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추석 연휴는 9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무더위가 예고되고 있어 외부활동보다는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쐴 수 있는 실내 활동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외부 활동을 즐기지 않는 극 I 성향의 사람 입장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그리고 재미있는 문화 콘텐츠까지 더해진다면 유명 관광지 여행 못지 않은 뿌듯한 연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추석 집에서의 시원한 연휴를 선택할 사람들을 위해 함께 즐길 문화 콘텐츠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추천해보았다.
신은서 기자: T라 미숙해, T라 미숙해 '투 제니'
쇼츠 영상을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양팔을 벌리며 춤을 추면서 “T라 미숙해. T라 미숙해”라고 말하는 노래를 들어봤을 것 같다.
실제로는 “티라미수 케익, 티라미수 케익(원제목이 케이크가 아니라 케익이다)”이지만 MBTI와 연계해 T라 미숙해로 받아 들여지고 있고 여러 유명인들이 챌린지를 하면서 유명해진 노래이다.
원래 이 노래는 '위아더나잇'이라는 인디 밴드의 노래였지만 일반인들 사이에서는 배우 김성철이 부른 버전이 챌린지의 BGM으로 많이 사용돼 해당 버전이 더 익숙할 것 같다. 그리고 김성철이 이 노래를 부른 드라마가 KBS에서 2018년 방영된 드라마 '투 제니'이다.
해당 드라마의 남자 주인공인 모태솔로 박정민이 여자 주인공 권나라를 생각하며 만든 노래가 바로 티라미수 케잌이다.
아울러 그 노래 말고도 주인공 박정민이 작곡한 것으로 나오는 곡들이 더 있는데 그 중에는 '놀면 뭐하니'의 'MSG워너비' 특집에서 가창력을 인정 받은 이상이(극 중 이름 염대성)과 함께 부른 'Grab Me(원곡 가수 최낙타)'와 같이 좋은 곡들이 많으니 숨겨져 있던 명곡을 찾는 재미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록된 음악도 좋고 서정적인 스토리도 꽤 탄탄하게 구성돼 있어 이번 추석 즐긴다면 여러 부분에서 잔잔한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박종민 기자: 가벼움 속에 방심하다간 눈물 콧물 '왈칵', 재미와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면 함께 외쳐보자 'Ready perfectly'
이세계 용사 소환물이 웹툰과 웹소설 업계를 강타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시대다. 시작 과정은 다를지언정 결과적으로 적들을 일거에 소탕하는 '먼치킨' 캐릭터를 통해 독자들을 통쾌하게 만드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소년만와의 정석이라고 할 수 있는 '성장형' 캐릭터를 앞세우는 이른바 '왕귀(왕의귀환)'형 작품들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츠치히 라이토가 집필한 라이트 노벨 '이 용사가 ZZANG센 주제에 너무 신중하다(원제 : この勇者が俺TUEEEくせに慎重すぎる)'는 이러한 보편적인 이세계물의 클리셰를 따르면서도 철저한 병맛코드로 그 과정을 비틀어버리며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작품은 구원 난이도 S랭크인 '게어블랑데'를 멸망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선택된 초보 여신 리스타르테와 그런 그녀에 의해 선택돼 소환된 류구인 세이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의 설정상 S랭크 세계는 능력 있는 여신이라 할지라도 100번 이상의 구원을 경험하지 않고서는 구원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난이도가 높고 중간보스의 능력치가 이전 난이도의 마왕의 스탯을 아득히 뛰어넘어 용사와 여신 모두가 소멸할 수 있는 난이도를 갖고 있는 장소.
앞서 언급했듯 이 작품은 시작부터 성장형 작품들의 클리셰를 완벽하게 뒤틀어버린다. 용사가 소환된 것을 감지한 마왕이 시작 마을에 사천왕을 파견하며 용사 토벌에 나서기 떄문인데 숨겨진 힘이라던지, 능력 있는 물건이나 주변 인물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전력을 다해 여신을 버리고 도망가는 용사의 모습은 이 작품이 지향하는 바가 어디에 있는지 1화만에 충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등장인물들도 평범하지 않은데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슬라임 한 마리도 가지고 있는 최고위 마법을 수 회 난사하며 주변 일대를 초토화 시킬 정도로 병적인 신중함을 갖고 있는 용사와 그런 용사를 지켜보고 정신과 마음이 병들어(?) 가는 여신, 그리고 그들을 돕기 위해 나서는 주변 신들의 이야기는 기존의 이세계물에서 볼 수 없는 재미를 보장한다.
