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된 인디게임 중에서 가장 주목을 많이 받은 타이틀은 다름 아닌 원더포션이 개발한 조선 사이버펑크 액션 플랫포머 게임 '산나비'가 아닐까 싶다.
6월 말 얼리액세스 형태로 출시된 '산나비'는 조선, 사이버펑크를 조합해 독특한 비주얼과 흥미로운 스토리, 그리고 사슬 팔을 활용한 수준 높은 액션성으로 무장한 신작이다.
'산나비'는 처음 펀딩 단계부터 이번 얼리액세스 출시까지 많은 인디게임 팬들의 관심을 받았고, 또 실제로 즐겨본 게임의 완성도는 이러한 관심에 충분히 부응하는 수준이었다. 정식 출시는 올해 말로 예정되어 있으며, 얼리액세스 단계의 게임은 지금도 '스팀'에서 즐겨볼 수 있다.
*관련 기사: [리뷰]네오위즈 '산나비', 조선과 사이버펑크 그리고 스토리와 연출의 성공적인 조화
유 대표 "'산나비'에 관심과 응원 보내준 게이머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
게임의 얼리액세스 출시를 기념해, 게임포커스가 개발팀 원더포션의 유승현 대표와 만나 화제작 '산나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유 대표는 게임을 출시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출시 일정을 맞추기 위해 '크런치'를 하다 보니, 나중에는 눈 앞에 해야 할 일만 보이고 출시한다는 실감도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 대표는 그럼에도 '스팀'에 '산나비가' 출시돼 많은 분들이 게임을 즐기고 호평을 보내 주는 것에 대해 뿌듯하다고 웃었다. 또 게이머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동기부여를 한다고도 덧붙였다.
특히 펀딩 단계부터 얼리액세스 출시까지 많은 유저들이 응원과 호응을 보내준 것에 대해 유 대표는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는 "사실 지금에야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꽤 게임다운 모양새를 갖췄지만, 펀딩을 시작할 때 '산나비'는 이제 보면 민망할 정도로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며 "부족했던 '산나비'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신 모든 후원자 분들, 모든 게이머들에게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말했다.
여러 개선 사항 적용될 정식 버전, 컨트롤러에 대한 테스트도 진행 중
'산나비'의 정식 버전 출시는 올해 말로 예정되어 있다. 원더포션 측은 출시 전 완벽하게 준비해 버그 픽스를 제외하고 별도의 업데이트가 없도록 하는 것, 즉 완전히 완성된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C로는 '텀블벅' 스트레치 골 보상인 두 주인공의 과거 이야기가 제공될 예정이다.
'산나비' 하면 떠오르는 것은 바로 사슬 팔을 활용한 와이어 액션이다. 이 와이어 액션은 유명한 대전 게임 '웜즈' 시리즈의 '로프전'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실제 게임을 즐겨보니 완성도가 상당히 높고 활용하는 손맛이 좋았다.
이러한 로프 액션이 기획 대로 잘 구현 되었는지, 또 만족스러웠는지 묻자 유 대표는 "로프 액션 자체는 만족스럽게 구현되었다고 생각한다. 다만 '산나비'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이 로프 액션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매끄럽게 다듬지 못했고,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장치가 미흡하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원더포션은 정식 출시 전에 이러한 개선 사항을 적용하고 보다 완성도를 끌어올려, 많은 게이머들이 '산나비' 특유의 조작에 진입장벽을 느끼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산나비'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플레이 하는 것이 권장되는 게임이다. 마우스로 사슬 팔의 발사 위치를 조준하고 키보드로는 이동과 각종 점프 등의 조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키보드와 마우스 외에 컨트롤러(게임 패드)로 게임을 플레이 하고 싶다는 요구도 있는 편이다.
이에 대해서 유 대표는 처음 기획 당시 컨트롤러(게임 패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 게임이 아니었기에, 현재 여러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세밀한 조준이 어렵다는 것이 컨트롤러(게임 패드)의 가장 큰 문제점인데, 유저의 조작 의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준 과정을 보조해주는 기능을 테스트 중이라고 밝혔다.
발랄한 히로인 '금마리', 의도적으로 주인공과 대비되도록 설정해
이번 얼리액세스 단계에서는 아쉽게도 온전히 스토리를 모두 감상할 수는 없었다. 게임의 이름이기도 한 '산나비'의 정체는 무엇인지, '마고시'가 간직하고 있는 비밀은 무엇인지 등 풀리지 않은 수많은 '떡밥'들이 아직 남아있다.
스토리에 대해 스포일러가 되지 않는 선에서 힌트를 줄 수 있냐고 묻자, 유 대표는 "무엇이든 말하면 스포일러가 된다"며 게임에서 직접 보는 것을 추천했다. 아무래도 정식 버전까지 숨을 참아야 할 것 같다.
'산나비'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많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라면 역시 '금마리'가 아닐까 싶다. '금마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말괄량이이고 수다스러운 10대 여자 아이이지만, 그 이면에는 주인공과 같이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는 게임의 히로인이다.
개인적으로도 게임을 즐기면서 이러한 '금마리'의 매력에 푹 빠졌는데,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대사와 행동을 설정하는 과정에 대해서도 들어볼 수 있었다.
