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야심차게 개발 중인 '메이플스토리2'가 지난 9월 17일부터 21일까지 닷새간 진행한 첫 알파테스트를 통해 그 속살을 공개했습니다.
'유저와 함께 만들어 간다'는 취지로 테스터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실시간 이번 테스트에서는 25레벨까지의 콘텐츠를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전작의 횡스크롤 게임에서 쿼터뷰 방식의 풀 3D MMORPG 장르로 탈바꿈한 ‘메이플스토리2’는 테스트에 앞서 공개된 사전 공개 영상만으로도 최고 기대작으로 떠오르며 유저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습니다.
화제의 중심에 섰던 '메이플스토리2', 게임포커스의 기자들은 어떻게 게임을 즐겼을까요? 알파테스트를 종료한지 약 보름이 지나긴 했지만 짧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된 대화를 통해 게임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메이플스토리2, 직접 보니 어떠세요?
이혁진 기자 : 전체적으로 메이플스토리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아. 일단 캐릭터가 귀엽지. 전작인 메이플스토리가 가지고 있었던 캐릭터의 느낌을 잘 살린 것 같아.
신은서 기자 : 3D로 옷을 갈아입었지만 막상 플레이를 해본다면 전작인 메이플스토리에서 느낄 수 있었던 분위기나 느낌이 잘 살아있었던 듯 해요. 어떻게 본다면 가장 두드러지지만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는 부분인데 바로 이 부분이 ‘메이플스토리2’의 핵심인 것 같아요.
문재희 기자 : 저 역시도 묘하게 1편과 닮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요. 뭐라고 콕 집어서 이야기를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전작인 ‘메이플스토리’를 즐겨봤던 유저라면 크게 이질적으로 느껴지진 않을 것 같아요.
박종민 기자 : 모두가 비슷한 의견이네요. 전작에 비해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역시 쿼터뷰 방식을 도입한 3D 게임이라는 점이 아닐까? 전작에 대한 느낌을 완전히 배제할지, 아니면 어느 정도 가져갈지가 포인트였는데 겉으로 보이는 그래픽적 이질감과는 달리 플레이를 통해 전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은 앞으로도 ‘메이플스토리2’가 전작에서 인기가 있거나 혹은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가져가지 않을까 싶네요. 아직은 전작과 많은 연결고리를 찾지 못했는데 조금 더 두고 보면 나오지 않을까...
Q. 닷새 동안 직접 플레이 해보니 어떤가요?
신은서 기자 : 귀여운 외모의 캐릭터들이 생긴 것과는 다르게 화끈한 전투를 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굳이 비교하자면 ‘던전 스트라이커’ 같은 느낌? 하지만 너무나도 액션에만 치중한 것도 없고 적당한 밸런스를 유지했다고 봐요. 굳이 이야기 한다면 테스트를 진행하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정도?
이혁진 기자 : 사실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이 게임의 장기적인 부분도 바라봐야 될 것 같네. 물론 겉모습이 귀여운 캐릭터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모습이 분명 신나고 재미있을 수는 있지만 내가 여기서 정확하게 뭘 해야 될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진 못한 것 같아. 첫 테스트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러한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한 점이 아쉽긴 해.
문재희 기자 : 대부분의 유저들이 ‘메이플스토리2’의 게임의 전체적인 느낌이 ‘마인크래프트’와 유사하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 슈퍼자이언트 게임스의 ‘배스쳔(Bastion)’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동화 같은 분위기와 표현 방식이 그러했는데 게임을 계속해서 즐겨보니 확실히 앞서 얘기한 두 게임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죠. 전체적인 플레이 타임이 길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것 보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무엇인지 기대가 되요.
박종민 기자 : 사실 여러 가지 콘텐츠가 개방되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맛보기에 불과했다고 봐요. 오히려 그렇게 콘텐츠가 제약되다보니 맛보기가 아니게 된것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부분에서의 콘텐츠 조절은 좀 부족했던 것 같네요. 하지만 그 외에 기본적인 게임의 콘텐츠나 느낌은 잘 알 수 있어서 좋았는데 굳이 얘기하자면 가장 맛있는 음식을 내놓기 전에 나온 코스요리 같은 느낌? 다음 테스트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잘 다듬어 확실히 테스트를 하는 부분이 있다면 제약 없이 전부 내놓았으면 해요. 개인적으로 25레벨이라는 제한도 부족했어요.
