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는 잊어라, 완전히 달라진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달라진 배경과 시스템, 새로운 게임으로 재탄생

등록일 2013년04월25일 14시50분 트위터로 보내기


지난 3월 27일, '바이오쇼크' 시리즈의 최신작 '바이오쇼크 : 인피니트(이하 인피니트)'가 출시됐다. 지난 2007년 첫 번째 시리즈가 출시 됐던 바이오쇼크는 2007년도 당시 최고 수준의 그래픽, 음산하고 공포스러운 분위기, 탄탄한 스토리와 반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엔딩 등으로 출시된 해에 'GOTY(올해의 게임)'를 수상한 바 있는 명작이다.

'바이오쇼크'의 배경이 되는 해저도시 '랩처'

바이오쇼크의 첫 시리즈는 '앤드류 라이언'이라는 대부호가 1946년 유토피아를 표방하며 북대서양 심해에 지은 해저도시 '랩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게임은 초기에는 낙원과도 같았던 랩처가 내부의 갈등으로 폐허가 된 이후, 비행기 사고로 우연히 그곳에 도착한 주인공의 시선에서 랩처를 둘러싼 이념의 대립, 그 대립으로 인한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바이오쇼크를 접한 게이머들은 바다민달팽이에게서 채취한 '아담'이라는 실 물질로 만든 '플라스미드'를 이용한 다양한 초능력, 그 플라스미드의 원료인 아담 채취의 목적으로 바다민달팽이의 숙주가 된 '리틀시스터'와 그들의 보호자 '빅대디'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특히 폐허가 된 해저도시 랩처에 열광했다.

'바이오쇼크 : 인피니트'의 배경 공중도시 '콜럼비아'

이 때문에 일부 플레이어들은 인피니트가 출시되기 전, 시리즈의 배경이 바뀐다는 이야기에 우려를 표현하기도 했다. 바이오쇼크 특유의 어둡고 음울한 폐허가 된 랩처의 분위기가 공중도시 '콜롬비아'의 밝고 맑은 하늘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실제로 두 게임의 배경은 동일한 시리즈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콜럼비아의 곳곳에는 설립자 '콤스탁'의 동상들이 있다

인피니트는 전작인 바이오쇼크보다 앞선 1900년대 초의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엄청난 빚에 시달리는 '부커 드윗'이라는 인물이다. 부커 드윗은 '엘리자베스'라는 소녀를 데려오면 빚을 탕감해 주겠다는 의뢰를 받고 콜럼비아로 향한다.

푸른 하늘과 햇빛이 아름다운 콜럼비아

콜럼비아에는 스스로를 우상화하여 예언자를 칭하고 백인우월론을 주장하는 설립자 '콤스탁'이 중심이 되는 '설립자들(Founders)'과 노동자, 지상의 다른 국가들에서 이주한 외국인들을 이끄는 데이지 핏츠로이의 '복스 포퓰리(Vox Popili, 라틴어로 민중의 목소리라는 의미)' 두 단체들의 분쟁이 벌어지고 있었다.

주인공 부커는 공중 도시 콜럼비아의 아름다움 이면에 인종차별과 성차별, 민족주의 종교 등 심각한 문제들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되며, 자신이 찾아야 하는 소녀 엘리자베스가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인피니트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두 이념간의 대립과 그로 인해 분쟁에 휘말리는 사람들, 그리고 대립의 중심이 되는 두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또 한가지 전작과 같은 점은 이 시리즈에서 등장하는 대립들은 단순하게 게임의 스토리가 진행되는 것 뿐 아니라 실제 역사속에 존재했던 이념과 사상들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달라진 배경, 달라진 게임 시스템
인피니트의 제작사 이레셔널 게임즈는 게임의 무대를 전작의 해저도시에서 공중도시로 옮겨오면서 폐쇄성, 배경의 어둠 표현 등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했다. 대신 제작사는 공중도시에서의 이동을 위한 요소로 '스카이라인'을 게임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어두운 그래픽과 음산한 스플라이서들의 음성 대신 화려하고 아름다운 광원효과를 선택했다.

이러한 선택들로 인피니트는 전작과 비교해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고, 아름다운 공중도시 이면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됐다.

스카이라인에서 뛰어내려 적을 덮치는 등의 기습공격이 가능하다

특히 스카이라인을 눈여겨 볼 만하다. 스카이라인은 콜럼비아의 곳곳에 설치된 레일형태의 이동수단으로, 플레이어는 언제라도 스카이라인으로 뛰어올라 빠르게 적으로부터 도주할 수 있으며, 스카이라인에서 적에게 뛰어내려 기습공격을 할 수도 있다.

모든 종류의 자판기를 해킹하여 돈을 얻을 수 있다

한편 전작에서 보여주었던 자판기 해킹 미니게임은 완전히 사라졌으며, 대신 기계나 사람을 조종할 수 있는 초능력을 자판기에 이용해 화폐를 얻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초능력은 단순히 자판기나 기계형 적에게만 사용되는 것이 아닌데, 가령 인간형 적에게 사용할 경우 아군이 되어 적들과 싸우고 전투가 끝나면 자살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초능력들이 존재하며, 이것들을 강력하게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전투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되는 '테어'

또한 엘리자베스의 초능력 '테어'를 이용하여 맵 곳곳의 엄폐물, 구급상자, 무기 등을 소환할 수 있는데, 이 테어는 한 번에 한가지 밖에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전투의 양상이 달라진다.

