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호요버스의 신작 '젠레스 존 제로'는 수수께끼의 재해 '공동'이 발생한 세계 속 최후의 도시 '뉴에리두'를 배경으로 공동의 비밀을 파헤치는 주인공 '로프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시 전 진행한 사전예약 이벤트에서 글로벌 사전등록자 4,700만 명을 돌파한 젠레스 존 제로는 출시 후 빠르게 매출 Top 10에 안착하며 안정적인 국내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원신', '붕괴: 스타레일' 등을 통해 자신들만의 확고한 액션 스타일을 대중에게 선보인 호요버스가 젠레스 존 제로에서는 또 어떤 재미를 준비했는지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즐겨보았다.
신은서 기자
먼저 내가 직접 즐겨 본 호요버스의 신작 '젠레스 존 제로'를 한마디로 평가하자면 개발사의 장점은 살리면서 이전과는 다른 재미를 주고자 했던 고민이 드러나는 게임이었다.
게임의 기본적인 전투 스타일, 캐릭터 수집 요소, 생활 콘텐츠 등은 이미 호요버스들의 이전 작들 또는 거기서 파생된 다른 게임을 조금만 즐겨 본 유저들이라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흡사했다.
그렇기에 이 게임의 특징은 액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액션 외적인 부분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바로 던전(공동)에서의 퍼즐 요소이다.
물론 다른 게임에서도 던전 내의 기믹 수행을 통해 간접적으로 퍼즐 요소를 넣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게임은 그 수준이 아니라 퍼즐 요소 또한 이 게임의 한 축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비중이 매우 큰 편이다.
플레이어는 이 게임 내에서 '로프꾼'이라는 공동의 길잡이 역할을 하면서 캐릭터들을 올바른 길로 안내해야 한다.
공동 내에서는 강력한 적, 플레이어의 진행을 막는 장애물이 등장하기도 하며 무거운 상자를 옮겨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등 다양한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특히 공동에 오래 머물면 침식이 생겨 전투 디버프를 획득하게 되므로 즉 플레이어들은 최소한의 루트로 최대한의 효율을 뽑아내는 루트를 고민해야 하는 것. 당연하게도 초반에는 플레이어들을 방해하는 요소가 강하지 않지만 나중에는 퍼즐 단계에서 공격하는 폭탄 같은 것이 등장해 최악의 경우 HP가 거의 바닥난 채로 전투에 돌입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외에도 눈에 띄는 점이라면 이 게임의 사운드의 활용이었다.
많은 액션 게임에서 사운드는 전투의 몰입감을 높이는 보조 요소로 등장했지만 이 게임에서의 사운드는 생각보다 전투에 큰 영향을 주었다.
물론 기본적으로 판정 사운드로 인해 전투에 몰입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 전투는 적의 전투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 캐릭터를 스위칭하거나 강력하게 공격하면서 콤보를 쌓는 것이 중요한데 그 적의 공격을 피하는 타이밍을 알려주는 것이 바로 사운드이다.
즉 이 게임의 주요 전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운드 플레이가 필수라는 것.
다만 개인적으로 3D 게임에 멀미가 심한 상태에서 화면은 빠르게 전환되고 사운드 플레이도 집중해야 하다 보니 전투를 오래 플레이하기에는 다소 힘들었다.
이 외에도 뽑기 시 최고 등급의 결과물에 따라 BGM이 격렬해진다는 점은 뽑기를 좋아하는 나 같은 유저들에게 도파민을 최고조로 올리는 느낌이라 대부분의 게임을 할 때 BGM을 끄고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게임만큼은 BGM을 꼭 키고 플레이할 수 밖에 없었다.
한줄평: 멀미는 최고조인데 게임 재미도 최고조라 견디면서 플레이하게 된다.
박종민 기자
호요버스가 신작 '젠레스 존 제로'를 통해 또 한번의 시장 개척에 나섰다. 수수께끼의 재해 '공동'이 발생한 세계 속 인류 최후의 도시 '뉴에리두'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그리는 이번 작품은 로그라이크 ARPG를 지향하는 독특한 게임성으로 출시 전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ARPG를 전면에 내세우는 만큼 초반부 보여지는 캐릭터들의 수려한 액션은 이 게임의 특장점이다. 액션의 연출 자체를 놓고만 평가한다면 사실 좀 평범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그러한 액션을 보는 과정을 굉장히 단순화 시켜놨기에 '아재'들도 손쉽게 눈이 즐거운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은 매력 포인트다.
게임의 초반부를 지나고나서 로그라이크 요소가 반영되는 후반부에 들어서면 손쉬운 액션성에 감춰진 이 게임의 진실(?)이 드러난다. 상당히 고민할 것들이 많아지게 되는데 이 요소가 액션 시스템과 결합해 시너지를 갖추게 되느냐, 아니면 디메리트로 작용하느냐에 대한 선택과 판단이 매우 중요해지게 된다. 당연하게도 올라운더 스타일의 게임 플레이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의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은 소위 '애정캐'로도 충분히 클리어가 가능했던 호요버스의 '원신', '붕괴 : 스타레일'과 확실히 다른 플레이 스타일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가깝다고 한다면 '붕괴3rd'와 유사한 정도?
