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법과정책학회 창립세미나 개최, "게임, 몇 년안에 책과 같은 역할 하게 될 것"

등록일 2014년04월23일 1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는 22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창립 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아주대학교 김민규 교수, 수원지방법원 윤웅기 판사, 학부모정보감사단 이경화 대표, 엔씨소프트 황순현 전무, 경희대학교 이상정 교수가 참여한 가운데 게임 산업으로 대표되는 한국 콘텐츠 산업에 대한 진흥정책과 역기능에 대한 다양한 토론이 이어졌다. 


개회사를 맡은 정상조 한국게임법과 정책학회장은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발전과 동시에 민주화를 이뤘다. 과학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발전이 있었는데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중에서도 게임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게임에 관해서 다양한 시각과 상반된 정책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학자/소비자들이 매우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오늘 창립된 한국게임법과 정책학회에서 활동하게 될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모아 현행 게임정책의 발전방향의 틀을 연구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2월 17일 프레스센터에서 창립총회를 가지고 출범한 ‘한국게임법과 정책학회’는 서울대 로스쿨 정상조 학장, 경희대 로스쿨 이상정, 한국외대 로스쿨 이병준, 국민대 법대 황승흠, 한양대 로스쿨 황성기, 중앙대 로스쿨 이정훈, 법무법인 세종 임상혁 변호사 등 게임 관련 이슈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의견을 개진해온 학계, 법원, 행정부, 실무계 인사들로 구성됐다. 
 
"게이머가 없는 게임법은 무의미"


제1주제 게임산업정책의 발전과정화 현황에 대해 토론에 나선 수원지방법원 윤웅기 판사는 토론에 앞서 “법관이 아닌 한 사람의 게이머로 토론에 참여하게 됐다. 현재 게임을 다루는 다양한 법안이 등장했는데 이러한 법을 검토하면서 느낀 점은 이러한 법들에는 가장 중요한 게이머가 없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윤 판사는 게임 산업 규제법안에 대해 현행 게임법이 수동적 입장에 놓여 있는 오디언스(Audience)에 입각해 만들어졌다고 설명하며 개체인 게이머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현행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게이머의 입장에서 게임의 자율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게임 속에서 자신의 플레이가 어느 정도의 자유를 가지고 있는가가 중요한데 정작 게임산업진흥법에는 이러한 게이머의 권리가 어디까지인지 정의해놓고 있지 않는다”며, “결국 자율은 게임공간의 제어권을 가지고 게임사와 정부가 벌이는 힘겨루기와 같은 것인데 게이머가 참여하지 않는 자율은 진정한 자율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끝으로 윤 판사는 “현재 오락의 범주에 놓여있는 게임이 몇 년 안으로 오락물의 범주에서 사라져 우리의 모든 문화를 담아내는 책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게임의 겉만 보는 것이 아닌 게이머의 권한을 법적으로 설정해 진정한 의미의 자율화를 이루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규제보다는 게임이 가진 잠재력을 확인해야


수원지방법원 윤웅기 판사에 이어 토론을 진행한 엔씨소프트 황순현 전무는 시작에 앞서 “게임업계를 대표하기 보다는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해보려 한다. 개인적으로 게임 혹은 게임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에 대한 사회적인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우리 사회에서는 게임 산업 종사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일부분만을 본 사회적인 담론이 이어져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황 전무는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강조되는 사회적 흐름에 대해 “대한민국의 게임산업의 업력이 짧은 만큼 성숙하지 못해 생기는 사회적인 책임이 부족하다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사회적 흐름이 게임이 가진 잠재력을 해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게임이 가진 가장 큰 잠재력으로 ‘교육’을 언급한 황 전무는 이미 선진국에서는 게임을 활용한 다양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단순한 이윤추구와 부작용 해소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게임과 교육이 가지는 잠재력을 깨닫고 준비할 수 있어야 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게임산업의 현황에 대한 설명을 이어나간 황 전무는 “게임산업 초기 우리나라의 게임산업 경쟁력과 경제력이 굉장히 좋았던 적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온라인 게임이나 모바일 게임이나 볼륨적인 측면에서 세계적 기업들에 비해 절대적인 열세다. 모바일게임의 성공사례로 ‘애니팡’을 언급하지만 ‘애니팡’이 우리나라에서 40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릴 때 이미 해외의 다른 기업은 조 단위의 성장과 매출을 이루어내고 있다. 기업이 꼭 돈을 벌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규제가 지속되고 5년 혹은 10년이 지났을 때 게임 산업에 몸담는 민간 기업이 얼마나 살아남을 수 있는지는 생각해봐야 될 부분이다”고 밝혔다.

특히 모바일 게임의 유통구조에 대해선 우리나라에서 열약하다고 평가되는 농산물을 예로 들며 “과다한 수수료 경쟁으로 개발사가 재생산을 위한 이윤 확보 측면에 있어 절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처해있다”고 설명하며 “사회가 게임을 바라보는 것도 새로운 형태의 놀이문화에 대한 우리들의 낯설음이 거울처럼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러한 낯설음 역시 교육적인 부분을 활성화 시켜 지속적으로 없애나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게임법과 정책학회’는 향후 게임과 관련된 각종 이슈들에 대하여 법률 및 정책학적 관점에서 쟁점들을 분석하고 의견들을 종합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할 계획이며 신진학자들의 육성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들을 개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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