게임 내에서 '금마리'는 주인공과 완전히 대비되는 성격으로, 그에게 단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조잘거리며 높은 '텐션'을 갖고 있는 명랑한 캐릭터다. 개인적으로는 실제 여고생이었던 기자의 조카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받았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산나비'의 주인공은 아주 진지한 성격인데 처한 상황조차 암울하다. 시종일관 진지한 이야기를 하면 스토리가 단조로워질 것 같아, 이러한 주인공의 '진지함'을 완충해줄 수 있을만한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금마리'의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뛰어난 스토리와 연출은 높은 몰입감과 동기부여를 위한 것
완성도 높은 와이어 액션과 캐릭터들의 '케미' 외에도, '산나비'의 강점 중 하나가 바로 스토리와 연출이다.
2D 플랫포머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 특성상 몰입감 높은 연출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기에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매우 뛰어난 편으로, 이렇게 연출에 신경을 쓰는데 있어 절대 쉽지만은 않았다는 게 유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아무래도 가장 힘들었던 것은 스토리가 텍스트만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리소스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며 "풀 애니메이션으로 이루어진 컷씬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리소스 양이 필요하다. 이게 가장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이렇게 어려운 점이 있음에도 연출에 힘을 준 이유는 바로 높은 몰입감을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몰입감을 높여 유저들에게 게임을 플레이 할 충분한 동기를 부여하고자 했다는 것.
유 대표는 "초보자들을 위한 옵션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산나비'가 마냥 쉬운 게임은 아닌데, 동기부여가 없다면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이 될 것 같았다"고 전했다
새로운 도전으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뤘다면 '인디 게임'
"'산나비'를 만들면서 정말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아니, 어려움 밖에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타 인디 게임 개발팀들이 으레 그렇듯, 원더포션 또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유 대표는 회고했다. 하지만 그는 "그래도 우리가 힘들여 만든 결과물을 게이머 분들이 재미있게 플레이 해주시면, 그런 어려움들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즐거움이 분명히 있다. 이래서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특히 유 대표, 원더포션이 생각하는 '인디 게임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새로운 도전을 했고, 그 도전을 위해 가시밭길을 걷고, 또 거기서 의미 있는 성취를 이루어 냈다면 그것이 인디 게임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덧붙여 유 대표는 현재 인디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인디 게임 개발이라는 가시밭길을 걷는 모든 사람들은 분명, 반드시, 의심의 여지없이 당장 개발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힘들 것"이라며 "하지만 이 '고행길'을 걷는 사람들이 혼자는 아니다. 끝까지 걷다 보면 분명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머들의 의견 하나하나 소중하게 검토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많아
한편, 유 대표는 유저 분들의 피드백 하나하나가 개발에 있어 매우 소중했다고 전했다. 특히 유저들이 전달한 피드백이 게임에 실제로 적용된 사례도 수없이 많으며, 의견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검토해보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무엇인지 묻자, 유 대표는 프롤로그의 헬리콥터 조종사 관련 피드백을 언급했다. 프롤로그가 끝날 때 헬리콥터 조종사가 너무 허무하게 죽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상상 이상으로 많았고, 이에 원더포션은 얼리 액세스 출시 버전에서 주인공이 조종사를 추모하는 장면을 추가했다.
이 외에도 2021년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BIC)'에 게임을 출품했을 당시 있었던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는다고 소개했다.
당시 원더포션은 소정의 상품을 걸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피드런 이벤트를 했다. 엄청난 실력을 가진 관람객 몇 명 간의 경쟁이 붙었고, 결국 행사가 끝날 때까지 신기록 갈아치우기 대결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게임의 현재 완성도를 10점 만점으로 몇 점 정도를 주고 싶은지 묻자, 유 대표는 5점이라고 답했다. 난이도 문제와 함께, 콘텐츠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조작감 또한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정식 버전에서는 이러한 개선점들이 모두 해결되길 바라본다.
지상 과제는 '산나비'를 끝까지 완성 시키는 것… "끝까지 초심 잃지 않고 개발해 나가겠다"
2021년, 원더포션은 네오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네오위즈는 인디 게임 사업을 통해 유망한 인디 게임들을 발굴하고 게임의 성공을 돕는 파트너사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한 '스컬'은 국산 인디 게임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1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자는 네오위즈가 퍼블리싱을 맡은 인디 게임 개발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하게 되면 만족도가 어떤지 종종 묻곤 한다. 공통적으로 개발팀이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개발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해 좋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원더포션 또한 네오위즈의 이러한 자유로운 개발 환경을 존중해주는 점이 인디 게임 개발팀 입장에서 매우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여기에 더해 로컬라이징, 마케팅, PR 등에서 크게 도움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한편, 원더포션은 '산나비' 외에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아직 없다며, 우선 '산나비'를 끝까지 완성 시키는 것이 지상과제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유 대표는 '산나비'를 즐기고 있는 게이머들에게 "부족한 점이 많은 '산나비'를 응원해 주시는 모든 게이머 분들에게 너무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심혈을 기울여 멋진 게임으로 보답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개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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