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리스를 시작으로 넥슨에서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 마비노기 등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던데에는 운의 역할이 컸다"
YJM엔터테인먼트의 민용재 대표는 28일 넥슨 개발자 컨퍼런스(NDC14)에서 기조강연 '게임 사업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뒷 이야기'를 통해 지난 15년 간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시작했다.
민용재 대표는 먼저 포트리스의 사례를 들며 당시 전국에 PC방이 확산되며 스타크래프트 붐이 이는 등 게임이 크게 유행을 타며 마침 그 흐름을 타고 포트리스도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포트리스를 서비스하던 때만 하더라도 게임으로 무언가 시도하리라는 생각조차 힘들었다"라며 지금보다 게임에 대한 인식이 더 열악했던 상황을 이야기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용재 대표가 게임마케팅에 뛰어든 것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하는 일종의 모험이었다.
민용재 대표는 "코카콜라에 광고를 위해 찾아갔던 일이 아직도 생생하다"라며 "온라인게임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만 30분을 소모해야 했다. 그만큼 생소한 분야였다"라고 당시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물론 게임을 이용한 마케팅은 이전에도 존재했다. 게임 캐릭터가 직접 광고에 나와 제품을 홍보하는 등 이른바 게임 내 콘텐츠를 '홍보모델'로 쓰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민 대표가 제안한 마케팅 방식은 기존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제품을 사면 게임 내 재화와 아이템을 지급하는 식의 판촉물 같은 형태였던 것.
그러나 음료수를 마시고 캔에 인쇄된 시리얼 코드를 다시 게임에 입력해 아이템을 얻는 이벤트는 현재 수 많은 게임에서 시행될 만큼 자연스러운 마케팅이 됐다. 민용재 대표는 "뭐든지 처음이 어려웠다. 코카콜라와 계약에 성공하니 그 다음부터는 수월했다"라고 전했다.
이후 식품 광고에서 더 나아가 게임 광고 자체에 홍보모델을 기용하는 방식의 마케팅도 시도되었고 포트리스는 완구로도 출시되었으며 포트리스는 국방부에 포병대 훈련을 위해 도입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포트리스는 일본 완구회사, 애니메이션 제작사와 협력해 애니메이션으로 탄생하는 등 게임이 '원소스 멀티 유즈'의 소스가 되는 거의 최초의 상품이 됐다.
이와 같은 사례는 민 대표가 넥슨에서 성공한 마케팅 방식에서도 그대로 이어졌다. 민용재 대표는 카트라이더에서 게임 속에 제품 이미지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제품과 관련된 제휴 아이템을 게임에 적용했다. 또한 게임 자체를 미디어로 취급하여 오히려 광고비를 받아낼 수 있었다. 온라인게임이 무엇인지 설명해야 했던 시절을 생각하면 몇 년 사이 굉장한 변화를 겪은 셈이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민용재 대표는 "예전 같으면 게임이 미디어로서 역할을 하며, 게임 속에 광고를 싣는다거나 이걸로 광고비를 요구하는 것을 터무니없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다"라며 "음료수를 하나 사면 게임 아이템을 준다니, 원재료비도 들지 않는 게임 아이템과 현실의 물건의 값어치는 사실상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무형의 온라인게임 아이템을 포함한 온라인게임 콘텐츠의 가치는 만들어가면 된다. 이는 명품 마케팅과 매우 흡사하다"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민 대표는 '운이 잘 따라줬던' 지난 길을 되짚으며 현재 모바일 플랫폼과 모바일게임에 대한 마케팅, 사업 방향, 더 나아가 글로벌시장에 대해서는 "아직 자신도 잘 모르겠다"며 솔직한 생각을 이야기했다. 모바일 시장은 현재 진행 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러 시행착오를 겪고 도전하며 모두 함께 고민해 나가야하는 문제라고 결론을 지으며 강연을 마무리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