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20일, 공동대표 체제 출범과 관련한 미디어 설명회를 열고 사상 첫 공동대표 체제에 돌입하는 엔씨의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실적 악화, '쓰론 앤 리버티' 등 출시 신작에 대한 기대치 이하의 성적 등 엔씨를 둘러싼 여러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가운데, 이날 공동대표 체제 출범 미디어 설명회에는 김택진 대표와 박병무 대표 내정자가 참석해 사전 질의에 대한 상세한 답변을 이어갔다.

엔씨는 회사가 맞이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를 목표로 전사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특히 김택진 대표는 게임 부문을 맡아 역량을 강화하고,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M&A와 경영 효율화 등에 힘쓰며 회사의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리니지' IP 한계에 공감… '포스트 리니지' 위한 노력 기울일 것

먼저 '리니지' IP의 한계에 대한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 리니지'에 대한 생각이 어떤지 묻는 질문에 김택진 대표는 "같은 생각이다. '블레이드 & 소울 2'와 '쓰론 앤 리버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신뢰가 많이 손상됐다"며 "하지만 두 게임은 글로벌에서의 성과를 목표로 성장 중이다"라고 평했다.

또 그는 "'리니지 라이크'를 하나의 장르로 부르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이 시장이 그만큼 튼튼한 고객 기반을 가졌다는 증거다. 이 시장에서 엔씨가 가진 경쟁력은 높다고 생각한다"며 "경쟁력을 보강하고, '포스트 리니지'를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트 리니지'를 위한 노력의 예로, 김택진 대표는 MMO를 RPG에서 벗어나 다 장르로 확대하는 것을 들었다.

또 글로벌에서 크지 않은 엔씨의 기반과 약점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를 위해 세계적인 IP 기반의 MMO를 만드는 것, 현재처럼 오픈형 R&D 개발 기조를 지속하며 개발 기간을 단축해 선보여 성장을 이루는 것도 노력의 일환으로 소개했다.

M&A는 신중한 검토 필요… 'NC 다이노스' 야구단 운영은 계속

박병무 대표 내정자의 영입 이후 업계의 관심은 엔씨의 M&A 계획, 인력 감원과 분사 등의 경영 효율화에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신 사옥 건설, 야구단(NC 다이노스)의 운영,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법안 시행 준비 상황, 주주가치 제고 방안, 해외 사업 수익성 개선 등 다방면으로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M&A 계획과 관련된 질문에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언제 어떤 회사를 M&A 할 것인지는 그렇게 쉽게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의 관심 1순위는 게임사에 대한 M&A 및 포트폴리오 확장이다.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국내외 기업이 후보군이며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게임 외 영역에서는 엔씨와 사업적 시너지가 나는지,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동력을 보유했는지, 재무적으로 안정성과 수익성을 갖추고 있는지가 복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라며, 성공적인 M&A를 위한 인내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병무 대표 내정자는 "M&A는 큰 자본이 들어가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잠재 후보군을 100여개 검토하면 성공하는 것은 3~4개뿐이다. 모든 조건을 갖춘 기업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적절한 회사가 나오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TF를 구성했으며, 치열하게 논의 및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라이브 서비스 및 인력 감축, 분사 등의 계획에 대해서는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은 이미 시작되었으며, 지속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논 라이브, 라이브 게임을 이미 한 차례 검토했으며 주기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프로세스도 구축했다. 경영 효율화 작업은 계속된다"고 말했다.

또 박 대표 내정자는 실적이 악화된 현재 시점에서 야구단(NC 다이노스)을 운영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잠정적으로 내린 결론은 신규 게임의 마케팅, 우수 인재 발굴, 콘텐츠와의 시너지 등을 고려해 매각보다 비용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엔씨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철저하게 준비돼… 명백한 권리 침해 게임에는 법적 조치할 것

3월 22일부터 시행되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공개에 대한 준비 상황을 묻는 질문에는 박 대표 내정자는 몇 달 전부터 TF를 구성해 철저하게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상반기 내로 게임 내 확률 정보를 외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준비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엔씨는 확률형 아이템의 자율 정보 공개 시점부터 충분히 잘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확인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고객 권익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철저하게 운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엔씨는 최근 카카오게임즈, 레드랩게임즈, 웹젠 등 국내 일부 게임사에 대한 소송을 재기하는 등 IP 보호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소송전에 대한 법조인으로서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박 대표 내정자는 "개발자들이 혼을 넣어 만든 개발을 카피하는 것은 개발자들의 의욕을 상실 시키고 게임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이다. 법적으로도, 거래 질서 측면에서도 절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엔씨가 모든 '리니지 라이크' 게임에 대한 소송을 걸고 법적 조치를 취하려는 것은 아니다. 법적 권리 침해가 명백하고 도가 지나친 게임에 대한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며, 엔씨는 자체 개발 IP의 가치를 지키며 엄중하고 신속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신 사옥 건립은 2020년부터 추진… 현재 주가 수준은 과매도에 따라 저평가돼

실적이 둔화된 상황에서 신 사옥을 짓는 이유에 대해서도 박 대표 내정자가 설명을 이어갔다.

박 대표 내정자는 "신 사옥 건립은 최근 결정된 것이 아닌, 2020년부터 추진되어 온 것이다. 현재 사용 중인 사옥에 전체 직원의 50%만 수용 가능하며, 나머지 50%는 두 개의 다른 임대 건물에서 일하고 있다. 신 사옥 건립으로 전 직원을 모두 수용할 수 있다면 업무 효율이 증대될 것이라고 봤다. 건축 허가는 지난해에 났다"고 말했다.

한편, 박 대표 내정자는 자사주는 엔씨가 M&A를 추진하는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금 더 지켜봐달라고 주문했다. 또 현재 주가 수준은 과매도에 따라 저평가 되었다고 본다며, 엔씨가 지속 성장 가능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변화를 보여주고 또 지속 성장 가능한 기업으로 만드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의 핵심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해외 콘솔 시장 공략, 해외 법인의 수익성 개선 등 주요 해외 사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김택진 대표는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대형 신작은 콘솔 버전도 같이 개발 중이다. 또 '퍼플' 플랫폼 확장에도 주력하고 있다. '퍼플'의 크로스플레이 기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외부 IP 입점까지도 문을 열어두고 있다. 다양한 IP들이 '퍼플'을 통해 입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이드 & 소울 2'가 판호를 발급 받은 가운데 중국 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서도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김택진 대표는 "중국 시장은 규제 대응이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퍼블리싱 전략을 세밀하게 조율하고, 개발 과정에서 중국 시장에 최적화한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퍼블리셔들과의 협력은 올해 더욱 활발하게 이루어질 것이며, 론칭을 위한 실행 과정을 보여드릴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