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등 게임사들의 애니메이션 외주 업체 '스튜디오 뿌리'에서 제작한 홍보물 일부에서 부적절한 남성 혐오 표현(메갈리아 손 모양)이 발견되면서 이 업체에 홍보물 제작을 맡긴 국내외 게임사들이 자사 홍보물에 대한 일괄점검을 시작했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서 관련 표현이 다수 제작물에서 발견되고 있고 제보도 많아지고 있어 국내 게임사들의 피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스튜디오 뿌리'가 제작한 '메이플스토리'의 캐릭터 '엔젤릭버스터' 홍보물에서 남성 혐오 표현이 처음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넥슨은 '전장의 아이돌' 콘셉트를 가진 '엔젤릭버스터'의 리마스터 업데이트를 선보이면서 홍보용 뮤직비디오의 제작을 외주 업체 '스튜디오 뿌리'에게 맡겼다.
'스튜디오 뿌리'는 여러 게임의 홍보용 PV 제작를 맡으면서 이름이 알려진 애니메이션 제작 스튜디오로, 넥슨, 스마일게이트, 호요버스 등 주요 게임사들의 PV 또는 인게임 컷씬을 제작해 높은 퀄리티로 유명세를 탔다.
그런데 '스튜디오 뿌리'에서 제작한 일부 영상에 남성 혐오를 표현하는 손 모양이 교묘하게 삽입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특히 처음 남성 혐오 표현이 발견된 '엔젤릭버스터' 뮤직비디오의 원화를 담당한 소속 애니메이터가 과거 SNS에서 과격한 남성 혐오성 관련 글을 작성하거나 관련 글을 재개시 했던 행적이 드러나면서 문제가 커졌다.
이에 넥슨 등 주요 게임사들은 부적절한 표현이 포함된 영상들을 비공개 처리하고 공지사항을 게재하며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일부 게임사에서는 교묘하게 숨겨져 있을지 모르는 남성 혐오 표현을 찾기 위해 일괄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시작된 후 이용자들이 프레임 별로 영상을 살펴보고 공개된 원화까지 찾아가며 의심하고 있는 홍보물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먼저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공지사항을 통해 "현재 커뮤니티에 '엔젤릭버스터' 홍보물과 관련한 논란이 발생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많은 용사님께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며 "해당 홍보물은 더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최대한 빠르게 논란이 된 부분들을 상세히 조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진행하고자 합니다. 홍보물 제작 과정에서 세심하게 검토하지 못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고 전했다.
또 '블루 아카이브'는 김용하 총괄 PD 명의로 공지사항이 게재됐다. '블루 아카이브'의 경우 '스튜디오 뿌리'에서 제작한 1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등 중요 PV에서 엄지와 검지를 작게 맞대는 모양의 남성 혐오 표현이 발견됐다.
김용하 총괄 PD는 "'블루 아카이브'의 영상 홍보물 중 일부 부적절한 표현이 포함된 점을 확인하였으며, 이로 인해 많은 선생님께 심려를 끼쳐 드리게 된 점 먼저 사과드립니다.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는 영상들에 대해서는 진위 확인과 빠른 조치를 위한 비공개 처리가 완료되었으며 이후 진행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 공지를 통해 안내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김용하 총괄 PD는 "'블루 아카이브'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표현이나 불쾌한 감정 및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는 표현들이 포함된 영상물이 공개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상세히 조사하여 철저히 대응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많은 선생님께 심려와 불편함을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던전앤파이터',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아우터플레인', '브라운더스트2', '에픽세븐' 등의 게임들도 공지를 게재하고 관련 홍보물을 비공개 처리하며 점검에 나섰다.
특히 '던전앤파이터'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의 이원만 디렉터, 옥성태 디렉터는 이용자들을 향한 부적절하고 바람직 하지 않은 표현은 용납할 수 없다며, 빠짐없이 검토하고 조치 사항에 대해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으로 '스튜디오 뿌리'에 작업을 맡긴 게임사들은 큰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오래 전부터 믿고 맡긴 스튜디오의 홍보 작업물에서 게임의 이미지에 큰 악영향을 주는 페미니즘, 남성 혐오 표현이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가 발견된 탓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게임사에서 '스튜디오 뿌리'를 대상으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스튜디오 뿌리'는 26일 오후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과문을 내놨다.
스튜디오 측은 "동작과 동작 사이에 이어지는 것으로 들어간 것이며 의도하고 넣은 동작이 절대 아니다. 해당 스태프는 키 프레임을 작업하는 원화 애니메이터로, 우리가 하는 모든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나 이러한 동작 하나하나를 컨트롤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또 스튜디오 측은 해당 스태프가 작업한 컷의 리스트를 정리해 각 게임사에 전달했으며, 의혹이 있는 모든 장면을 수정하고 문제를 일으킨 스태프가 앞으로의 수정 작업 및 모든 PV 작업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 현재 작업하고 있는 작업물의 회수, 폐기, 재작업과 내부 교육도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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