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10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 개정법률안(이하 게임법 개정안)'과 관련된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전문가들을 의견 진술인으로 초청해 게임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직접 듣고, 또 게임법 개정안과 관련해 의원들이 직접 질의응답도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의견 진술인으로는 한양대학교 박현아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 법무법인 창과방패 소속 오지영 변호사(게임물관리위원회 정책연구소 자문위원) 등이 참석했다.

게임법 개정안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등급분류 절차 간소화, 게임 내용과 다르거나 선정적인 광고선전 행위의 금지,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 제도, 중소 게임사 지원책 등이 담긴 전부 개정안이다. 처음 게임법이 시행된 이후 처음으로 전면 개정되는 만큼 업계, 정계, 이용자 모두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개최된 이번 공청회의 주요 쟁점은 확률형 아이템이었다. 참석한 의견 진술인들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에 대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현아 박사 "현행 게임법은 환경 변화 반영하지 못해... 개정안이 한계를 개선하는 시도가 될 것"
먼저 한양대학교 박현아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박사는 현행 게임법이 산업적인 측면은 거의 고려하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기술의 진화에 따른 환경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게임법 개정안은 기존 현행법의 한계를 개선하고 규제와 진흥의 방향성을 재편하는 시도가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박현아 박사는 자율 규제와 관련해, "게임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자율 규제의 이점이 있지만, 자율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고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 법률적 근거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율 규제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정부 규제의 단점인 제도적 탄력성 측면을 보완할 수 있다면 보다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게임 산업의 특성상 자율 규제의 장점은 분명 존재하지만,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자율 규제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입과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또 자율 규제의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부 규제의 단점인 탄력성을 보완하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규제 수준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게임산업 발전, 공익 달성 중요도 등 관련된 집단의 의견이 상충하고 있는 만큼 개정 이후에도 진흥과 규제의 적정선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박사 "정부 개입 없는 산업 자율적 규제로는 이용자 신뢰 회복 어려워"
이 외에, 박현아 박사는 게임 업계의 '뜨거운 감자'인 확률형 아이템에 대해 정부 개입이 전혀 없는 산업 자율적 형태의 규제로는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안은 법리적 문제에서는 자유롭지만, 이용자 시각에서는 정보에 대한 낮은 신뢰도와 정보 비대칭 문제가 있어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개정안의 문제시 되는 광고의 금지 항목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명확한 심의 기준을 안내하여, 피규제자들의 혼란을 방지하고 성인 이용자들의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으면서 청소년에 대한 보호를 달성할 수 있는 기술적 수단의 도입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게임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개정안 제69조 등은 게임의 부작용을 정신보건학적 관점에서의 병리학적인 현상으로 규정하고자 하는 시도를 제한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게임사업자의 자율규제 기관 설치 근거가 되는 안 제73조는 이용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건전한 게임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는 토대를 구성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도 덧붙였다.

박 박사는 현행 게임법은 게임의 이용과 유통에 관한 원칙과 내용을 명시하고 있는 기본법임에도 게임 산업의 성장과 급변하는 게임 환경을 반영하지 못하여 법안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본 개정안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존 규제의 합리성을 재검토하고 비교적 소홀이 다루어졌던 이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검토 결과 법안의 목적에서 밝혔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산업의 성장과 기술의 발전 속도를 고려하여 법률적으로 지나친 제한이나 과도한 의무가 지어지지 않도록 경계해야 하며,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힘든 조항이 있는지 확인하여 개인 혹은 소규모 게임사에게 불합리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의견 진술을 마쳤다.

오지영 변호사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이용자 입장에서 당연한 권리"
법무법인 창과방패 소속이자 게임물관리위원회 정책연구소 자문위원인 오지영 변호사 또한 이번 게임법 개정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오 변호사는 현행 게임법이 최초로 마련된 계기가 불법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 규제를 위한 것이었던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산업을 따라잡지 못했던 것을 지적했다. 그동안은 상당 부분 판례 등의 유권해석이나 하위 규정을 통한 임시 보완에 그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고자 이번 개정안이 법적 안정성 재고, 예측 가능성 담보 등의 목적을 위한 법률 체계 상향 조정 등이 눈에 띈다고 진술했다.

또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게임법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해당 내용을 개정안이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게임물이라는 표현이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고 구시대적인 게임에 대한 인식을 담고 있었던 만큼 이를 현실에 맞게 개선한 것에도 호평했다.

한편, 앞서 의견을 진술한 박현아 박사와 마찬가지로 오지영 변호사 또한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에 대해, 이용자들이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 당연한 권리임을 강조했다.

오 변호사는 "일부 사업자들이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 의무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권리다. 이러한 점에 대해 사업자가 '영업 비밀'이라고 주장하며 부정적 반응을 보인다면, 이후 사업자들이 진정성을 의심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익 추구라는 기업 속성 고려하면 자율 공개 만으로는 신뢰 담보할 수 없어"

게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그동안의 자율 규제 실태를 보면 게임사가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공개하더라도 게이머들이 그것을 온전히 신뢰하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실질적인 규제 수단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라며 지난해 내내 확률형 아이템과 사행성 문제가 불거졌고, 등급분류 취소 사유에 사행성을 추가하는 것은 당연하게 보인다"면서 의견을 물었다.

이에 오지영 변호사는 "의원님의 질의 취지에 동의한다. 나 또한 게임 이용자로서 사업자의 선의를 100% 신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수익 추구라는 기업의 속성을 고려하면 게임 이용자의 신뢰를 100% 자율 공개만으로 담보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옥상옥'이 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한 기관에 사후 진실성 여부를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오 변호사는 "사행성은 게임법이 규제하고자 하는 본질적인 게임의 부작용이다. 또 사행성은 게임 등급 분류의 중요 심사 기준이기도 하다"라며 "게임은 한번에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패치를 통해 변화하고 게이머들이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특징이 있는 만큼 추후에도 사행성을 이유로 처분을 철회하거나 취소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측 관계자에게 게임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업계를 대변하여 이번 공청회 전부터 국회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교류를 해왔다.

문화체육관광부 김재현 콘텐츠정책국장은 "이번 게임법 개정안에 대해 한국게임산업협회 측의 의견을 수렴했다.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규제가 업계에 과도한 부담을 주는 측면이 있고, (확률형 아이템이) 영업 비밀에 해당한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었다"며 "다만 진술인의 의견과 같이 업계 뿐만 아니라 이용자 권리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한국게임산업협회의 의견이 있었지만, 이용자 권리 보호 차원에서 개정안이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협회에서는 처음처럼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지는 않다. 협의체를 구성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법을 집행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라고 밝혔다.

다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비례대표 의원은 확률형 아이템 정보가 공개되었을 때 업계가 우려하는 것처럼 피해가 많을 것으로 보는지 진술인들에게 물었다.

박현아 박사는 "다수의 이용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기업의 이익 추구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알 권리도 중요하다"며 "(게임사들은)확률을 극단적으로 낮추고, 이를 필요한 것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이를 두고 영업 비밀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우며, 나아가 손해를 보기도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지영 변호사는 "복권, 경마 등 우리나라의 합법 사행 사업들은 법에 명시하는 방식으로 환급률을 명시하고 있다. 환급률과 확률형 아이템 획득 가능성은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다"며 "이를 영업 비밀, 영업 자유 등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다. 사업자의 의무라고 본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이밖에도 이번 공청회에서는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선정성 광고, 실제 게임 내용과는 다른 광고 선전행위의 금지 등에 대해서도 질의와 답변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