Q. 유저들의 기대만큼이나 업계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았던 메이플스토리2,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이혁진 기자 : 이게 장점인지는 모르겠지만 ‘메이플스토리2’의 가장 큰 장점은 캐릭터라고 생각해. 그리고 그 캐릭터가 귀엽다는 것이 포인트지. 이러한 캐릭터들을 사용한 게임의 대부분은 진입장벽도 낮고 게임에 대한 거부감도 상대적으로 덜한데 어린 아이들이 메이플스토리와 크레이지 아케이드와 같은 게임으로 온라인 게임을 배워나가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 메이플스토리2 역시 방향성을 잘 다듬는다면 모두를 위한 교과서 적인 온라인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단점은 게임을 즐겨보면 대부분 느꼈겠지만 맵 구성이 단조롭다는데 있지. 맵이 단조롭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는데 맵을 이용하고 활용하는 게임의 특성을 생각해 본다면 사실 거의 활용할 수가 없는 수준이라고 생각해. 테스트만을 위해서라고 생각하기엔 너무 단조로웠다는 것이지. 그리고 하우징 시스템과 같은 부분과 탈 것의 경우 그것을 획득하고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선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데. 가볍게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그 부분이 독이되지 않을까 싶어. 난 이 두 가지가 아쉽네.
신은서 기자 : 첫 테스트치고 즐길 거리가 많았다는 점을 장점으로 뽑고 싶네요. 전투 부분은 앞서 이야기 했으니 넘어가고 게임 내 핵심 콘텐츠인 UGC 시스템은 개인적으로나 플레이 했던 모든 유저들에게 많은 호평을 받았어요. 자신이 직접 자신의 아이템을 만든다는 부분이 상당히 신선했거든요. 이밖에도 하우징 시스템 등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이 후반 콘텐츠로 선보이는 것들을 초반에 공개해 앞으로의 기대감을 증폭시켜줬죠.
사실 단점이 없는 게임이 있을까요? 이번 테스트를 통해 느낀 메이플스토리2의 단점은 처음이긴 하지만 대중들에게 공개하는 알파테스트에서의 다소 성의 없는 레벨 디자인이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퀘스트와 유저 레벨업 속도가 맞지 않는 부분이나 급작스럽게 난이도가 높아진다거나 불친절한 맵 시스템으로 이것저것 찾아다녀야 했던 불편함 등등 여러 가지가 있죠. 이 부분은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문재희 기자 : 저도 장점은 은서 선배랑 같은 의견이에요. 거기에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기능도 빼 놓을 수 없죠. 생각보다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초반 테스트임에도 굉장히 많은 것을 해볼 수 있었어요. UGC의 경우 좀 더 많은 부분을 발전시켜 정말로 유저가 만들어나갈 수 있는 게임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단점이라고 해야 할까요? 게이머의 가장 큰 관심은 바로 '돈'이죠. 그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메이플스토리2는 확실히 재미도 있지만 그만큼 과금에 대한 걱정도 안할 수가 없어요. 게임을 적당히 즐기다보면 ‘이 부분은 틀림없이 과금이 될 거야’하는 요소가 굉장히 많은데 독특한 게임성 만큼 개발사와 유저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익모델을 설계했으면 하네요. 최근 MMORPG에도 랜덤성을 강화한 뽑기 요소가 많아지고 있는데 메이플스토리2에서는 이런 것 좀 안 봤으면 좋겠어요.
박종민 기자 : 캐릭터와 UGC에 대한 호평이 많네요. 보여준 것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나 역시도 앞서 말했던 다양한 장점들이 이번 테스트에서 보여준 메이플스토리2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단점에 대해선 좀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어요. 이번 테스트의 목적이 결여가 되어 있었다는 점인데... '전반적인 모든 부분'을 테스트한다는 것은 사실 한계가 있고 또 그 모든 것을 테스트 하기 위해 콘텐츠를 개방한 것도 아니라는 거죠. 마치 '우리가 만들고 있었는데 요만큼의 콘텐츠가 어떤지 즐겨보세요'가 아니라 '알파테스트만을 위해 준비했습니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네요.
