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게임학회가 주관하는 제 1회 대한민국 게임포럼(이하 게임포럼)이 6월 26일 숭실대학교 벤처 중소기업센터에서 개최되었다. '스마트 시대의 게임 이슈'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서일대학교 윤태복 교수의 사회로 두번째 세션 '스마트폰 시대의 핫이슈'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전종수 전문위원과 문화연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의 발표로 진행되었다.
먼저 전종수 위원은 '게임중독과 규제'라는 제목의 발표를 시작하며 '왜 중독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지'에 대한 표현을 쓰는지 의문을 표하고 “이 자리에서는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아닌 '팩트'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전 위원은 “게임 관련법에서 사용하는 중독이라는 표현은 의학적, 학문적으로 옳은 표현이 아니며 물론 과몰입이라는 표현조차 사용하지 않는다”라며 “현재 국내외에서 중독과 인터넷게임 간의 인과관계에 대한 연구는 거의 없으며 대부분 상관관계에 관한 연구들이 대부분이다”라며 현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2007년 미국의학협회가 미국정신의학회에 인터넷 게임 장애(Internet gaming disorder)를 포함시키기를 건의했으나 미국정신의학회는 이를 장애로 결정 내리기에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조건을 달고 부록으로 처리했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전 위원은 국내에서 논란이 되는 '게임과다사용에 대한 정신건강과 밀접히 관계가 있다'고 하는 주장과 맥을 같이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전 위원은 게임중독의 원인은 게임 그 자체가 아닌 다른 데 있으며 그 동안 진행된 연구 및 상담은 게임과 게이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이루어졌고 청소년보호와 산업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전 위원은 다양한 학문 분야의 연구 및 전문 상담사 양성이 필요하고 게임업계에서 직접 상담사를 교육하여 상담센터를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이어 이동연 교수는 '중독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일명 게임중독법)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게임중독법을 반대하는 열 가지 이유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발표와 함께 게임중독법 발의안 검토 자료를 인용하며 “우리나라 인구 5천만 명 가운데 약 333만 명이 의학적인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로 추정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이 333만 명이 어떤 객관적, 과학적 근거로 제시된 것인지 검토보고서에 나타나있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검토보고서에 제시된 인터넷 게임중독 47만 명은 인터넷 중독의 고위험군에 속한 비율을 환산해서 나온 수치일 뿐, 인터넷게임 중독자 수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이 교수는 법을 제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검토 자료에 제시된 통계가 허위로 작성된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외 정신의학계 조차도 게임을 중독물질 및 중독행위로 정의한 바가 없다는 점. 발의안에 제시된 인터넷 게임 및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어떠한 개념정의도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게임중독법은 게임의 교육적 문화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게임의 정체성에도 심각한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게임의 일부 과몰입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는 정신의학계의 무리한 법 제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문화부, 보건복지부, 게임문화재단, 게임업계 등이 힘을 합쳐 사회적인 교육과 게임에 대한 장기적인 이해를 통해 다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이렇게 제정되지 않은 법에 대해 오랫동안 논란이 일고 오랫동안 토론을 진행한 적은 없었다. (게임중독법은)이 정도로 끝내고 게임에 대한 다른 방향으로의 제도적 변화와 개혁이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다음으로 K-IDEA 김성곤 국장과 법무법인 정률의 강형석 변호사, 중앙대학교 심리학과 이장주 교수가 참석한 가운데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김성곤 국장은 “게임 산업의 위기를 맞은 시점에서 정부차원에서 게임을 긍정적인 문화콘텐츠로 육성할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강형석 변호사는 게임중독법에 대한 문제점으로 인간의 기본권이 침해받고 규정이 명확성의 원칙에 반하는 점 등 위헌적인 요소를 지적하며 게임중독법의 제정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이장주 교수는 “이 같은 위기 앞에서 객관적인 사안으로 논리적인 대응을 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여론을 조성하는 힘이 되어줄 수 많은 게이머에게 이해하기 쉽고 긍정적인 도식을 바탕으로 집단정체성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라며 “게임포럼이 전략적 전환점이 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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