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대중화를 시작으로 모바일 게임이 PC를 넘어 대표 게임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한 가운데, 이제는 e스포츠 시장으로도 그 영역을 확장한다. 국내외 여러 게임사들이 앞다투어 모바일 게임 e스포츠화에 나서면서 향후 PC e스포츠 시장 못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진다.
넥슨부터 라이엇 게임즈까지, 모바일 e스포츠에 주목하는 게임사들
최근 국내에서는 모바일 e스포츠가 화두다. 넥슨 등 국내 대형 게임사는 물론, 해외 게임사들 역시 모바일 e스포츠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넥슨은 자사의 모바일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서 올해 6월부터 정규 e스포츠 리그 '2021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리그(이하 KRPL) 시즌1'의 온라인 예선을 시작한다. 넥슨은 앞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에서 다양한 협업을 통해 이벤트 매치를 진행한 바 있으며, 정규 리그 개최를 통해 '카트라이더' 못지 않은 리그로 'KRPL'을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6월 6일까지 참가 팀 및 선수를 모집하며,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젝트도 선보였다.
다양한 장르의 모바일 게임 라인업을 구축한 넷마블도 다시 모바일 게임 e스포츠 리그에 도전할 전망이다. 넷마블은 앞서 글로벌 인기 모바일 MOBA 게임 '펜타스톰(글로벌 서비스 명 아레나 오브 발러)'의 국내 리그 및 국제 대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자사의 배틀로얄 MMORPG 'A3: 스틸얼라이브'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e스포츠협회가 발표한 e스포츠 정식 종목에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6월 출시를 앞둔 '제2의 나라'에서도 하나은행과의 협업을 통해 게임 대회 개최를 예고했다.
글로벌 대표 흥행작 '리그 오브 레전드'로 e스포츠 성공 공식을 세운 라이엇 게임즈 역시 모바일 e스포츠 시장에 도전한다. 라이엇 게임즈는 올해 5월 자사의 e스포츠 프랜차이즈 미디어데이를 통해 모바일 MOBA 게임 '와일드 리프트'에서 향후 국제 대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라이엇 게임즈는 앞서 동남아 및 일부 지역에서 '와일드 리프트'의 지역 대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올해 4분기 중에는 '와일드 리프트' 만의 글로벌 e스포츠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모바일 게임 이용자 증가 힘 입어 모바일 e스포츠 시장도 성장세
각 게임사들이 모바일 e스포츠화에 속속 도전하는 것은 모바일 게임이 게임을 즐기는 대표 플랫폼으로 부상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0 게임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게임 이용자 중 모바일 게임을 이용하는 비중은 91.1%로 PC 게임(59.1%), 콘솔 게임(20.8%), 아케이드 게임(10%)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게이머들 사이에서 모바일 게임이 보편화된 가운데, 이들에게 익숙한 모바일 게임을 e스포츠의 새로운 무대로 선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점도 각 게임사들이 모바일 e스포츠 시장에 도전장을 내미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모바일 e스포츠 시장은 2019년 8억 7,500만 달러(한화 약 9800억 원)에서 2025년에는 1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조 2,900억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앞장서서 다양한 모바일 게임 e스포츠 대회를 선보이고 있는 중국에서는 PC e스포츠 게임 시장의 점유율은 감소하는 반면 모바일 e스포츠 게임 시장은 매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어 향후 e스포츠 업계의 흐름도 PC에서 모바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모바일 게임 e스포츠 시장이 연일 성장을 거듭하는 가운데, 각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 e스포츠 리그를 통해 잠재 고객 층은 MZ세대와의 접점을 최대화하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e스포츠 전문 회사 T1의 존 킴 COO는 '2020 글로벌 인더스트리 쇼퍼런스'를 통해 e스포츠 시청자 중 75%가 MZ세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특히 모바일 게임을 PC나 콘솔 게임의 대체재로 인식했던 기성 세대와 달리, MZ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모바일 게임을 즐겨왔기에 모바일 게임의 e스포츠 리그에 대한 거부감이 낮다는 점 역시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게임 e스포츠 리그가 본격화될 수 있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넥슨 측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넥슨 역시 자사의 첫 모바일 게임 e스포츠 리그를 출범하고 PC 버전 '카트라이더' e스포츠 리그의 성공 요소들을 접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게임 특유의 과금 구조 극복하고 스포츠 요소 강조하는 것이 관건
한편, 국내외 각 게임사들이 모바일 게임을 앞세워 e스포츠 시장 공략에 나서는 가운데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모바일 게임에서도 PC 게임 못지 않은 보는 재미와 스포츠 요소를 내세울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가 스포츠로서의 매력을 전하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쟁 환경이 필요한데, 모바일 게임 특유의 과금 구조가 이런 재미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
이에 각 게임사들은 e스포츠 리그 출범을 예고한 자사의 모바일 게임에서 공정한 경쟁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의 e스포츠 리그 'KRPL'에서도 PC 버전 '카트라이더'처럼 카트 바디의 성능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넥슨은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선수에게 계정을 지급하고, 대회에서 강화나 파츠 장착을 금지해 과금 및 기타 아이템들이 승패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넥슨 측은 "KRPL에서도 PC 버전 리그처럼 동일한 경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들을 고민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PC 게임에 비해 기기 성능 등의 문제로 '보는 재미'가 덜하다는 점도 향후 모바일 게임 e스포츠화에 나서는 게임사들이 극복해야할 지점이다. PC 게임에 비해 화면의 크기가 작고, 그래픽 품질이 다소 낮은 모바일 게임에서도 시청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냐는 것. 라이엇 게임즈는 '와일드 리프트'에서 e스포츠 대회를 염두에 둔 관전 모드를 개발해 선보인 바 있으며, 컴투스는 자사의 신작 게임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의 개발 단계부터 e스포츠화를 계획하고 게임의 보는 재미를 더하기 위해 여러 시각적인 효과와 연출들을 더했다.
모바일 게임 e스포츠 시장이 PC 게임 e스포츠 시장의 규모를 넘어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국내외 게임사들 역시 자사의 대표 모바일 게임들을 앞세운 e스포츠 리그를 통해 MZ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도전에 나서고 있다. PC 게임에 비해 부족한 보는 재미, 시장의 적은 관심으로 한 차례 실패했던 모바일 게임 e스포츠화에 대한 도전이 이번에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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