어디에도 콘텐츠의 연계성이 없고 전부 안개에 가려진 느낌이에요. 내부 개발자들이 겨우 이정도만 만들기 위해 몇 년을 이야기했다곤 생각지 않지만 기대감에 부응하진 못했다고 할까? 흔히들 얘기하는 밸런스나 레벨디자인도 체험이 가능한 수준에서 적당히 조절이 되어 있었지 ‘정말 재미있다’를 느낄 정도로 정교하진 않았어요.
유저들은 더 이상 개발사가 제공하는 단적인 콘텐츠만을 소비하는 소비자가 아니에요. 분석도 할 수 있고 미래를 예측하기도 하죠. 다음 테스트를 가까운 미래에 진행할 예정이고 개발자들이 이 글을 본다면 이 부분을 간과하지 말고 정말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치밀하게 구성해서 테스트에 임했으면 좋겠네요.
Q. 게임 기자로서 다양한 게임 콘텐츠를 미리 체험할 수 있었는데 주변 인물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신은서 기자 : 10명중에 9명은 한결같이 “초딩게임이냐?”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게임 외적인 분위기를 본다면 8등신에 미소년, 미소녀가 등장하는 다른 MMORPG와 비교해 확실히 캐주얼한 느낌이 강했는데 아마 직접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거에요. 겉모습 속에 숨겨진 하드코어 한 게임의 본성을...
문재희 기자 : 저와 같은 오타쿠 중에 게임을 해보지 못한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 같았어요. “나도 최애캐(자신이 가장 아끼는 캐릭터) 만들어서 놀고 싶다”, 게임을 플레이하고 내 캐릭터를 하나씩 꾸미다 보면 생겨나는 사랑이란..훗
이혁진 기자 : 주변 개발자들이 해본 바 귀엽고 아기자기 하다는 호평이 대부분. 그런데 오랫동안 해봤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네... 생업 때문일까? 아님 내부 견제때문일까?
박종민 기자 : 일단, 메이플스토리2를 한다는 것 자체에 시기를 받았고 "그 캐릭터는 곧 없어질 캐릭터"라며 정신 승리를 시전 하는 주변 인물들을 볼 수 있었죠... 그리고 나는 기사를 쓰고 있지... 흑
Q. 이제 첫 발을 내딛은 메이플스토리2, 다음 테스트에서는 어떤 부분이 강조되었으면 하나요?
문재희 기자 : 메이플스토리2의 이번 알파테스트에서는 전작인 메이플스토리를 즐기는 유저들은 물론 지금은 즐기지 않는 유저나 메이플스토리를 플레이해보지 않은 유저도 주목했는데요. 당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그래픽, 커스터마이징 기능 등 부가요소들이 흥미를 끌었지만 유저들이 만족시킬 수 있을만한 콘텐츠를 다음 테스트 때 선보일 수 있는지가 게임의 흥행 유무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생각 되요.
이혁진 기자 :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한결같아.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살릴만한 세계관, 스토리 등 외적 부분을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해. 이번 테스트에서는 그런 부분이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다음 테스트에서는 이런 부분을 좀 더 부각시켜줬으면 좋겠어.
신은서 기자 : 사람이 많았는지 서버 부분도 렉이 심했고, 게임 내 좋은 아이템을 얻는 수단이 필드 보스가 유일했는데 게임플레이가 너무나 단편화 되어 있어서 사실 깊이를 느끼진 못했어요. 다음 번 테스트에선 정식 서비스에서도 반영될 본격적인 콘텐츠 테스트가 있었으면 해요.
박종민 기자 : 공통된 의견이 많네요. 확실히 이번 테스트에서는 게임의 내실보다는 “우리 게임엔 이런 것이 있어요”라고 어필하는 수준이었죠. 거기에 유저들이 많이 부응하기도 했고. 그런데 게임을 하다가 보면 굉장히 하드코어하게 변할 것 같은 콘텐츠가 곳곳에서 발견되는데 대중적인 유저를 택할지 소위 말하는 충성유저들을 위해 게임성을 바꿀지 그것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 같아요.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게임 외적인 부분이 매우 뛰어나면 콘텐츠의 편의성과 깊이 정도는 참고 즐기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시대가 변했죠. 외적인 부분만으로는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지 못해요. 일단 메이플스토리2는 테스트를 즐겼던 수많은 유저들에게 외적인 요소에선 합격점을 받았고 이제 남은 테스트를 통해 메이플스토리2가 허우대만 멀쩡한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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