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국내에 정식 발매된 PS Vita는 발매 초기, 킬러 타이틀 부재로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그라비티 러시', '언차티드' 등 PS Vita의 성능을 잘 살린 게임들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의 적극적인 한글화 정책 하에 출시되고 '페르소나4' 리메이크판, '페이트 스테이나이트 레알타 누아', '타임 트래블러즈' 등 대작들의 발매가 예정되면서 PS Vita의 인기가 국내에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실제 지난 6월 발매된 신버전 'PS Vita 크리스탈 화이트'는 없어서 못 구하는 상태로 SCEK는 추가 물량을 준비해 7월 말~8월 초 사이에 다시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에 소개할 게임은 PS Vita가 어떤 게임기인지 잘 보여주는, PS Vita의 성능을 잘 살린 게임인 '그라비티 러시'다.
그라비티 러시는 지난 6월 12일 한글화 발매된 후 꾸준한 인기를 얻으며 PS Vita 유저라면 반드시 플레이해야 할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라비티 러시를 하기 위해 PS Vita를 구매했다는 유저도 많다.
실제 플레이해 본 결과 그라비티 러시는 무척 매력적인 게임이었다. 물론 단점도 존재하지만 단점을 가리고도 남을 정도의 재미를 담은 작품이었다. 그라비티 러시의 장단점을 함께 살펴 보도록 하자.
그라비티 러시의 핵심 키워드 '중력'
그라비티 러시는 '중력'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다. 세계관에서도, 게임의 시스템에서도 항상 중력이 중심 소재가 되고 있다.
그라비티 러시를 처음 실행하면 화면에 사과가 하나 나온다. 유저가 사과를 터치하는 순간, 사과가 만유 인력에 의해 바닥에 떨어지고 구르면서 오프닝이 시작된다. 그라비티 러시의 매력과 특징을 압축해 보여주는 오프닝과 함께 그라비티 러시는 유저들을 중력의 속박에서 벗어난 세계로 초대한다.
그라비티 러시의 중력 시스템은 얼핏 보면 기존 액션 게임에 일부 요소로 도입되곤 했던 중력 시스템들과 별로 다를 것도 없어 보인다. '배요네타' 등에서 봤듯 주인공이 딛고 선 바닥이 지면에서 건물 등으로 바뀐 것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게임에서 중력 시스템의 핵심은 바로 부유 상태에 있다. 바닥에 발을 붙인 상태가 아니라 둥실 둥실 떠 있다가 중력을 이리저리 바꾸며 날아가는 느낌에 익숙해지면 묘한 쾌감을 받게 된다.
다만 이런 감각을 느끼고 즐기기 위해서는 중력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을 만큼 조작에 익숙해져야 하며 체감상 몇 시간 정도는 즐겨봐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하지만 조작에 익숙해 지기만하면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게임 디자인 측면에서 이렇게 신선한 경험을 다시 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필자에게 그라비티 러시는 큰 충격을 안겨 줬다.
중력 시스템을 즐기는데 방해가 되는 요인이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방향 감각이다. 중력을 이리 저리 바꾸면서 날아다니기 때문에 때때로 화면이 뒤집어지기도 하는데 이러다 보면 어디가 위고 어디가 아래인지 헷갈리게 된다.
방향 감각이 부족하거나 3D 게임에 약한 사람들이라면 그라비티 러시의 지면과 하늘도 없는 완전 공간형 부유 상태에서 길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심한 경우 멀미를 하는 유저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개발사도 그런 부분을 고려한 듯 게임 내에서는 몇 초 이상 길을 못찾고 헤메는 것 같으면 가야할 방향을 표시해주고 지도 화면을 열어 직접 가고자 하는 위치를 선택해 화면 상에 방향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멋진 오픈월드, 하지만 약점도 있다
그라비티 러시의 스토리는 초중반까지의 오픈월드 히어로 전개와 후반부의 급전개, 그리고 속편을 암시하는 결말로 정리할 수 있다.
오픈월드에서 주민들을 돕고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초반부는 정말 매력적이다. 하지만 많은 유저들이 지적하고 있듯 후반부에서 갑작스럽게 사건들이 마무리되고 이런저런 의문들을 풀어주지 않는 채로 결말을 맺어버리는 부분은 아쉽다.
오픈월드에서 스토리 미션 이외에는 대부분 도전 미션들 뿐이라는 점도 아쉬움을 남긴다. 좀 더 즐길 수 있는 미션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클리어 후에도 오픈 월드를 즐길 수 있긴 하지만 추가 미션이 없기 때문에 메인 스토리 클리어 후에도 오래 즐기고 싶은 유저들은 부족함을 느낄 것 같다.
이렇게 '더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는 것 자체가 그라비티 러시가 매력적인 게임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예고되어 있는 3종의 다운로드 콘텐츠(DLC)가 유저들의 갈증을 조금은 풀어줄 수 있을 터. 6월에 나온 첫 DLC '군대편'에 이어 7월 중으로 '메이드편'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니 그런 갈증이 어느 정도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PS Vita 유저라면 그라비티 러시
그라비티 러시는 PS Vita의 성능을 최대한 살린 게임이다. 특히 아트 부분에선 흠잡을 데가 없는 완벽함을 보여준다.만화 형식을 빌린 이벤트 씬도 자이로 센서를 활용해서 다이나믹하게 처리했고, 하늘이나 바닥, 그리고 원경의 처리, 배경 레벨 디자인은 물론 멀리 있는 건물의 색상이나 조명처리, 중력 시스템에 들어가는 이펙트와 기타 조명들까지도 정말 어느 것 하나 아쉬운 게 없을 정도로 훌륭하다. 게임의 컨셉을 감탄할 만큼 멋지게 표현하고 있다.
그라비티 러쉬는 PS Vita를 가진 사람이라면 꼭 해봐야 할 작품이다. 전체적으로 깔끔하면서 익숙해질수록 깊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멋진 게임으로 무엇보다 PS Vita에서 실사가 아니더라도 이 정도 수준의 세계에서 모험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이 작품 최고의 구매 요소가 아닐까 한다.
* 본문의 내용은 게임포커스 객원리뷰어 마이즈님이 기고하신 그라비티 러시 리뷰를 가필, 수정한 것으로 게임포커스 편집부의 편집 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필자 프로필
닉네임 마이즈. 전직 게임 기획자. 인기 게임블로거( http://blog.naver.com/madmaiz ). 잠을 안 자고 밥은 안 먹더라도 게임, 애니메이션 감상만은 하루도 쉬지 않으며 진지하게 덕의 길을 가고 있는 열혈게이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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