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마니아라면 한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걸작 SF 애니메이션들이 부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BIAF)에서 4K 버전으로 상영된다.
BIAF는 2024년 26회를 맞이한 아시아 최고 권위의 애니메이션 영화제. AI로 창작 과정이 변화하고 있는 시대를 맞아 애니메이션의 본질로 돌아가자는 의미에서 '순수의 시대 : SF 애니메이션 (4K)' 이라는 테마의 특별전이 마련됐다.
이번에 특별전 상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인간의 정체성을 깊이 있게 사유하는 장편 애니메이션들로, 1987년부터 1995년까지 셀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24 프레임, 애니메이션 본연의 장르에 충실한 작품들이 망라됐다. AI가 대유행하는 현재, 과거에 만들어진 이 2D 기반 SF 작품들의 신비한 매력은 여전히 유효할 것이다.
먼저 농담반진담반으로 국내 씨네필들에게 최초로 인정받은 애니메이션으로 꼽히는 오토모 카츠히로 감독의 걸작 '아키라'가 상영된다. 현대 일본을 보고온 듯한 미래시가 담긴 디스토피아 SF 걸작으로, 오토모 감독을 단 한 작품만에 세계적 거장으로 끌어올린 작품이다.
사이퍼펑크 장르의 대표작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도쿄가 파괴된 후의 미래 사회를 예견한 작품이다. 바이크를 모는 카네다와 그의 친구들이 초능력을 가진 소년 테츠오와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뛰어난 작화와 혁신적인 비주얼, 빼어난 주제와 강렬한 사운드트랙으로 시대를 넘어서는 명작으로 남았다.
다음으로 야마가 히로유키 감독의 '왕립우주군'이 상영된다. 지구와 닮은 호수 가 왕국 오네아미스. 파일럿이 되고 싶은 시로츠쿠는 막연하게 꿈을 꾸며 일상 속에 묻혀 사는 게으른 청년이다.
결국 파일럿 모집에서 떨어지자, 파일럿 대신 우주군을 모집한다는 왕립우주군에 지원한다. 20대의 야마가 히로유키, 안노 히데아키, 사다모토 요시유키, 그리고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가 참여해 신화적인 가이낙스(GAINAX) 를 탄생시킨 전설의 걸작을 스크린에서 4K로 볼 기회이다.
토미노 요시유키 감독의 전설적 극장판 건담 작품 '기동전사 건담 역습의 샤아'도 눈여겨 봐야 할 작품이다. 인류의 앞날을 위해 신념을 갖고 싸웠지만 결국 절망한 샤아 아즈나블은 인류를 우주로 끌어내기 위한 거대한 테러를 벌이고, 건담의 파일럿 아무로 레이가 샤아를 막기 위해 싸운다.
'기동전사 건담'을 상징하는 아무로와 샤아의 서사를 마무리하는 작품으로, 연출 및 비주얼, 음악, 액션 등 모든 점에서 역대 '건담' 시리즈 중 가장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역습의 샤아'와 함께 '기동전사 건담 F91'도 4K 상영된다. 우주전쟁의 기억과 '건담'이 잊혀질 정도로 시간이 지난 시대. 귀족주의를 내세운 '코스모 바빌로니아'의 반란 앞에 지구연방은 무너지고, 그 참상을 보다 못한 소년 시부크는 건담을 닮은 시험제작기 'F91'에 타고 전장에 나선다.
'기동전사 건담'을 탄생시킨 토미노 요시유키, 캐릭터 디자이너 야스히코 요시카즈, 메카닉 디자이너 오오카와라 쿠니오가 다시 모여 만든 작품으로, 우주세기 '건담'의 세계관과 서사에 변화를 도입하였다.
마지막으로, SF 애니메이션 사상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가 4K 상영된다.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흐려진 미래 세계. 정보기관 공안 9과에 소속된 사이보그 쿠사나기 모토코 소령과 파트너 바토는 '고스트 해킹'을 통해 타인의 기억을 조작하고 변형시키는 정체불명의 '인형사'를 필사적으로 추적한다.
세계적 음악가 카와이 켄지의 웅장한 오프닝 테마곡과 함께, 미래사회 AI와 인간의 경계선을 탐구하는 오시이 마모루의 역작이다. '블레이드 러너'에 일본 SF계가 진 빚을 이자까지 붙여 갚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세계적으로 현대 SF 작품들에 깊은 영향을 끼친 불후의 걸작이다.
BIAF 2024는 10월 25일 개막해 29일까지 5일 동안 진행된다. '순수의 시대' 특별전에 상영되는 작품들은 대부분 국내 극장에 걸리지 않았거나, 4K 버전이 소개되지 않은 작품들. 이번 기회에 꼭 감상해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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