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고 콩스튜디오가 개발하는 모바일 게임 '가디언 테일즈'에서 지난주 업데이트를 통해 시즌1이 마무리되었다.
국내 게임 시장이 모바일 위주로 재편되고, 이에 따라 라이브 서비스를 이어나가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하는 경우가 일반화된 이후로 모바일 게임에서 '엔딩 크레딧'을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단순히 시작과 끝을 함께했다는 것뿐만 아니라 한 편의 완결된 서사를 선보이고, 또 앞으로 더 기대되는 이야기의 포석을 깔아 뒀다는 점에서 시즌1의 피날레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챕터 10의 여운에 흠뻑 취해 지난 11월, '가디언 테일즈'에 대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매력적인 게임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챕터 11과 시즌1 피날레의 감동을 함께한 지금도 기자의 생각은 변함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낡은 것이 되는 게임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의 게임도 있다. '가디언 테일즈'는 후자에 속하겠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수 많은 도전과 시련들을 극복해야 하겠다.
※챕터 11 엔딩 이후의 스크린샷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직 클리어하지 않은 경우 스포일러를 조심해 주세요.
완성형에 가까워진 메인 스토리 디자인, 주전부리는 아직 아쉽다
챕터 9 당시만 해도 아슬아슬했던 메인 스토리의 완성도는 챕터 11에 이르러서는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한 것 같다. 온갖 '분노한' 레이드 보스의 난이도, 여러 챌린지 스테이지들을 거치면서 드디어 콩스튜디오 측에서도 “도전할 맛이 나는” 난이도의 적정선을 찾아냈다는 느낌. 챕터 10부터 11까지 이어지는 시즌1 피날레의 스토리 완성도, 또 3페이즈에 걸친 최종 보스와의 격전은 지난 반년 간의 행보를 마무리 짓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느낌이다.
한 스테이지에 담긴 내용이 많아지면서 개발 속도 역시 예전보다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다. 이를 대신해 업데이트와 업데이트 사이를 채워줄 것이 서브 콘텐츠가 되겠는데, '가디언 테일즈'의 서브 콘텐츠는 여전히 아쉬운 편. 로그라이트 콘셉트의 '카마존 랜드'는 어느새 고층 도달보다는 적당히 재화만 얻고 빠지는 편이며, 콜로세움과 아레나 역시 만족감을 주기에는 부족하다. 최근 '협동전'이 업데이트 되었지만 번거롭게 느껴지는 편이니 게이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기는 조금 어려운 모양이다.
시즌 2 예고에 따르면 앞으로도 게임 내에서는 더욱 더 많은 서브 콘텐츠들이 추가될 예정이다. 바람이 있다면 수동으로 즐길 수 있으면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등장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미궁의 난이도는 녹록치 않고, 또 협동전은 상위 레벨로 올라갈수록 즐거움보다는 스트레스가 크다. 직접 적어놓고 봐도 참 바라는게 많다는 느낌이지만, 콩스튜디오라면 훌륭한 절충안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인플레이션 억제는 좋지만 궁극적으로는 육성 난이도를 개선해야
지난 기사에서는 게임의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미래 공주'에서 '베스'로 이어지는 최상위 등급 캐릭터 2연타로 인해 게임 내 밸런스 생태계가 한 차례 들썩인 바 있는데, 다행으로 그 이후에는 콩스튜디오와 카카오게임즈 측에서 인플레이션을 억누르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린'도 강력했지만 만능 급은 아니었으며, 최근 업데이트된 '베로니카'는 아예 스토리에 밀려 화제조차 되지 못했다.
비슷한 시기에 업데이트된 '미래 기사'를 보면 콩스튜디오와 카카오게임즈가 계획 중인 밸런스의 큰 그림을 알 것도 같다. '미래 기사'는 단일 성능으로만 보면 조금은 아쉬울 수 있지만, 파티 버프의 성능이 꽤나 좋은 편이기에 다른 캐릭터들과 함께 했을 때 비로소 빛을 발한다. 물론 개중에는 범용성이 좋은 캐릭터들도 있지만, 이 또한 '베스'에 비할 바는 아니다. 여러모로 캐릭터 출시 속도에 비해 게임 속 '메타'가 느리게 변화하고 있으니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합격점을 내릴 수 있겠다.
다만 가장 중요한 문제인 육성 난이도는 여전히 그대로이다. 진화 던전의 상위 난이도를 개방해 조금 더 높은 배율로 진화석을 제공하지만, 두 달 전에 얻은 캐릭터를 이제서야 완성하는 극악의 성장 난이도는 여전하다. 물론 아무런 과금 없이 캐릭터를 마음껏 육성하고 싶은 바람이 욕심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평균적으로 이용자들의 조합이 최소 한달 간은 고정되어 있다는 점은 호흡이 짧은 모바일 게임과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구조라는 생각이다.
서비스 반년 차에 접어들고 카카오게임즈가 공언할 정도로 오픈 이후의 기세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이는 단순히 이용자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캐릭터를 뽑고도 6만원 상당의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으면 못해도 한달, 길면 두 달 뒤에나 완성된 캐릭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는데 이쯤 되면 “어지간한 성능이 아니고서야” 뽑기를 주저하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쓰지도 못할 캐릭터들을 창고에 쟁여 두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지 않겠는가.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 더해지는 '가디언 테일즈', 우리 인터뷰 한번 하시죠
한편, 시즌 1을 마무리하고 '가디언 테일즈'에서는 '마계'를 배경으로 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예정이다.
엔딩 크레딧 이후 깜짝 등장한 고 퀄리티 예고편에 많은 플레이어들도 놀랐을 터. 새로운 세계에서 더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타나고, 앞으로도 더 많은 복선이 깔릴 것으로도 기대된다. 지루한 육성,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서브 콘텐츠들을 충실히 소화하고 있는 것은 전부 메인 스토리를 감상하기 위함이라는 점은 모든 '기사'들의 마음일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활력을 잃어가는 것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숙명이라고 생각했지만, 다른 모바일 게임과 달리 '서사'를 원동력 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가디언 테일즈'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매력적인 게임이 되어간다. 물론 그 사이에는 업데이트와 업데이트 사이 꾸준히 이용자들을 붙잡아둘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일이겠다.
궁금한 점도 많고, 또 물어볼 이야기들도 참 많지만 좀처럼 쉽게 인터뷰가 성사되지 않아 아쉬운 마음이다. '미래 기사'의 성별이 여성으로 고정된 특별한 이유는 무엇인지, 또 '분노한' 보스 시리즈는 왜 만들게 되었는지 등의 기획 전반에 숨은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만 내부에서 개발 일정이 워낙 촘촘하다 보니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기사를 빌려 한번 더 인터뷰를 요청해본다. 콩스튜디오, 그리고 '가디언 테일즈'! 우리 이야기나 한번 나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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