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 드래곤의 제국 정복기 '디비니티: 드래곤 커맨더'

적당히 어렵고 재미있는 게임을 원한다면...

등록일 2013년09월09일 17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벨기에에 위치한 게임 개발사 라리안 스튜디오(Larian Studio)의 신작 '디비니티 : 드래곤 커맨더(Divinity: Dragon Commander, 이하 드래곤 커맨더)'가 지난달 7일, 국내 정식 발매됐다.

‘디바인 디비니티’, ‘비욘드 디비니티’, ‘디비니티: 드라코니스’ 등을 개발한 라리안 스튜디오의 이번 신작은 기존에 발매된 ‘디비니티’ 시리즈의 시대보다 훨씬 앞선 고대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디비니티2’에서 등장한 ‘막소스’가 마지막 후계자로 등장하게 된다.

게임에서 유저는 살해당한 리벨론의 초대 황제 시구르트와 드래곤인 어머니 오로라 사이에서 태어난 하프 드래곤(Half Dragon)으로 플레이하게 되며 ‘막소스’가 제공한 비공정 ‘레이븐 호’를 중심으로 드워프, 리자드, 임프, 언데드, 엘프 등 다수의 종족들과 함께 제국을 통일하고 악마의 기술을 파괴하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비공정 '레이븐 호'에서부터 주인공의 여정이 시작된다

RPG+RTS+ACTION+CBG+‥‥= 디비니티 : 드래곤 커맨더
‘드래곤 커맨더’는 기본적으로 장르가 통일되어 있지 않은 복합장르의 게임이다. 간단한 튜토리얼이 끝나면 흡사 ‘문명’과 ‘토탈워’ 시리즈를 보는 것과 같은 전술 지도 맵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과 같은 운영을 요구하는데 게임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효율적으로 맵을 장악하고 보다 쉽게 전투에서 이기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 되는 부분이다. 게임은 크게 전술 지도를 통해 전투 및 전술적인 부분을 설정하는 전략 부분과 유닛 및 드래곤의 업그레이드와 등장인물 간의 외교를 담당하는 업그레이드 및 정치 부분으로 나뉘어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투와 관련된 부분을 담당하는 전술 지도

전술 지도 운영에 있어 생산되는 유닛의 종류(업그레이드에 따라), 유닛의 활동 범위, 상성 부분까지 모든 부분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이를 신중히 고려해야 되며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전투에 대비하기 위해 효율적인 유닛 분배가 필요하다. 턴제 게임을 처음 하는 유저들에게는 초반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유닛 분배와 활동 영역을 자연스럽게 분배할 수 있는 수준까지 숙달된다면 맵 구성 자체가 복잡한 편도 아니며 각 맵을 점령했을 시 얻어지는 부가효과에 대한 게임의 영향력이 상당히 큰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보다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언듯 보기엔 평범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같아 보이지만

맵 운영을 끝내고 턴을 반복하게 되면 전투는 필연적으로 일어나게 되는데 ‘드래곤 커맨더’ 에서는 ‘스타크래프트’와 같은 일반적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의 규칙과는 다른 방식의 게임성을 갖는다. 우선, 자원만 있으면 원하는 곳에 건물을 지을 수 있는 기존 게임들과는 달리 점령전 방식으로 제한된 지역을 점령해야 건설이 가능하며 그마저도 점령지의 타입에 따라 지을 수 있는 건물이 제한된다.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거점을 잘 지켜내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거점 점령 방식은 유저들에게 유닛의 직접적인 컨트롤 보다는 전략적인 판단을 우선시하게 만드는 부분 중 하나다. 또한 지형의 고저차를 이용해 직선형 화기를 가진 유닛을 뽑거나 곡선형 화기를 뽑은 유닛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소수 대 다수의 싸움에서 보다 효율적으로 승리할 수 있게 해주며 각 유닛의 효율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불리한 상황을 역전할 수 있게 해준다.

