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게임즈의 인기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의 글로벌 리그 '2014시즌 LoL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8강 2일차 경기가 종료됐다.
금일(4일) 경기에서는 삼성 블루가 C9을 상대로 3:1로 승리하며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번에 진행된 2일차 경기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한국 대표팀과 북미 대표팀의 경기로 진행됐다. 다만 금일 경기를 치룬 삼성 블루는 어제 경기를 치룬 삼성 화이트와는 형제팀이지만 경기 스타일은 거의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먼저 삼성 화이트가 라인전부터 운영을 통해 적을 찍어누르는 조합을 선보인다면, 삼성 블루는 라인전은 약하지만 대규모 교전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팀이다. 그 중심에는 분명 미드 라이너 ‘다데’가 존재하는데, 다데는 ‘제드’ 등 암살형 챔프와 함께 ‘카사딘’ 등 대규모 교전에서 전장을 쓸고 다니는 챔피언을 즐겨하는 편이다.
북미의 C9은 미드 라이너 '하이'와 정글러 메테오스를 중심으로 한 강력한 라인전과 침착한 한타가 눈에 띄는 팀이다. 특히 C9의 미드라이너 하이는 다데와 좋아하는 챔피언이 겹치는 편인데 특히 ‘제드’와 ‘야스오’ 등의 활용은 북미에서 최강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리고 닮은 듯 다른 모습을 보인 각국의 최고 미드 라이너 다데와 하이가 이번 8강 2일차 경기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삼성 블루의 '다데' 선수(좌측 하얀 옷)
먼저 1경기에서 삼성 블루의 다데는 포킹 조합의 핵심 챔피언 중 하나인 ‘제이스’를 픽했다. 포킹 조합이란 사정거리가 긴 챔피언을 중심으로 원거리 공격으로 적의 HP를 미리 깎아 유리하게 한타를 교전을 하는 전략을 말한다.
이 포킹 조합의 장점은 조준력이 좋은 선수가 플레이하고, 라인전에서 좋게 진행하면 대규모 교전 시작 적부터 적의 HP를 반 이상 뽑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한타에서 흡사 4:5, 3:5의 상황이 펼쳐져 한타에서 승리하는 전략이다. 하지만 큰 단점도 있는데, 라인전에서 좋지 않게 풀릴 시 시간이 지날수록 힘이 급격하게 빠지며 누군가 강하게 돌격해오면 받아치기 힘들다는 점 등이다.
삼성 블루는 포킹 조합을 꺼내 들었지만 최악의 상황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비록 C9의 조합이 강력한 이니시에이터가 없다고는 하지만 카직스의 파고들고 시선을 끄는 전투 개시는 삼성 블루 입장에서도 까다로우며 초반부터 서포터 하트가 여러 번 죽어 각 라인의 라인전도 힘들게 진행됐다.
그런 상황에서 미드 라이너 다데의 ‘제이스’는 팀이 밀리는 상황에서도 미드에서 최대한 팀의 중심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게임 초반 서포터 쓰레쉬의 죽음으로 바텀 라인이 망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이의 ‘신드라’를 상대로 CS(미니언 마지막 타격 수)도 앞서가며 최대한 포킹의 대미지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 와중에서도 아군의 갱을 잘 호응해 신드라를 잡아내는 플레이 등을 통해 최대한 안죽고 버티는 플레이는 아군 원거리 딜러인 트리스타나를 키우는데 큰 영향을 주게된다.
특히 다데의 제이스는 뭉쳐서 힘으로 몰아치는 상대에게 Q를 잘 맞춰 원거리 공격의 적중률은 높은 모습을 보였으나 이미 포킹의 대미지만으로는 게임을 뒤집기에는 격차가 너무 벌어져 게임이 그대로 패배하게 된다.
2경기에서 다데는 픽 단계에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고민한 끝에 궁극기 ‘운명’을 이용해 전 라인에 큰 영향을 주는 챔피언 ‘트위스티드 페이트(이하 트페)’를 선택했다.
초반 트페의 라인전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상대방이 트페가 성장하면 자신들에게 불리해질 것을 알기에 지속적으로 미드 라인에 갱을 시도한 것이다. 그 와중에서 트페는 최대한 죽지 않으며 라인전을 좋게 풀어갔고, 드디어 궁을 활용한 갱이 성공하면서 트페의 시대가 열리기 시작한 것이다.
