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바빌론' 신작 애니메이션 발표, 잠든 오타쿠 형, 누나들 깨운 이유

등록일 2020년10월26일 14시40분 트위터로 보내기



 

25일 일본에서 CLAMP의 세기말 걸작 만화 '도쿄바빌론'(東京BABYLON) 애니메이션이 발표됐다. '도쿄바빌론 2021'이라는 제목으로 2021년 방영 예정이라는데...

 

이 발표가 나오자 일본은 물론 국내 SNS에서도 난리가 났다. 나이가 들어 취미 생활에 힘을 쏟기 힘들어져 고개를 숙였던, 잠들었던 형, 누나들이 모두 깨어나 '나의 세이시로는 저렇지 않다능', '어좁이 왠말이냐'고 신작 애니메이션에 대한 의견들을 쏟아냈다.

 



 

트위터에서는 '세이시로', '리메이크', '어좁', CLAMP 작품들이 트렌드에 오르고 리디북스 등 e북 서점에서 도쿄바빌론을 비롯한 CLAMP 작품들의 판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한 세대 전 작품인 도쿄바빌론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분출됐다.

 



 

이런 뜨거운 반응은 도쿄바빌론과 'X' 등 90년대 CLAMP 작품들이 일본 문화가 정식 수입되기 전 한국 만화 마니아, 오타쿠층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90년대에 CLAMP 작품들을 보며 자란 기자도 그렇지만(기자가 처음 입수한 화보집이 1995년 즈음의 '마법기사 레이어스' 화보집이었다) 그 시절 도쿄바빌론을 해적판으로 접한 이들에겐 '동경바빌론' 쪽이 더 친숙한 제목일 텐데, 이 작품은 버블경제가 무너진 후 일본사회의 어둠, 문제들을 소재로 세기말 '도쿄'를 어둡지만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다. 소재와 묘사, 캐릭터, 캐릭터들의 관계까지 모든 면이 신선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남아있고, 동세대 오타쿠라면 비슷한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이가 많을 것이다.

 

특히 도쿄바빌론의 악역 세이시로는 그 전에도, 그 이후에도 비슷한 캐릭터를 찾기 힘든 독특한 설정의 캐릭터로, 많은 이들에게 애증의 캐릭터로 남아있을 것 같다.

 

 

문제는 이번에 발표된 애니메이션에서의 세이시로가 원작의 캐릭터와는 조형이 크게 달라졌다는 점으로, 수트 핏을 중시해 인체비례를 무시하고 그려진 넓은 어깨의 원작과 달리 이번에 발표된 세이시로는 현실적인 좁은 어깨의 캐릭터로 변했다. 그러자 도쿄바빌론, CLAMP 팬들이 못 참고 한마다씩 던지며 연쇄반응이 일어난 것.

 

'어좁'(어깨가 좁은)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팬이 대부분인데, 기자 역시 '세이시로는 이러치 안타능'이라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다시 움직이는 세이시로와 호쿠토, 스바루를 볼 수 있다니 그게 어디냐' 정도로 마음을 정리했다.

 

개인적인 바람을 적자면, 원작에서 확실한 결론을 내지 않았지만 이번 애니메이션에서는 제대로 결론을 내서 세이시로에게 악당에게 걸맞는 결말을 맞이하게 해 주면 좋겠다. 세기말 분위기나 사회문제 묘사 등은 현재의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나 사회 분위기 상 표현되기 힘들 것 같아 미리 기대를 접었다.

 

팬들의 관심이 큰 만큼 애니메이션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 기대를 조금 낮추고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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