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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무너진 신뢰와 회복을 위한 노력, 2022년에는 제대로 된 결과물로 보여줘야 할 때

등록일 2022년01월06일 11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2021년 국내 게임업계에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하고 굵직한 이슈들이 있었다. 메타버스와 NFT 그리고 P2E 등 신개념의 대두,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온 '지스타', 10년 동안 게임사들을 괴롭힌 강제적 셧다운제의 전면 폐지 등 그 이슈들의 무게감은 하나하나가 꽤나 무거운 편이다.

 



 

특히 게임 이용자들에게 가장 크게 와 닿았던 이슈는 2021년 한 해를 꾸준히 불태운(?)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논란과 의심 그리고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요구한 '트럭 시위'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겉잡을 수 없이 번져나간 '신뢰의 붕괴'와 게이머들의 인식 변화가 업계 전반에 많은 것들을 시사한, 가장 크고 중요한 이슈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많은 가치와 단어들의 뜻이 오용되고 사라져가는 시대다. 하지만 2021년 게임업계가 맞닥뜨린 일련의 이슈를 되돌아 보자면 신뢰(信賴)라는 단어 만큼이나 빛이 바라고 만 뜻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신뢰는 굳게 믿고 의지한다는 뜻이다. 이 단어가 갖는 무게와 중요성에 대해 게임사들이 어떻게 생각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어쩌면 지난해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돌아보면 게임이라는 상품을 서비스함에도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간과했을 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게임의 서비스 과정에서 게임성, 운영, 과금 정책 등에 밀려 등한시 되었던 게이머와 게임사 간의 암묵적 동의와 신뢰는 이제 무너져 내리고 말았다. 혹자는 게임사들의 확률 정보 공개 정책에도 '믿지 못하겠다'는 뜻을 내비치고, 특정 게임사의 게임은 아예 거들떠도 보지 않겠다는 강경한 게이머도 보인다. 게이머들은 그동안 게임사들의 아쉬운 서비스 퀄리티에 대한 울분을 토해냈다. 그만큼 사안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알음알음 있어왔던 논란들은 그저 잠깐의 이슈로 지나갔지만, 이제는 '그럴지도 모른다'는 의심에서 '그럴 것이다' 또는 '그렇다'라는 다소 발전된(?) 입장의 변화가 일었다. 이러한 변화는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에게도,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하는 게임사에게도 모두 불행한 일이다. 서비스를 이용하고 게임을 소비하는 게이머들의 기본 태도가 의심이라는 것은 게임사에게 치명적이다.

 



 

소비자 주권 시대, 2022년엔 업계가 보다 '소비자 친화적'이길

지금은 바야흐로 소비자 주권 시대다. 소비자 주권이라는 개념은 미국의 경제학자 윌리엄 헤럴드 허트(W. H. Hutt)가 1936년 처음 주창했다. 그는 상품의 생산부터 유통까지 소비자의 권한은 모두 소비자에게 나온다고 정의했다. 민주사회에서 국민이 주권을 갖듯이, 시장에서는 소비자가 주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개념을 게임에 대입해 보면 일반적인 생필품이나 가전, 가구 등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이머들은 한 명의 소비자로서 게임을 즐기고 소비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게임을 즐기고 소비하는 '권한' 또한 게이머들에게 있다. 게이머가 게임을 소비하지 않는다면 게임, 게임사, 게임업계는 없다.

 

게이머들의 입장과 게임사의 반응 그리고 대응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새삼 특이점이나 변곡점, 막을 수 없는 변화의 흐름 같은 단어와 문장들이 떠오른다. 특히 게이머들이 소비자로서의 주권을 찾고자 직접적으로 행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 주권과 높은 역량을 갖추는데 핵심 중 하나가 소비자 스스로 소비자라고 자각하고 노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은 다소 늦기는 했지만 게이머 입장에서는 매우 환영할만하다. 하지만 게임사들은 이러한 흐름에 화들짝 놀라 한 발자국 늦게 따라가는 모양새다.

 

그동안 산업과 기업들의 규모에 비해 게이머들이 받는 대우는 정말 형편 없는 수준이었고, 기업들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았다. 그저 암묵적 동의, 신뢰에만 의존했다. 하다못해 고객센터에 게임과 관련된 질문을 등록해도 엉뚱한 답변이 돌아오거나 정책상 불가능하다는 매크로 성 답변만 받아볼 수 있을 뿐이었다. 상품을 이용하고 소비하는 소비자가 응당 받아야 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게임업계도 소비자 중심의 패러다임 변화 받아들여야

이렇게 변화의 흐름이 시작된 가운데 게임사들이 지난해 보여준 대응은 솔직히 잘했다고 박수를 쳐주기에는 완벽하지 않다. 정보 공개 과정에서 잡음도 많았고 또 누락이나 오류가 없었어야 할 민감한 사항임에도 추가적인 해명이 필요할 정도로 깔끔하지 못했다. 해명이 필요해진 시점에서 이미 게이머들의 의심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아예 이러한 노력 조차 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게이머들을 납득시키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완벽하게, 잘 할 필요가 있다. 사실상 데드 라인은 길게 잡아봐야 올해까지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는 준비를 위한 과정 때문에 시간이 필요했다는 변명이 가능하지만, 2022년에는 보다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결과물로 보여줘야 한다.

 



 

21세기는 공급과잉의 시대다. 의식하지 못하지만 현대인들은 하루에도 광고를 수백 내지 수천 개를 스쳐 지나간다고 한다. 신작 게임들 또한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매일 수 없이 쏟아져 나온다. 광고와 다를 바 없는 수준이다.

 

이와 같은 공급과잉 시대에서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소비자다. 많은 타 산업군의 대기업들은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찌감치 받아들였다. 이제 타 산업군의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게이머들은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의심하고 또 자신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사실 그리고 마땅히 받아야 할 권리를 요구한다. 그것이 곧 소비자로서의 주권임을 깨달았고, 직접 행동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2021년 게임업계는 공급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의 붕괴'라는 큰 사건을 겪었다. 원래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게임사들이 보다 소비자, 즉 게이머들을 우선하는 기조가 필요하다. 이러한 시대에서 소비자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보다 더 깔끔하고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신뢰의 회복은 요원하다. 앞으로 나 또한 한 명의 게이머로서 게임사들의 신뢰 회복에 대한 노력이 계속해서 이루어지는지 지켜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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