작품을 관통하는 재미 요소는 확실히 병맛코드에 있지만 이러한 개그코드에서도 독자들이 감탄할만한 디테일한 요소들이 상당하고 종극에는 모두의 허를 찌르는 진실과 감동, 여운이 남는 이 작품은 추석 연휴를 든든히 책임져주기에 모자람 없는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1쿨 12화 완결이지만 원작 라이트 노벨은 계속해서 연재중이니 관심있는 독자라면 꼭 일독을 권장한다. 단, 원작은 좀 더 고어하고 직접적인 표현이 많으니 감상에 참고하길 바란다.
김성렬 기자: 음악과 작품성 고루 갖춘 '봇치 더 록!' 극장총집편, 그리고 '최애의 아이' 2기
추석에도 문화 생활은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추석에는 '봇치 더 록!' 극장총집편, 그리고 '라프텔'에서 감상 가능한 '최애의 아이' 2기 정도를 추천하고 싶다.
우선 '봇치 더 록!' 극장총집편 후편이 25일 개봉할 예정이다. 추석 연휴 기간과 겹쳐지지는 않지만 후편의 개봉에 앞서 전편을 감상해주는 것이 팬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도리다. 만약 봤다면 한 번 더 보시라.(?)
사실 전편은 이미 상영관이 많이 내려갔고, 일부 극장에서는 하루 1~2회 정도 상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바쁜 일상 때문에 미처 전편을 극장에서 보지 못했다면 꼭 즐겨보길 권한다. 극장 특유의 대형 스크린과 빵빵한 사운드는 음악이 핵심이 되는 미디어를 감상하기에 최적이다.
극장에 가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라프텔'에서 신작들을 보는 것도 좋겠다. '최애의 아이' 2기는 7월 초 방영을 시작해 지금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데 소위 '분기탑'으로 분류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동화공방의 '진심'을 담은 연출과 작화로 눈이 즐거운 애니인 만큼 놓치지 말고 감상하자.
이혁진 기자: 잊고 있던 감성을 다시 느끼게 해 줄 지브리 명작 애니메이션
근래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지브리 작품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알게된 것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귀를 기울이면', '바다가 들린다' 같이 어린 시절, 젊을 때 여러번 본 작품들의 중요한 설정이나 결말 등을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었다.
마침 추석 연휴로 여유 시간이 생겼으니, 이 기회에 넷플릭스에서 지브리 작품들 정주행을 해 보기로 결심했고 독자 여러분에게도 지브리 작품 정주행을 추천하려 한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전쟁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라는 것은 기억이 나지 않고 소피가 할머니가 되고 하울이 아침을 엄청 먹음직하게 만들어주는 것만 기억하고 있던 기자처럼 작품의 전개나 결말이 기억나지 않는 분이 많을 것 같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부모님이 돼지가 된다, 가오나시가 소동을 일으킨다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는 당신, 이 기회에 하나하나 다시 살펴보며 기억을 새로이 하도록 하자.
아직 안 본 가족이 있다면 함께 보며 시간을 보내기에도 딱 좋은 작품들이다. 지브리 작품 중에서도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바다가 들린다'인데, 이 작품이 너무 좋아 배경이 되는 일본 고치(시고쿠 남단)에 성지 순례를 다녀오기도 했다.
'바다가 들린다'는 지브리 작품이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나 타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아닌 모치즈키 토모미 감독이 담당해 2권의 원작 소설 중 주인공들의 고등학생 시절을 담은 1권만 영상화했다.
넷플릭스가 돈을 대서 2부 영상화를 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고, 독자 여러분이 지브리 작품 시청을 많이 해 주면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올라갈 것 같다는 사심도 조금 담겼다. 하지만 '바다가 들린다' 2부라니, 독자 여러분도 보고 싶을 것이다. 누가 안 보고 싶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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