그 외에도 전작과 다르게 체력, 초능력 등을 회복할 수 있는 아이템들을 더 이상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적의 시체로부터 물품을 노획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처럼 이번 작품의 전투에는 전략적인 선택이 매우 중요해졌다. 전작의 전투가 플라스미드, 구급상자 등 회복 아이템만 많이 비축해둬도 무난한 난이도였다면, 이번 인피니트의 플레이어들은 주인공 부커의 체력, 탄약 등을 숙지하고 필요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하며 전투를 펼쳐야 한다.

주인공을 돕는 의문의 소녀, '엘리자베스'

게임 속에서 살아있는 소녀, 엘리자베스
그간 여러 장르의 게임들에서는 플레이어를 돕는 조력자 역할의 NPC가 등장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플레이어를 돕는다기 보다는 단순하게 따라다니며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입력된 행동을 할 뿐이었다.

그러나 인피니트의 엘리자베스는 다르다. 엘리자베스는 플레이어에게 상황, 공간별로 다른 말을 건네며, 주변 사물에 호기심을 가지고 상호작용을 한다.

자신이 거주하던 탑이 붕괴되는 장면을 지켜보고있는 엘리자베스

가령 플레이어가 아이템을 수집하느라 한 구간에서 오래 머물고 있으면 엘리자베스는 전봇대에 기대어 플레이어를 기다리거나, 가판대에 있는 물건들을 관찰하며, 플레이어가 근접공격으로 적을 잔인하게 죽일 경우 끔찍하다는 듯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전투중 솔트를 던져주는 엘리자베스

또한 엘리자베스는 전투도중에도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앞서 설명한 엘리자베스의 초능력 테어 이외에도, 그녀는 플레이어가 탄약, 무기, 체력 등이 부족할 경우 상황에 맞게 아이템을 던져준다.

이 행동은 단순히 아이템을 무한정 지급하거나 플레이어가 직접 도움을 청해야 건네주는 방식이 아니다. 엘리자베스는 게임 중간중간 시체들로부터 전리품을 수집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로 인해 그녀가 아이템을 던져주는 것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상황에 따라 다른 표정을 보이는 엘리자베스

또한 엘리자베스가 항상 아이템을 건네주는 것은 아니며, 간혹 플레이어가 전투 도중 탄약이 필요할 경우 '아직 탄약을 구하지 못했다'며 탄약을 찾으러 나서기도 한다.

이처럼 인피니트는 게임 속의 등장인물인 엘리자베스를 살아있는 존재처럼 보이게 만들었으며, 플레이어들이 그녀에게 애착을 갖도록 했다.

엘리자베스를 감금/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송버드'

빅대디의 빈자리를 채워줄 송버드
바이오쇼크의 전작에서는 작고 연약한 리틀시스터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빅대디라는 강력한 적이 등장했다. 심해잠수부 형태의 빅대디는 플레이어가 리틀시스터들에게 접근하면 위협을 느껴 맹렬한 기세로 돌진해온다.

이들은 강력한 유대관계로 맺어져 있으며, 플레이어들은 이와 같은 보호자-소녀의 관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졌다. 나아가 빅대디들은 시리즈의 상징적인 존재로 등극하며 '바이오쇼크2'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전작에서 등장했던 '빅대디'와 '리틀시스터'

이번 작품에는 게임의 무대가 공중도시로 바뀐 만큼 잠수복 차림의 빅대디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엘리자베스를 감금하고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새 형태의 기계 '송버드'가 등장한다.

거대한 몸체에 민첩하게 비행하는 송버드

송버드는 공중도시 콜럼비아를 활공하며 엘리자베스를 탈출시키려는 주인공 부커에게 가장 위협적인 적이다. 송버드가 처음 등장하는 모누먼트섬의 석상에서 부커는 송버드의 거대한 크기와 민첩함에 압도당한다.

다만 이번 작품의 송버드는 전작의 빅대디들만큼 자주 등장하지 않는다. 또한 압도적인 강력함 때문인지 플레이어와 전투가 벌어지지도 않는다. 이 때문에 송버드는 빅대디 만큼의 존재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고 느껴졌다. 오히려 '핸디맨', '패트리어트'등 강력한 기계형 적들이 빅대디의 자리를 대신해준다.

아름다운 그래픽과 매력적인 스토리, '바이오쇼크 : 인피니티'

이밖에도 인피니트에는 전작에 비해 많은 부분들이 달라졌다. 앞서 설명한 스카이라인과 조력자 엘리자베스의 도움 외에 플레이어의 편의성을 위한 '네비게이션'기능, 인간형 적을 잔혹하게 죽일 수 있는 근접무기 '스카이훅' 등 다양한 시스템이 추가됐으며, 엘리자베스를 포함해 복스 포퓰리의 데이지 핏츠로이, '핀크', 의문의 '루테스 쌍둥이', 그리고 설립자 콤스탁 등 개성적인 캐릭터들,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 등 매력적인 많은 부분들이 추가되고 달라졌다.

이번 작품은 바이오쇼크 시리즈의 기존 팬들은 물론, 인피니트를 통해 시리즈를 처음 접하게 되는 플레이어들 모두에게 강렬한 인상과 깊은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임이 분명하며, 특히 사랑스러운 엘리자베스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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