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게리온, 또 한번의 혁명을 기대하며

등록일 2012년10월22일 15시27분 트위터로 보내기


일본을 넘어 세계적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은 '에반게리온' 시리즈 최신작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큐'의 일본 개봉일이 2012년 11월 17일로 확정됐다. 국내 개봉일은 아직 미정.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시리즈는 일본 개봉 후 국내에도 전편 수입, 개봉되었지만 한 발 먼저 보기 위해 일본으로 가는 항공권 및 숙소를 알아보는 팬들이 적지 않다.

에반게리온은 충격적인 내용으로 서브컬쳐의 흐름 자체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품으로 내용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현재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제작위원회 방식'이라 불리는 애니메이션 제작사, 완구 등을 만드는 업체, 광고대리점, TV 등이 공동 출자해 책임을 분담하는 시스템이 일반적이다. 이 시스템은 10여년 전 에반게리온의 성공을 계기로 일반적 제작방식으로 확대, 정착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10여년 만에 부활한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시리즈는 자신이 확립한 이런 제작위원회 방식에서 탈피해 눈길을 끈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시리즈는 안노 히데아키 감독이 설립한 '스튜디오 카라'의 자주제작 작품으로 카라 측이 기획, 제작, 홍보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영화,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시리즈는 작품 개봉 전까지 정보 공개를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시사회 등도 실시하지 않으며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효과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이런 마케팅은 대성공을 거둬 첫 작품인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서'가 극장 흥행수익 20억엔(약 280억원)에 DVD판매량 21.9만장, 블루레이 판매량 4.9만장의 호성적을 거뒀다. 시리즈 2편인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파'는 일본에서만 300만 관객을 동원하며 40억엔(약 560억원)의 수익을 거뒀고 DVD 및 블루레이로 출시되어 각각 28.3만개, 35.7만개를 팔아치운 바 있다. 이번에 개봉될 큐는 더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판매량은 초동 기준)

이런 제작방식 변경은 '에반게리온'이라는 브랜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브랜드 파워가 확립되지 않은 다른 제작사들이 쉽게 따라하기엔 힘든 방식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사를 새로 쓴 에반게리온이기에 이번에도 그 길을 따라나서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꼭 자주제작이 아니더라도 에반게리온 시리즈의 대성공에 힘입어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뛰어들 업체들도 늘어날 것이다.

지난 9월 내한한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의 '큰손' 토에이의 코조 부회장은 극장용 애니메이션 제작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에반게리온의 성공은 그런 움직임을 더욱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내용과 제작방식 양면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던 에반게리온. 이번 신극장판 큐로 시작되는 시리즈 후반부에서 양쪽 모두에 (좋은 의미의) 충격을 안겨주기를, 그리고 대성공을 거둬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전성시대를 다시 한 번 열어주기를  기대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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