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의 대표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글로벌 리그 'LoL 월드 챔피언쉽 2014(이하 롤드컵 2014)' 진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는 'HOT6 LoL 챔피언스 서머 2014(이하 롤챔스 서머 2014)'의 결승전이 지난 16일 부산 해운대 특별 무대에서 진행되어 KT A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롤챔스 서머 2014 결승전은 롤드컵 국가 대표 선발전에 큰 영향을 주는 경기였던데다 무관의 제왕 'KT A'의 첫 우승이냐 아니면 롤드컵 진출이 확정된 '삼성 블루'의 2연속 우승이냐를 두고 많은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경기였다.
또한 기자에게도 처음 취재해 본 롤챔스 및 e스포츠 경기였을 뿐만 아니라, e스포츠 팬 입장으로서는 정말 오래간만에 찾아 본 결승전이라 그런지 감회가 남달랐다.
기자가 한참 e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시기는 현재 온게임넷에서 개그와 해설을 맡고 있는 '강민' 해설자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며 이름을 날렸던 때다. 올해 결승전을 지켜보면서, '날라(Nal_ra)' 혹은 몽상가라는 별명으로 유명하던 강민 해설자의 프로게이머 활동 시절과 지금의 e스포츠 결승전이 개인 강민의 변화 만큼이나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응원도구의 보급
기자가 스타크래프트 경기 관람을 하던 당시에는 '치어풀'하면 선수의 컴퓨터 앞에 세워진 응원 이미지만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체 제작하여 가져온 '플랭카드'나 '현수막' 등은 그저 응원도구였고, 자체 제작이다보니 각양각색의 디자인이 난무해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하지만 이번 롤챔스 결승전은 기본적인 치어풀 외에도 행사장 입구에서 치어풀을 작성할 수 있는 종이를 나눠줘 1인 1치어풀 응원이 가능했다. 또한 이미 경기 시작 전 온게임넷이 부채로도 사용할 수 있는 응원 플랭카드와 야광봉 등을 나눠줘 기자가 e스포츠 응원을 다니던 당시와 비교하여 꽤나 응원도구들이 통일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렇다보니 그 와중에 특정 선수의 얼굴을 크게 출력해와 흔든다던가 특별한 응원도구를 가져온 유저들이 더욱 눈에 잘 띄어 독특한 재미를 제공했다.
달라진 관람 문화
또한 관람 문화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역시 유료 좌석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스타크래프트가 인기 e스포츠 종목이던 당시 일반 경기는 물론이고 특별한 장소에서 진행되던 결승전도 모든 좌석이 무료로 제공돼 시간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어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게임 대회 = 무료'라는 인식이 박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롤챔스 결승전은 이전 대회와 마찬가지로 유료 좌석제로 운영된데다 사전 판매 때 이미 5천 석이 매진되는 등 e스포츠는 더 이상 무료 콘텐츠가 아닌 정당하게 돈을 지불하고 관람해야한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된 것 같아보여 좋았다.
또한 강민이 몽상가 프로토스로 유명하던 당시에는 경기장에서 식사를 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었는데 이번 결승전은 다른 모습을 보였다. 경기 시작 전 경기를 즐겁게 관람하기 위해 일명 치맥이라 불리는 치킨과 맥주를 사오는 것은 물론 경기를 보면서 컵라면을 먹는 등 먹으면서 경기를 즐기는 것이 익숙해 보였다.
물론 이런 장면들은 TV 전파를 통해 방송돼 현장에서도 큰 즐거움을 준 것은 두말할 것도 없었다.
또한 진 팀을 응원하던 사람들이 이긴 팀에게 보내는 반응도 사뭇 달라졌다. 우승 소감을 밝히며 울먹거리는(본인은 그저 목이 막힌 것이라고 밝혔다) KT A의 '애로우' 선수에게 “울지마”라고 응원한 것은 현장에 있던 KT A의 팬 뿐만 아니라 삼성 블루의 팬도 대다수 섞여 있었다.
패배로 분노하거나 우울한 모습이 아닌 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격려하는 모습을 보며 높아진 e스포츠 관람 문화에 또 한 번 놀란 순간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백사장이란 장소의 특성 때문에 캐스터 및 선수들이 관람객들과 가까워진 점 등 다양한 부분에서 롤챔스 서머 결승전은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의 중심이던 때의 결승전과 비교해 많은 것이 바뀌어져 있었다.
하지만 꼭 바뀌어야 했지만 바뀌지 않아 아쉬웠던 것은 바로 쓰레기 문제였다. 물론 온게임넷 측에서 응원도구를 많이 나눠 준 것도 문제였고 경기 후 쓰레기를 챙기란 안내 방송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주변에 쓰레기 봉투 등을 두지 않은 것도 문제였지만 관람객들 한명 한명이 자신의 쓰레기만 가져갔어도 '경기 후 쓰레기장이 된 해운대'라는 사진들이 인터넷에 떠돌며 "e스포츠 팬들이란 역시..."라는 질타는 듣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 팬들의 응원 문화와 의식이 과거와 비교해 많이 발전된 것이 보여 e스포츠를 좋아하는 한 명의 팬으로서 이번 결승전은 참 즐거운 시간이었다. 하지만 전세계 LoL 팬들의 이목이 집중될 롤드컵을 코 앞에 둔 지금 우리에게 제일 필요한 것은 발전된 응원문화가 아닌 e스포츠 팬으로서 혹은 시민으로서의 의식 발전이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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