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타이틀 '데이브 더 다이버'로 홈런을 친 넥슨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두 번째 게임, '낙원: LAST PARADISE(이하 낙원)'의 프리 알파 테스트가 최근 종료됐다.
민트로켓은 '낙원'의 첫 테스트인 이번 알파테스트를 12월 4일까지 '스팀'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개 테스트 형태로 진행했다. 또 여기서 받은 피드백과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게임성을 가다듬을 예정이다.
민트로켓에서 개발하고 있는 '낙원'은 서울을 배경으로 하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잠입 생존 게임이다. 최초에는 '프로젝트 낙원(NAKWON)'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으며, 민트로켓은 정식 명칭을 '낙원: LAST PARADISE'로 결정하고 소통을 위한 디스코드 채널을 오픈했다.
'낙원'은 파밍 및 탈출, PvPvE 등을 핵심 게임성으로 삼는 루트 슈터의 파생 장르, '익스트랙션 슈터' 또는 '익스트랙션'과 장르적인 특성을 다수 공유한다.
이 '익스트랙션' 장르는 한 세션 내에 10여명 내외의 유저가 함께 매칭된다. 여기에 공공의 적인 적대 NPC는 물론이고 유저들 사이에서의 대립도 가능해 새로운 긴장감과 재미를 만들어내는 것이 특징이다.
또 세션 내에서 파밍한 아이템을 보유한 채 탈출하면 그것들이 모두 나의 것이 되지만, 만약 세션 내에서 사망한다면 당시 보유하고 있던 아이템을 잃게 된다는 특징도 있다. 이 파밍 과정에서 NPC, 유저들과의 협동 또는 대립이 주는 재미가 매력 포인트다.
이러한 장르적 특성은 '낙원'에도 고스란히 녹아 들었다. 유저는 폐허가 된 서울 무법지대에서 좀비를 피하거나 물리치며 각종 자원들을 파밍해야 한다. 그리고 이 파밍한 자원들을 가지고 무사히 안전지대로 살아 돌아와, 자신의 시민 등급을 상승시키고 자본을 쌓아 가는 것이 게임의 목표가 된다.
순탄치만은 않은 파밍과 탈출, '익스트랙션' 장르의 재미 잘 담아내
게임의 첫인상은 프리 알파 버전임을 감안하면 준수한 편이다. 텍스쳐와 UI, 모션 등 전반적인 퀄리티와 완성도는 아쉬운 점이 많지만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므로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프리 알파 테스트에서 즐길 수 있었던 지역은 서울 종로3가의 '탑골공원'과 '낙원상가' 인근이다.
현재는 구현된 장소의 크기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간판 등 주위를 살펴보면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맞이한 서울이라는 느낌을 주기에 모자람은 없었다. 다만 탈출구 및 좀비의 밀도 및 위치는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낙원'의 핵심 게임성은 바로 파밍과 탈출(생존)이다. 로비에서 장비와 소비 아이템들을 세팅하고 세션에 참가하면, 그 후에는 조심스럽게 맵을 탐험하며 아이템을 파밍해야 한다. 아이템을 충분히 파밍했다고 판단되면 탈출구를 통해 생환하면 된다.
파밍은 단순히 고가의 판매용 아이템을 획득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각종 재료 아이템들도 세션 내에서 찾을 수 있으니 꼼꼼히 파밍하는 편이 좋다. 또 인게임에서는 제작이 가능하므로 자신이 착용할 방어구를 즉시 만들어 착용할 수도 있다.
NPC의 의뢰, 즉 퀘스트를 클리어 하기 위한 아이템도 파밍 해야 한다. 또한 시민 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므로 최대한 좋은 아이템이 등장하는 '핫스팟'을 잘 기억해두는 것도 중요하다. 물론 탈출하지 못한다면 모두 '말짱 도루묵'이 되니 주의해야 한다.
탈출하는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다. 죽여도 다시 부활하는 좀비들을 피하거나 때로는 무력화 시켜야 하며, 다른 유저들과의 교전도 해야 한다. 게임을 처음 접하면 길을 찾는 것도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낙원'에는 '익스트랙션' 장르의 핵심 재미인 파밍과 탈출의 과정 그리고 여기서 느낄 수 있는 재미가 잘 담겼다. 개발 단계이므로 그래픽, UI, UX 적인 면에서 아쉬운 점은 있지만 흥미로운 게임성이 아쉬움을 커버하는 느낌이다.
