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게임은 다르다"
스마트디바이스 보급률 80% 이상, 전 세계에서 인구대비 가장 높은 사용율과 가장 빠른 인프라를 보유한 대한민국 모바일게임 생태계를 카카오가 선점한 가운데 카카오와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하며 게임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새로운 플랫폼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밴드게임이다.
밴드게임은 동명의 지인기반 모바일 SNS인 ‘밴드’를 기반으로 시작된 게임플랫폼이다. 누적 다운로드 3천만, 일일 사용자 600만, 주간 사용자 1,200만 명(한국 기준)에 달할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며 대한민국 메신저의 표준이 된 카카오톡의 아성을 따라잡고 있다.
누구나 플랫폼을 만들 수 있지만 누구나 성공할 수 없는 정체된 모바일게임 시장에 초신성처럼 등장한 밴드게임, 그곳을 이끌고 있는 두 명의 사령관인 박종만, 이람 대표의 속내는 무엇일까? 게임포커스는 기자연구모임을 통해 캠프모바일 공동대표 박종만, 이람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은 사용자를 위해서, 그러나 시작하니 재미있는 일이 더 많아졌다"
박종만, 이람 대표는 밴드게임을 런칭하게 된 이유로 3가지를 꼽았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이용자'로 함께 게임으로 소통하고 대화할 상대가 있다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라며 두 대표는 이미 밴드가 그 필요조건을 충분히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종만 대표는 밴드게임의 이용자에 대해 "필요조건에는 충족되지만 성공하기 위한 필요조건과는 다른 관점에서 밴드게임에 접근하고 있으며 밴드게임에 +@의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번째로는 바로 밴드게임의 특성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그룹을 지어 모인 밴드의 특성상 전화번호와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한 기존 플랫폼과는 다른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람 대표 역시 이러한 밴드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길드 콘텐츠를 가진 미드코어 이상의 게임에서 그 특색이 분명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시작할 때 생각했던 것과 달리 더 많은 곳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접목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독특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시도가 밴드게임이 가지는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는 바로 정체된 유통구조의 타파(打破)다. 관행처럼 고정되어 버린 수수료 문제와 심사문제, 대기업 봐주기 논란 등 기존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정책을 앞세워 침체된 모바일게임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 두 대표의 의도다.
특히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사용자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움. 기회조차 얻기가 어려운 것이 대한민국 게임 유통의 현실이다"고 설명한 박종만 대표는 공정한 게임의 출시기회를 제공하고 이용자의 선택을 받는 게임의 마케팅을 강화해 마케팅을 한 게임이 인기 있는 게임이 아닌 인기가 있는 게임을 마케팅 하는 방향의 정책을 통해 밴드게임의 경쟁력을 강화시켜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단의 근거가 되는 지표는 잔존율과 다운로드 숫자, 매출액으로 출시 초반에 생길 수 있는 거품현상을 최대한 배제하고 거미줄처럼 짜인 자체적인 소셜그래프를 통해 객관성을 확립해 이용자의 만족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핵심 목표라고 밝혔다.
"유저도 고객이지만 플랫폼이 되니 게임사도 고객. 무심사 입점은 이들 모두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 것"
"시작했으니 잘해보자"가 아닌 "시작한 만큼 될 때까지 하겠다"로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한 박종만 대표는 무심사 입점에 대해 설명했다.
밴드게임의 경우 기본적으로 게임을 출시하려고자 하는 개발사에게 제공하는 API(Application Program Interface)제공 및 밴드게임 출시를 원할 경우의 API의 연동기능 테스트를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게임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를 했다가 최종적으로 게임을 출시하지 않게 되어도 개발사에서 그 어떤 손해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그렇다면 제약이 없는 만큼 모든 게임이 문제없이 입점 되는 것일까. 박종만 대표는 API의 연동기능 테스트 과정에서 과도한 게임의 음란성, 불법적 요소들을 걸러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일컫는 상식 수준의 검수는 거친다는 의미다.
다만 이 이외의 모든 부분에서는 문제도 생기고 시행착오도 있겠지만 유저들이 스스로 선택하는 자정효과가 일어나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이 두 대표의 생각이다. 여기에 출시 시점 역시 개발사가 원하는 일정에 출시할 수 있게 배려해 판매자들끼리 경쟁하고 사용자들이 소통하는 소셜플랫폼과 유통플랫폼의 두 가지 속성을 전부 만족시키는 것이 무심사 입점 정책의 핵심이다.
특히 20%로 줄인 수수료와 수수료의 일부를 인디게임에 재투자하는 정책을 통해 모바일게임 생태계를 선순환 시키는 구조에 대해 이람 대표는 "상생을 바라는 퍼블리셔로서 반드시 가야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매출도 중요하지만 매출이 진짜 목표는 아니다"
2014년의 절반이 지나간 시점에서의 밴드게임의 목표는 무엇일까? 기자들의 질문에 박종만, 이람 대표는 이구 동성으로 "매출은 아니다"고 일찌감치 선을 그었다. 누적 가입자수 5억명과 누적 매출 1조를 달성한 카카오톡과 같은 위치에 올라서는 것이 목표지만 과도하게 의식하고 있지는 않다는 의미다.
오는 5월 말 다수의 미드코어 게임이 포함된 2차 출시를 시작으로 연내 최소 100여개 이상의 게임을 선보일 예정인 밴드게임의 올해 목표는 ‘균형’이다. 게임사에겐 안정적인 유저확보를, 유저들에겐 다양한 게임의 확보를 통해 모두가 만족하는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한 박종만 대표는 밴드게임의 목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의 목표요? 거창한 것 없습니다. 일부 카카오를 따라잡기가 목표가 아니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우리의 목표는 매출액이 아닙니다. 매출이 없다시피 해도 상관없습니다. 물론 따라잡고 더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은 없겠죠(웃음). 그러나 올해의 목표는 수익이 아니라 사용자도 만족하고 개발사도 인정하는 저변확대에 있다고 봅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 원칙을 지켜나가 반드시 잘 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테니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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