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3단 변신 게임, 독특한 구성 돋보이는 '메르헨 포레스트'

등록일 2021년02월02일 13시14분 트위터로 보내기


 

아침에 게임을 켰을 때는 어드벤처였는데 저녁즈음에는 로그라이크가 되는 독특한 게임이 있다. Clouded Leopard Entertainment가 퍼블리싱하는 게임 '메르헨 포레스트'가 그 주인공. 1인 개발에서 출발해 3부작까지 이어진 시리즈를 한 게임 안에 담아냈기에 가능한 독특한 구성이 되겠다.

 

시리즈의 의의는 계승과 발전에 있다. 단순히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거나 이름을 빌려 쓴다고 해서 시리즈의 계보에 끼어들 수는 없는 노릇. 모름지기 같은 시리즈 내의 게임이라고 하면 그만의 독특한 아이덴티티, 그리고 전작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시스템의 계승 및 발전이 포함되어야 한다.

 


 

게임의 완성도와 재미를 떠나 '메르헨 포레스트'는 시리즈의 의의를 아주 잘 담아낸 게임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1부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띈 2부와 3부지만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확장시키기는 데에 성공했으며, 또 2부에서의 장점을 계승하고 깊이를 더한 3부 역시 인상적인 진화를 이뤄냈다. 다만 어디까지나 교보재로서의 평가일 뿐, 게임이 아주 재미있냐고 묻는다면 말을 아끼겠다.

 

어드벤처에서 로그라이크로, 흥미로운 3단 진화

 


 

모바일 게임이었던 1편부터 3편을 하나로 합치면서, 각 게임은 1부부터 3부까지로 구분된다. 은근슬쩍 작품을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게임 내에서도 "지금부터는 2부"라는 식으로 친절히 설명해주는 편. 

 

총 3편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것은 역시 1부가 아닐까 싶다. 할아버지의 심부름을 수행하기 위해 숲 속 친구들과 교류하고 작은 퍼즐을 풀면서 재료를 수집하는 것이 전부. 분량이 짧지만 게임의 엔딩과는 상관없는 숨은 요소들도 있으며, 또 키치한 매력이 돋보인다. 1시간 내외의 짧은 분량을 플레이하고 나면 이후의 진행에서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부분은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정도 감성은 나쁘지 않은데?"라고 생각할 즈음, 게임은 180도 바뀐다. 이미 여러 자료나 판매 소개 문구를 통해서도 1부부터 3부까지의 게임성이 크게 다르다고 강조하고 있기에, 1부의 말랑말랑한 분위기를 기대하고 있다면 게임 구매를 다시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정도. 숲을 넘어 세계관이 확장되는 한편, 게임을 둘러싼 이야기들에도 한층 무게감이 더해진다.

 

2부와 3부는 로그라이크 던전 탐색형 RPG의 모습을 띄고 있다. 2부는 던전 탐색형 게임의 전형을 따르고 있는데, 매 층을 탐색하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유물 및 각종 아이템들을 수집하면서 캐릭터를 육성하게 된다. 전투는 턴 기반과 실시간 액션을 반씩 섞은 모습으로, 적의 공격에 맞춰 방어하거나 회피를 사용하며 유리한 고지를 점해야 한다. 특히 '패링' 요소를 집어넣어 다소 지루해질 수 있는 전투에서 몰입을 유지하도록 했는데, 전투 중 회복이나 오의 사용은 패링을 통해서만 가능하기에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3부는 2부의 확장판 개념에 가깝다. 2부에서는 체력 이외에도 식량을 관리하도록 했는데, 식량은 소모량에 비해 회복량이 너무 많아 사실상 별다른 긴장감을 주지 못했다. 이를 대신해 3부에서는 특수 능력을 사용하는 데에도 식량이 필요해졌다. 던전 탐색 콘텐츠도 더욱 심도 있게 변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발전이 이뤄졌다. 2부에서의 던전 탐색이 워낙 단순하기 때문에 3부에 이르러서는 게임의 전반적인 난이도가 크게 뛴다는 평가들이 대부분. 다만, 시점이 불편해 길을 찾기 어려운 점은 결국 개선되지 않더라.

 

3가지 맛의 유기적 결합이 아닌 직렬 배치

 


 

이처럼 '메르헨 포레스트'는 하나의 게임에서 세 가지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이 각기 다른 세 작품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보다는 서로 분리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점은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우선 세 가지 게임은 각각 1부부터 3부까지로 나뉘어 얼핏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게임 내에서도 서로 격리된 것에 가깝다. 1부부터 3부까지 진행하는 가운데, 플레이어가 공유하는 것은 그리 많지 않다. 그마저도 3부에 이르기 전까지는 메인 메뉴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것들 것 극도로 제한되어 있어 답답한 기준이 든다. 여기에 다음 장으로 넘어가면 시스템이 달라지는 탓에 이전의 노하우를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루프물 속의 주인공이 꼭 이런 느낌이 아닐까.

 

1부부터 3부까지 개발하는 과정에서의 시간 격차를 고려하면 당연하지만, 이 세 가지 작품을 하나로 묶는 방식이 서투르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이번에 발매된 '메르헨 포레스트'는 서로 다른 세 가지 작품을 한 타이틀에 담아낸 완전판일 뿐, 여기에 세 작품 간의 연결고리나 플레이 경험에서의 연속성을 고려한 추가적인 마감이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게임을 개발하고 출시하는 과정에서 계산기를 열심히 두드려본 결과이겠지만 적어도 게이머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게임의 전반적인 플레이 타임은 20시간 내외로, 가격을 고려하면 적절한 볼륨이다. 그래픽이 아쉽게 느껴지는데, 모바일로 출시되었던 원작을 보고 나니 "다시 보니 선녀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 

 

여러모로 원작이 출시된 배경, 그리고 1인 개발이라는 점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키며 게임을 플레이하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혹시 피규어를 샀는데 게임이 딸려왔다고? 그러면 "오히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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