현시점에서 젠레스 존 제로는 캐주얼과 하드코어 게임의 중간 단계를 지향한다고 볼 수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이것을 대중성과 연결지을 수 있겠지만 부정적으로 본다면 이도저도 아닌 게임이라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게임의 방향성이 현재 게임의 가장 큰 호불호 포인트인 상황이다.
'젤다짭'에서 시작해 오늘날 '원신 라이크'로 승화시킨 호요버스의 성과가 있었기에 개인적으로 젠레스 존 제로에 거는 새로운 로그라이크 스타일에도 기대가 크다. 이 게임의 흥망성쇄를 지금 판단하거나 논할 수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로그라이크 게임, 액션 게임에 익숙한 유저들이라면 한번쯤은 꼭 플레이 해보길 권하고 싶다.
한줄평: 익숙한 재료가 듬뿍 들어갔다..하지만 아직 맛은 미묘?
김성렬 기자
전반적인 비주얼은 어반 판타지 세계관과 잘 어울리게끔 설정돼 있다. 작게는 캐릭터들의 의상과 디자인 그 자체부터 자주 오가게 되는 마을의 풍경, 적 '에테리얼'의 모습 등이 대표적인 예다.
'원신'이나 '붕괴: 스타레일'과 같은 전통적인 서브컬처 스타일의 비주얼은 아니지만, '젠레스 존 제로' 만의 독특한 '힙'하고 트렌디한 비주얼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다른 게임, 그리고 자사 게임들과 비주얼적으로 차별화를 두기 위한 노력이 엿보인다.
다만 '케모미미(동물 귀)' 이상의 단계(?)를 가지고 있는 수인 캐릭터들의 비주얼이나 설정이 최소한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또 서브컬처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쉬운가는 조금 고민해볼 여지가 있을 것 같다. 또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최신작 '명조'와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모델링 퀄리티 부족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서브컬처 지향의, 더군다나 어반 판타지라는 설정을 선택한 게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세계관에 몰입하기에 어렵지 않고 이해도 쉽다. 어반 판타지라는 장르 자체가 다양한 작품에서 소화되었고 특히 게임이나 미디어에서도 자주 활용됐던 설정이기에 접근하기에 어렵지는 않다. '와이즈'와 '벨'의 시선을 따라가는 만큼 더더욱 접근 자체는 쉽다.
특히나 '젠레스 존 제로'는 자기들만 아는 이야기를 쏟아내는 스타일의 스토리 전개와 거리가 있으며, 차근차근 세계에 어떤 일이 있었고 '교활한 토끼굴' 소속 주연들이 하는 일과 저마다의 성격 그리고 역할은 무엇인지도 매우 긴 시간을 들여 상세히 소개한다. 여기에 컷씬이나 더빙 등 몰입감을 돕는 요소들도 빠질 수 없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컷씬에서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처럼 과장된 몸짓과 연기를 펼치는 '벨'은 조금 버티기 힘들었다…
'젠레스 존 제로'는 '원신'과 같은 오픈월드 게임이 아닌 만큼 콘텐츠를 준비하는데 있어 어느 정도 한계점이 있다. 이러한 콘텐츠의 양적인 전개에 대한 고민의 해답으로 호요버스는 다양한 것들을 시도했다. '제로 공동'이나 '시유 방어전'과 같이 단순히 던전을 깨고 보스를 잡는 스타일의 콘텐츠만을 준비해 두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공동' 탐색 콘텐츠와 마을에서의 의뢰 수행이다. 이중 '공동' 탐색의 경우 TV를 활용한 연출과 마치 보드 게임과 같은 플레이 방식 그리고 '제로 공동'에서 비로소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오는 로그라이트 요소가 어우러지면서 큰 지루함을 유발한다. 별달리 전략이나 깊이 있는 생각을 요구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흐름을 끊고 방해하는 요소로만 작동한다.
물론 연출이나 아이디어 자체는 훌륭하지만 '과연 이 시스템이 ARPG에 어울리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 하나의 미션을 수행할 때 10분이 걸린다면 TV 브라운관을 지켜보는 시간은 거의 절반이 넘는다. ARPG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또 퍼즐이나 번거로운 묘수풀이 같은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학을 뗄 만한 구성이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그런 사람이 바로 나다. 다른 액션 게임에서 소소하게 나오는 퍼즐조차도 흐름이 끊기고 답답함을 느끼는데 '젠레스 존 제로'에서는 오죽할까. 배속 플레이를 지원하지만 이는 미봉책일 뿐이다.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 '공동' 탐색 시스템이 게임의 완성도를 좀먹고 있다는 것이다.