유저가 드래곤으로 나타나 직접 전장에서 싸울 수 있다

기본적인 전투 방식의 차이 말고도 전투 부분에서 ‘드래곤 커맨더’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드래곤 모드이다. 드래곤 모드는 전투 중 명령을 내리는 하프 드래곤인 유저가 직접 드래곤으로 변신해 전투에 참가하는 시스템으로 3인칭 TPS 액션 게임을 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드래곤 모드 활성화를 통해 조작할 수 있는 드래곤의 능력은 게임의 전세를 뒤집거나 판도 자체를 뒤집을 수 있을 정도로 일당백의 강력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전략적으로 드래곤 모드를 활용해 아군이 지나갈 길을 미리 확보하거나 지대지 방어 시설을 무력화 시키는 등 전술적인 활용을 통해 전세를 뒤집을 수 있으며 멀티플레이어 모드에서는 일반 유닛들의 다양한 스킬을 활용해 상대 유저가 사용하는 드래곤을 무력화 시키는 등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전략 게임의 변수를 만들어주고 전투 자체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드래곤 커맨더’가 가지는 핵심 시스템이다.

정치 활동의 선택을 통해 각기 다른 보상을 받게 된다

‘레이븐 호’에서 진행할 수 있는 드래곤 및 유닛 업그레이드 외에도 서문에서 언급한 각 종족을 대표하는 5명의 의원들과 제국 통일을 위해 함께 전투를 펼치는 4명의 장군들과 함께 하는 정치 활동은 이 게임의 또 다른 백미다. 각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신념을 가지고 유저에게 선택을 요구하며 그 선택에 따라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달라지게 된다. 이는 ‘드래곤 커맨더’에 존재하는 결혼 시스템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5개로 나누어진 평판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활용하게 되면 그 종족에 해당되는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개발사의 깨알 같은 유머감각 또한 이 게임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다.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게 해주는 카드, 덱을 잘 구성하면 승률이 높아진다

정치적 활동을 통해 한 가지 길을 선택하게 되면 이와 대치되는 다른 한쪽의 진영의 평판이 낮아지게 되며 보상으로 전술 지도 및 전투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카드들을 획득할 수 있다. 이 카드들을 활용한 덱을 구성해 좀 더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는 지역을 보다 쉽게 점령할 수 있으며 불리한 상황에서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나갈 수 있다. 다만 덱을 구성하거나 전술 지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카드 숫자가 제한되어 있는 만큼 신중한 사용이 요구된다.

새로운 시도가 신선한 게임 vs 복합장르의 한계는 아쉬워
다양한 장르를 접목한 게임이지만 너무나 많은 요소를 집어넣었기 때문일까? 게임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하드코어 게이머들까지 만족시켜줄 정도로 깊이 있게 구현하지 못한 부분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전투 부분의 밸런스는 지속적인 패치를 통해 더 이상 일부 유닛만을 다량 생산해서는 이기기 힘들게 바뀌면서 어느 정도 밸런스를 맞춰가기 시작했지만 게임 내 정치와 결혼 시스템, 게임의 카드덱 활용 등 많은 부분이 게임 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아닌 신경 쓰지 않아도 진행이 되는 정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지속적인 패치를 통해 보완해야 될 부분이다.

각 종족의 대표들이 추천하는 공주들과의 결혼 콘텐츠, 개인적으로 깊이 있지 못해 아쉬웠다

‘드래곤 커맨더’는 게임을 경험해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게임을 시작하는 초보 유저들에게 반전의 매력을 선사할 수 있는 게임이다. 특히 너무 어렵지도 않으면서 쉽지도 않은, 즉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 꼭 필요한 핵심적인 재미요소들을 모두 느껴볼 수 있다는 점은 이 게임이 충분히 다른 명작 게임과 비교해도 좋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잘 번역된 한글화를 기반으로 정치부터 전투를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까지, 적당히 어렵고 재미있는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이 있다면 주저 없이 ‘드래곤 커맨더’를 추천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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