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타운' 개발을 책임진 피버스튜디오 최영근 팀장이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 2014(NDC14)에서 에브리타운이 오랜 기간동안 사랑받을 수 있었던 비결을 공개했다. 그가 밝힌 에브리타운의 장수 요인은 논게이머의 특성을 이해하고 논게이머들에게 맞춘 개발 및 마케팅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에브리타운은 지난 2013년 3월 론칭해 현재까지 1년 2개월 동안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최 팀장은 발표를 시작하며 "우리도 대박 게임을 만드는 방법은 모르고 대박 게임을 만드는 특별한 방법은 아마 따로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늘고 길게 가는 방법은 누구보다 잘 아는 게 우리일 것"이라 말했다.
그의 자신대로 에브리타운은 치열한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1년 넘게 상위권을 지켜냈다. 현재 다운로드 500만, 일일 이용유저 25만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대부분의 유저가 게임에 큰 관심이 없던 연령, 세대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영근 팀장은 게임에 관심이 없던 유저들을 '논게이머'라 규정하며 논게이머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논게이머는 게임이라는 개념 자체에 큰 관심이 없으며, 스스로가 게이머라는 자각도 없다. 게임 내 콘텐츠에 대한 인식, 기준도 게이머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게이머는 게임 내 아이템을 사기 위해 커피 한 잔 값을 아끼는, 자신의 취향을 위해 기호를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다. 논게이머는 게임에 대한 취향이 없으므로 커피 한 잔을 6000원에 소비하고 그와 동일하게 게임 내 소비도 커피를 마시는 느낌으로 하게 된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논게이머는 파악할 수가 없는 대상으로 돈을 써 줄 것 같지만 예상대로 움직여주지 않을 때가 많다"며 "SNS나 커뮤니티에서 반응을 보이지도 않고 모든 반응은 오직 지표로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에브리타운 개발팀도 서비스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에브리타운의 주 고객층인 논게이머들은 기존 게임기획자가 알고 있던 유저 피드백에 대한 상식을 완전히 깨버렸다는 것.
최영근 팀장은 "모바일 소셜게임 개발자는 개발자라기보다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서비스업자에 가까운 것 같다"며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충성도와 애정을 갖고 있는 게이머와 달리 논게이머는 애정과 충성도가 굉장히 낮아서 마음에 안들면 조용히, 바로 경쟁상품으로 떠나버린다"고 강조했다.
실제 에브리타운 역시 론칭 후 1개월 동안에는 게임 유저층을 게이머로 상정하고 서비스를 진행해 쓴맛을 봤다. 론칭 후 1개월 동안 매출이 예상치를 밑돌았다.
유저들의 동향을 분석한 결과 게이머들이 유저층을 형성하던 웹게임 시절 유저들이 주로 꾸미기 아이템에 지출을 많이 하던 것에 비해 모바일 버전에서는 생산시설에 돈을 많이 쓴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생산시설 즉시건설 캐쉬템, 생산 즉시완료 캐쉬템은 물론 아무도 안 살 것 같던 '퀘스트 즉시 클리어' 캐쉬템 같은 것도 팔리고 있었다.
그 뒤 에브리타운 개발팀은 하던 대로 하던 것에서 벗어나 지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논게이머들이 선호하는 방향을 세심히 살펴 업데이트, 서비스를 진행했고, 그것이 장수 게임으로 이어졌다.
최영근 팀장은 "기획자는 게임 론칭까지는 연구직이다가 론칭 후에는 서비스직으로 업종이 변경되는 포지션"이라며 "논게이머 대상 게임에서는 그 갭이 훨씬 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기획자의 창의적 사고, 유연한 사고를 강조하는 것은 기존의 게임개발 패러다임 안의 이야기에 불과하다"며 "유저 중 대부분이 논게이머일 때에는 기존 개발 패러다임에서 많은 것을 버려야 하며 유저가 아니라 고객이라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팀장은 강연을 마무리하며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함께 조언을 전했다.
그는 "우리 게이머들과 일상을 살아가는 일반인들의 반응은 무척 다르다"며 "DAU가 평일에 훨씬 높게 나오고 업데이트에도 변하지 않는 게 처음에는 이상했지만 논게이머들은 평일에는 출퇴근, 업무시간에 잠깐 게임을 즐기다가도 주말에는 가족과 일상 생활을 영위하며 게임은 던져버리니 당연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서 "논게이머들이 쉽게 돈을 써줄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며 "신중히 접근해야 하며 많은 연구, 공부가 필요할 것"이라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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