극히 제한된 시야와 총기의 제약, 높은 긴장감이 게임의 매력 포인트
긴장감은 '낙원'이 가진 큰 강점이다. '익스트랙션' 장르의 대표주자인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도 상당한 긴장감과 압박감을 주지만 '낙원' 또한 만만치 않다.
어둡고 극히 제한된 시야와 부실한 장비, 도처에 깔려 있는 예민한 좀비와 언제 어디서 공격해올지 모르는 다른 유저의 존재, 한 장소에서 계속 머무를 수 없도록 하는 독성 가스 등 나를 제외한 모든 요소들이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우선 시야의 경우 손전등이 제공되지만 이를 게임 내내 켜두고 다니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없다. 다른 유저들에게 나의 위치를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뛰어다니거나, 차를 건드리거나, 총을 사용하는 등 큰 소리를 내는 것도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이 또한 다른 유저들의 이목을 끌기 때문이다. 불필요하게 소리를 낸다면 나를 노리는 유저에 의해 성공적으로 탈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낮아진다.
좀비들도 무시할 수 없는 탈출의 방해 요소다. 의외로 시야가 넓게 트여 있어서 멀리서도 잘 눈치 채며 소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대한 몸을 숨기고 이동하거나 뒤에서 암살하는 등 조심스러운 플레이가 요구된다.
특히 좀비들은 체감상 탈출구 근처에 더욱 많이 배치되어 있는 느낌이라 주의해야 한다. 또 좀비와 불가피하게 싸움이 벌어지면 소리를 듣고 근처의 좀비나 유저까지도 함께 몰려오는 경우가 많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한다.
다른 유저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상당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언제 어디서 나를 공격할지 알 수 없고, 다른 유저가 호의적인지 호전적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나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판단이 중요하다.
특히 PvPvE인 만큼 다른 유저와 무언의 평화 조약을 맺고 그냥 지나치거나, 좀비에게 공격당하는 유저를 나도 함께 공격해 아이템을 강탈할지 등 그때그때의 선택지와 상황이 다르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총기의 제약도 의도적으로 강하게 설정돼 있다. 총기 소유가 미국과 달리 극도로 제한적인 한국을 배경으로 해서인지 총과 총알을 구하기 어려울뿐더러(가격이 매우 비싸다) 총을 사용하면 매우 큰 소음이 나 좀비들과 유저들의 '어그로'를 끌기에 오히려 자신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
근접전에서의 불안정한 판정과 튜토리얼 개선 필요해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는 역시 전투에서의 불안정한 판정 및 모션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테스트를 위해 마련된 소규모 서버이기에 생기는 문제인지, 또는 아직 판정에 대한 디테일한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인지 알 수는 없다. 다만 근접 전투가 메인이 되는 게임인 만큼 다음 테스트에서는 반드시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튜토리얼의 대대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이번 프리 알파 테스트의 튜토리얼에서는 기본적인 조작 방법과 좀비들의 특성, 아이템의 활용 방법 등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다. 하지만 게임의 장르적인 특성과 재미 요소 그리고 목표에 대해서는 간결하게 이미지로만 준비돼 있다.
만약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 등 나와 같이 기존 '익스트랙션' 장르에 익숙한 유저라면 준비된 튜토리얼은 크게 의미가 없는 수준이다. 목적이 무엇인지, 인게임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장르를 즐겨보지 않은 유저에게는 게임에 적응하고 재미를 느끼기에는 부족하다. 당장 인게임에 들어가서 무엇을 해야 할지 다소 불친절하게 제시되기 때문이다.
튜토리얼에서 기본 조작과 아이템 사용에 대해서 알려주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완전히 새로이 유입되는 유저들을 위한 장르 특성을 설명해주는, '첫 탐험'이라는 콘셉트의 실질적인 플레이 튜토리얼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직접 즐겨본 민트로켓의 신작 '낙원'은 프리 알바 버전의 빌드임에도 '익스트랙션' 장르의 핵심 게임성과 재미가 잘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완성도를 높이고 잘 다듬는다면 '데이브 더 다이버'를 이어 상업적으로도, 또 평가 측면에서도 크게 호평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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