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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31년 만에 돌아온 턴제 전략 RPG '킹스 바운티 2', 세상은 너무나도 많이 변해 있었다

등록일 2021년09월02일 11시45분 트위터로 보내기

 

'킹스 바운티(왕의 하사품)'가 무려 원작 출시 이후 31년 만에 넘버링 타이틀로 돌아왔다.

 



 

'킹스 바운티'는 1990년 뉴 월드 컴퓨팅이 출시했던 고전 턴제 전략 RPG다. 원작이 되는 '킹스 바운티'는 31년 전, 가장 최근 1C 엔터테인먼트가 발매했던 '킹스 바운티: 다크 사이드'는 7년 전 타이틀이다.

 

'킹스 바운티'는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의 뿌리가 된 타이틀이자 정통 턴제 전략 RPG 타이틀로 국내외에 알려져 있다. 다만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이 워낙 크게 히트했던 탓에, '킹스 바운티'의 인지도와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게 여겨졌다. 하지만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의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면서 오히려 '킹스 바운티'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킹스 바운티 2'는 이전 확장팩이나 각종 부제목을 단 타이틀이 아닌 넘버링 타이틀로 8월 24일 발매됐다. 노스트리아의 마법의 대륙을 무대로 하는 '킹스 바운티 2'에서 플레이어는 위기에 처한 대륙을 구해야 한다. 원작 특유의 턴제 전략 시스템과 오픈월드 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선형적 내러티브를 차용한 것이 특징으로, 이를 위해 분기 시스템과 저마다 출신과 배경이 다른 세 명의 주인공이 준비되어 있다.

 

턴제 전투가 핵심인 시리즈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아, 이번 작에서도 전투는 육각형 타일을 기반으로 하는 턴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한 지형의 고저차와 장애물 등 주변 환경이 전투에 많은 영향을 미치도록 설계되었고, RPG 요소가 게임에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치도록 개발됐다.

 



 

넘버링 타이틀 기준으로는 무려 31년 만에 야심차게 발매되었지만, 그 결과가 썩 좋지만은 않다. 1C 엔터테인먼트가 과거 큰 변주 없이 약간의 콘텐츠만 덧붙여 판매하는 전략을 구사했던 것이 현재 시점에서 독으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준다. 당시 들었던 비판과 평가를 반전시키고자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채우기 위한 선택을 했지만 원작 팬들도, 새로이 접한 유저들도 만족 시키기 어려운 완성도로 나왔기 때문이다.

 

'킹스 바운티 2'를 플레이 하면서, 지금의 '킹스 바운티 2'는 냉동 상태로 수십년이 지난 후 깨어난 '캡틴 아메리카'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신은 크게 변한 것이 없고 현대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이 무의미 할 정도로 세상이 너무나도 많이 변해버렸다.

 



 

얼리액세스 상태의 게임을 리뷰하면서 종종 남기는 말이 있다. 요즘 게이머들은 '얼리액세스'라고 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얼리액세스임을 감안하더라도 뛰어난 개성과 게임성을 갖추고 있다면 모를까, '완성은 덜 됐지만 여러분께 팔고 싶습니다'라는 뉘앙스가 조금이라도 느껴지는 게임에는 가차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직접 체험해 본 '킹스 바운티 2'는 얼리액세스 수준이라고 하더라도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을 게임이, 풀프라이스 가격을 책정해 정식 발매됐다. '바이오뮤턴트'와 비슷한 평가와 소감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 게임을 개발하는데 든 노력과 시간에 대해서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이 폴리싱이 덜 끝난 부족한 게임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부제목이 붙었던 이전 타이틀과 달리 넘버링 타이틀로 등장한 것 치고는 아쉬운 점이 너무나도 많다. 어색한 '반픈월드'와 반복적이고 지루한 필드 파밍, 현 세대에 어울리지 않는 그래픽과 각종 오류, 부족한 연출과 불편한 UI 및 UX 등 단점들이 너무 많이 부각되었다. 이러한 '어색한 시도' 때문에 본래 게임이 가지고 있던 장점은 희석되었고, 원작 팬들과 새로이 게임을 접하는 신규 유저들 모두에게 실망감을 안길 공산이 크다.

 

그래픽은 솔직히 좋지 못하다. 게임을 아우르고 있는 캐릭터들의 텍스쳐와 배경은 2021년 현재 시점에서 게이머들의 높아진 눈에는 한없이 부족하다. 원작에 비해서는 환골탈태 수준으로 발전했다지만, 다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는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다.

 



 

RPG 요소를 강조한 것 치고는 연출 또한 심심하다. NPC들과의 대화는 그저 숄더뷰 시점에서 말을 주고받는 것에 그치며, 가끔 등장하는 컷씬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 시작과 함께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그리고 등장 인물들에 대해 끝도 없이 자막과 더빙만으로 설명하는데 상당히 부자연스럽고 몰입감을 떨어트린다.

 

메인 퀘스트 줄기를 따라가며 스토리를 즐기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무미건조하며, 그저 분량을 채우기 위해 만들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서브 퀘스트들은 피로도를 유발한다. 파밍과 이동이 주가 되는 필드와 턴제 전투를 오갈 때 생기는 위화감 또한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물론 '킹스 바운티' 시리즈는 게임성이 핵심이지 그래픽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나도 그러한 의견에 동의한다. 애초에 전작들이 그래픽으로 유명한 게임이 아니었고, '킹스 바운티'의 정체성은 결국 턴제 전략이기 때문이다. 턴제 기반의 전투 시스템 자체는 무난하며 현재 시점에서도 '즐길만 하다' 정도의 수준은 된다.

 

하지만 '즐길만 하다' 정도의 수준일 뿐, 냉정하게 말해서 그 이상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독특한 시스템으로 무장한 전략 게임들이 이미 수없이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도 빛날 수 있는 '킹스 바운티' 다운 게임성은 딱히 아니었다. 비단 시리즈의 팬이 아닌 나의 의견이 아니더라도, 원작 팬들의 수많은 아쉬움 담긴 후기들이 이를 증명한다.

 



 

개발사는 최근 업데이트 및 향후 계획을 공개하면서 민심 회복에 힘쓰는 모양새다. 당장 불편한 말과 관련된 개선을 비롯해 퀵 세이브 및 퀵 로드, 주인공 캐릭터의 이동속도 증가 및 버그 수정 등이 여기에 포함되었다. 또 다음 패치에서는 난이도, 컨트롤러 설정, 전투 애니메이션 속도 향상, UI 및 UX 개선, 게임 최적화, 포토 모드 등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솔직히 말해보자. 이런 기능과 개선 요소들은 애초에 게임이 발매되기 전에 탑재 및 적용되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나마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여 이제라도 추가하겠다고 나선 것은 환영해야 할 일이지만 그 과정 자체가 여전히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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