트페의 궁극기는 대규모 교전에서도 빛을 발했다. 용 지역 등 여러 지역에서 대규모 교전이 발생하면 어느샌가 넘어온 트페의 골드 카드와 Q 스킬의 대미지에 적은 혼비백산 도망가기 바빴고 남은 팀원과 다데는 도망가는 적을 잡는 식의 한타 모습이 여러 차례 모였다. 특히 트페의 CC기는 탑 ‘럼블’의 궁과도 좋은 시너지를 보여 어느 샌가 C9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 돼 무리한 백도어 전략을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3경기에서 다데는 1경기에서의 복수를 하고 싶었는지 1경기와 같이 ‘제이스’를 픽했고 C9의 하이도 그를 받아치 듯 1경기와 같이 ‘신드라’를 픽했다.
3경기에서 다데의 제이스는 1경기에서의 무기력한 제이스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미 경기 극초반 삼성 블루의 레드 진영에서 진행된 인베이드 싸움에서 킬을 먹은데다 다른 팀원들의 조합도 1경기의 완전 포킹 조합과는 달리 ‘리 신’, ‘마오카이’ 등 돌격형 챔피언도 다수 보유했기 때문에 제이스가 뒤에서 포킹하기 편해진 것이다.
다데의 제이스가 돋보이기 시작한 것은 첫 용싸움부터였다. 이미 삼성 블루는 안싸워도 되는 한타 교전을 치뤄 리 신과 제이스만 남은 상태에서 신드라와 잔나가 삼성 블루 팀이 용을 먹지 못하게 농성을 하는 중이었는데 제이스가 포킹으로 신드라의 HP를 대거 깎아 울며 겨자 먹기로 본진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타이밍에서 재빨리 용을 처리한 삼성 블루는 초반 주도권을 가져오게 된다.
이 후에도 잘 큰 제이스는 교전 시작 전부터 적의 주요 딜러들의 포킹으로 HP를 깎는데다 삼성 블루의 정글러 ‘리 신’도 주요 딜러를 쏙쏙 뽑아 먼저 죽게 하니 C9 입장에서는 불공정한 한타 교전이 이어지게 됐다.
이렇게 불공정한 한타 교전에서 C9이 삼성 블루를 이기에는 하늘의 별 따기였고, C9은 그대로 3경기에서 패배하게 된다.
4경기에서 양팀의 미드 라이너들은 각각 자신들이 잘하는 챔피언을 가져가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먼저 삼성 블루의 다데는 계속 밴 당했지만 이번 판에서 열렸던 ‘야스오’를 C9의 하이는 ‘탈론’을 픽했다.
다데의 야스오 실력은 이미 국내 외에서 정상급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이번 게임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먼저 다데는 하이가 잘하는 선수인 것을 아는 만큼 초반 격차를 벌이기 위해 핑크 와드까지 박으며 렝가가 미드 갱을 오면 필 킬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둔다. 또한 CS도 잘 기록하며 점차 탈론과의 아이템 격차를 벌려 나가기 시작했다.
야스오의 진가는 대규모 한타 교전에서 나타났는데 적을 띄워서 무기력하게 만들어서 아군이 적을 몰살시키는데 큰 역할을 하고 적들이 분기탱천하여 뒤쫓아 오자 스플릿 푸쉬를 통해 글로벌 골드의 차이를 벌리는 등 적의 집중을 분산시키는데 큰 역할을 한다.
특히 원거리 딜러 ‘트위치’와 정글러 ‘렝가’와 좋은 시너지를 내 적의 주력 딜러를 끊는데 큰 역할을 한 야스오는 삼성 블루 진영의 넥서스가 부서지기 직전 마오카이, 트위치와 부활해 본진에 있던 적을 전멸 시키고 경기를 그대로 끝내버리게 된다.
롤드컵 이전부터 ‘다데’는 삼성 블루의 원거리 딜러 ‘데프트’와 함께 팀의 에이스 선수로 큰 영향을 끼쳐왔다. 특히 삼성 블루의 전략적인 픽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선수가 다데인 만큼 다데가 흔들리면 경기가 크게 흔들리는 경향이 크게 나타났다.
1경기에서 제이스로 큰 역할을 못 보이자 경기가 패배했으며, 이후 경기에서도 다데가 먼저 죽는 한타 교전에서는 삼성 블루가 손해를 보는 전투가 발생하는 등 팀의 중심인 다데가 흔들리지 않아야 삼성 블루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면에서 삼성 블루는 삼성 화이트와는 많은 차이점을 보이는데, 라인전부터 모든 라이너들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운영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삼성 화이트를 상대로 삼성 블루가 4강전에서 미드 라이너 다데를 중심으로 어떤 픽을 선보이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4강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