수준으로. 배드 엔딩과의 갭이 매우 크게 느껴진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분기마다 니에 마녀 게임의 만듬새가 다르다' 라는 부분으로, 왜 이런 식인가 고민하다 트루엔딩까지 본 다음에 납득할 수 있었다.

 



 

트루 엔딩을 보고 게임 전체상에 대한 이해가 올라간 시점이 작품에 대한 평가가 급상승한 시점으로, 루트 별로 분위기나 시점, 결말까지 다가가는 방식이 모두 다른데 게임 제작에 참여하는 각 구성원 -디렉터, 원화, 스토리, 성우- 의 입장에서 게임의 완성을 바라보는 기분을 맛보게 만드는 구성이다.

 

주목 포인트 및 단점(?)
충분한 연륜이 느껴지는 인물 그래픽과 캐릭터 조형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마지막 즈음에 가면 주인공이 정말 매력적으로 보인다, 공략 캐릭터 중 특히 사장님(...) 역으로 출연한 이토 시즈카의 열연은 특별히 언급해둬야 한다고 느낄 만한 높은 경지를 보여줬다.

 



 

그리고 스토리, '몽현 Re:Master'의 달달한 스토리는 단맛을 좋아하는 텍스트 게임 마니아라면 충분히 만족할 그런 수준이라 본다.

 

장르 특성 상 스토리에 몰입하지 못하면 게임의 의미 자체가 사라지는데, 이건 비주얼 노벨 장르의 숙명일 것 같고...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보고 기대치를 올렸다면 조금 실망할 것 같다. 다만 등급은 확실히 빨간색이 맞다.

 



 

그리고 배드엔딩은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너무 매웠다. 반짝 달콤에 (?)를 붙이게 만드는 수준.

 

총평
GL 어드벤처에 대한 사전 지식이 거의 없는 상태의 리뷰어(NEW GAME!은 봤습니다)에게 플레이를 시켜봤는데, 소위 장르의 '문법' 이나 '룰'을 아무것도 모르는 입장에서 플레이했고 여성밖에 없는 세계에서 사람들이 사랑을 하는데 이게 백합 맞냐는 의문을 표해 기자 역시 '어 그런가??' 하게 만들었다. 아직 답을 모르겠다.

 

BL, GL 이라는 것이 '다른 성별이 있지만' 한쪽 성별에 한정하여 Love가 성립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이 게임은 GL이 아닌 것 같다. 그저 누구나 연애 상대가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사람들이 스쳐지나가는 것이고 마음에 맞으면 연애를 하는 것이니 그냥 사랑이야기 정도 아닌가. 백합이나 GL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플레이하며 처음 든 생각이 '이게 가능한가?' 였기 때문에 여기저기 놔둔 세계관 설명 -아키하바라에는 GL장르만 가득하고 화장실은 여-여 만 있고 등등- 을 보면서 '애초에 이성이 없는 세계라면 '여성'이라는 호칭이 필요한 것인가' 라거가 '화장실이란 표식이 아닌 여성 픽토그램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같은 의문이 계속 생겼는데 스토리에 몰입하게 되며 자연스레 이런 의문은 사라졌다.

 

냉정하게 보자면 '근친', '동성' 연애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하는 부분이 문제인데 동성은 세계관이 원래 그렇다면- 이라고 고민없이 넘어갈 수 있다지만 '여동생과의 연애는 가능한가' 라는 부분은 역시 걸리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정면돌파를 하기엔 확실히 무리인지 게임 전반과 엮어서 '근친인 부분은 아무래도 좋고'까지 끌고가서 돌파해 버리는데 '뭐 게임이니까'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다 정도의 감상이다.

 



 

스토리는 취향을 꽤 탈 것 같고 애초에 어드벤쳐 장르는 장르 자체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지만, '이 게임을 추천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이라면 당연히 YES라고 답하겠다. 잘 만든 게임이고 캐릭터들의 개성이 살아있고 매콤한 맛도 있고. 게임업계 종사자로서 게임 개발 느낌도 잘 살렸다는 점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해당 장르 작품을 많이 만들어 본 팀이 무난하고 깔끔하게 잘 만든 게임이란 느낌이 든다. 눈물도 좀 흘렸다.

 



 

게임에 점수를 주는 건 조금 무의미한 것 같지만 굳이 점수를 매긴다면 93점 정도를 주고 싶다. 더 높은 점수를 줘도 될 것 같지만 어떤 우연과 필연과 기적이 합쳐진 67만장의 모 게임을 95점 정도로 평가했으니 그것보다는 조금 낮은 점수를 배정했다. 좋은 게임이었다.

 

후일담인 '몽현 Re:After'는 DL가격을 고려하면 볼륨이 조금 작은 느낌이다. 하지만 DL판으로 몽현 'Re:Master'만 하고 끝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나. 본편을 하면 '몽현 Re:After'를 구매하지 않고 지나갈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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