'공동' 탐색 시스템을 구현한 것은 결국 '간편해지고 선택지가 적어진 액션'으로 두드러지게 되는 게임의 단점과 콘텐츠의 다양성에서 오는 한계를 커버하기 위함이겠지만(또 겸사겸사 개발에 드는 여러 비용도 줄이고) ARPG로서 깊이 있는 '젠레스 존 제로'를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여전하다. 차라리 보다 ARPG에서의 깊이에 힘을 쓰는 편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대중적으로, 또 라이트 유저들에게 잘 먹히는 스타일의 게임성이 호요버스의 핵심 특징이라고 한다. 실제로 '젠레스 존 제로'는 버튼을 정확한 타이밍에 잘 누르기만 하면 패링과 태그가 함께 이루어지며, 이를 뒷받침하는 각 캐릭터들의 액션 연출도 매우 화려하다. 이러한 시스템은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화려한 액션 게임을 원하는 라이트 유저들을 겨냥한 것일 테다.
다만 나는 '젠레스 존 제로'의 액션이 아쉽게 느껴졌다. 깊이 있는 액션, 조작 체계와 플랫폼의 물리적인 한계 사이에서의 줄타기를 적절히 잘 해낸 것은 칭찬할 만하다. 하지만 모바일 플랫폼을 의식해 패링과 회피, 그리고 QTE가 전부일 정도로 선택의 폭을 크게 줄이고 단조로워진 전투는 마치 '데빌 메이 크라이'처럼 다양한 기술로 적을 패는(?) ARPG를 원했던 나에겐 전혀 만족스럽지 않았다.
물론 반대로 '젠레스 존 제로'의 액션은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간단하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장점으로 느끼는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간단하다'는 것은 반대로 '단조롭다'는 의미도 된다. 그렇기에 나는 액션을 '보고 있는 것'이지 직접 액션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감상마저 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패링을 여러 번 해야 하거나 패링이 불가능한 공격이 섞여 들어오면서 컨트롤 요소가 늘어나고 난이도가 높아진다는 항변도 자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패링과 회피, 몇 가지 공격과 태그로 압축돼 단조롭고 지루한 액션의 한계를 완전히 해소해주지는 못한다.
캐릭터들의 성장 시스템 및 비즈니스 모델이 '원신'부터 이어져 온 것과 동일하다는 점, '원신'과 달리 캐릭터를 획득하고 난 뒤 상호작용 하거나 직접 조작하는 분량이 극히 적다는 점, 화려하지만 눈과 정신을 피로하게 만드는 각종 연출들도 호요버스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한줄평: '11호'의 공격 방식이 '데빌 메이 크라이' 주인공 '네로'의 '익시드' 같아서 정이 가던데… 이것도 설마?
이혁진 기자
세계에서 가장 게임을 잘 만드는 개발사 중 하나라는 수식어가 전혀 어색하지 않은 미호요의 신작 '젠레스 존 제로'가 출시되어 플레이해 봤다.
출시 전 테스트 버전이나 시연 버전을 플레이해 보고 이건 잘 될 것이고, 새로운 팬층을 개척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시연 버전보다 좀 더 많은 것을 담아 나온 정식 버전을 해 보고서도 같은 결론을 내렸다.
단점을 굳이 꼽을 필요가 없는, 전반적으로 잘 만든 게임이다. 대부분의 요소가 초 하이 퀄리티로 제작되어 '경쟁사들은 어쩌란 말인가, 상도덕이 없네' 같은 농담을 절로 하게 된다.
'젠레스 존 제로'에서 기존 미호요 게임들과 가장 차별화되는 장점은 역시 '캐릭터'이다. 기존 캐릭터들이 오랜 서브컬쳐 역사에서 정립된 '코드'들을 잘 조합한 익숙한 매력을 담은 캐릭터들이었다면, '젠레스 존 제로'의 캐릭터들은 기존 서브컬쳐 캐릭터 조형 문법보다는 최신 트렌드의 '버튜버' 조형 문법에 가까워 보인다.
출시 초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상어아가씨(엘렌 조)는 그대로 떼서 버튜버라고 소개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은데, 버튜버 캐릭터들과 엮이는 팬아트가 쏟아지는 게 우연이 아니라는 느낌이다.
출시 전부터 강점으로 내세운 '액션'도 큰 강점이다. 허들은 낮게, 상한은 최대한 높게라는 개발 이념을 살리기 위해 많이 고민한 느낌이 난다.
어릴 때부터 게임을 즐겨온 덕후 아재들은 '이제 좀 할만한 게임이 나왔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젊은 층에서도 액션에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원신'으로 시작된 중국게임 혁명이 2024년 '명조'와 '젠레스 존 제로'로 클라이막스에 도달한 느낌을 받는다. 서브컬쳐 장르에서 이들과 경쟁하려면 야구에서 말하는 5툴, 전반적인 퀄리티를 추구하기보다는 '블루 아카이브'나 '승리의 여신: 니케'처럼 국산 게임들이 스토리에서 강점을 보이며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는 것처럼 스토리와 캐릭터 등 확실한 강점을 하나 잡고 가는 게 맞아보인다.
한줄평: 신작하고는 콜라보 안한다던 요식업계, 젠레스와는 서로 하려고 난리. 이제야 돌아가는 걸 좀 알게 됐나 봐.
| |
| |
| |
| |
|
관련뉴스 |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