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관계자들에게 '자연재해' 취급을 받고있는 '리그오브레전드'를 빼고 생각한다면, 넥슨은 PC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게임사다. 스포츠(피파온라인3), 액션(던전앤파이터), FPS(서든어택) 등 장르별 1등 게임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메이플스토리2'까지 성공시켜 'MMORPG'와 '신작'이라는 비어있는 두 개의 고리를 채웠다.
결과가 증명하듯 넥슨은 온라인게임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시장을 선도해 온 게임사다. 하지만 2014년까지 모바일게임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공룡 넥슨이 가진 장단점
2015년을 모바일게임 시장 공략 원년으로 선언한 넥슨은 긴 시간 준비한 다양한 장르의 대작게임들을 앞세워 국내외 시장 동시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에는 '용사X용사', '마비노기 듀얼', '광개토태왕' 등 국산 대작게임들과 함께 '천룡팔부', '탑오브탱커' 등 해외 정상급 게임들을 선보이고 있으며, 해외시장에도 속속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넥슨이 가진 강점은 성공한 IP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는 점과 '부분유료화' 모델을 가장 먼저 도입한(* 넷마블에 따르면 '부분유료화' 모델은 넷마블이 가장 먼저 도입했다) 것으로 알려진 게임기업으로 북미, 유럽에까지 인지도가 높다는 점, 일본에 상장하고 일본 콘텐츠 업체들과 오랫동안 관계를 가져 일본의 인기 IP들을 확보하기 용이하다는 점 등이다.
때문에 모바일게임에서 흔히 시도되는 크로스 마케팅을 온라인게임을 활용해 진행할 수 있으며, 콜라보레이션 가능한 IP, 캐릭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다른 게임사들의 모바일게임들과 콜라보레이션을 자주 진행하는 '던전앤파이터', '사이퍼즈'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시리즈, '서든어택', '마비노기' 시리즈 등을 본격적으로 활용한다면 넥슨 모바일게임의 힘은 배가될 것이다.
글로벌 무대에서 쌓아둔 탄탄한 브랜드 파워는 장기적으로 모바일게임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적으로 높은 넥슨, 넥슨게임의 인지도는 모바일게임에도 힘을 발휘할 것이다. 온라인게임에서 사용했던 일본의 인기 IP, 캐릭터들을 모바일게임에도 가져올 수 있다면 국내시장 공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런 일들이 글로 적는 것처럼 쉽게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사업 부문과 모바일 사업 부문의 협력과 넥슨 본사와 자회사들 간의 긴밀한 협력, 공조체계가 필수적이다. 경영진의 조율과 의지가 필요한 부분인 것.
무엇보다 사실 넥슨의 가장 큰 약점인 느린 속도가 발목을 잡고있는 상황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속도가 생명인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넥슨의 느린 의사결정과 개발속도는 계속해서 발목을 잡아왔다.
현재 넥슨은 넷마블과 같은 체계적인 스튜디오 중심 개발체계를 갖추지도 못했고, 중국의 개발 방법론인 '사내 개발통합'을 이루지도 못한 상태라는 것이 게임업계의 중론이다.
서버 등 중요한 부분을 전사 공동으로 사용하며 개별 개발팀은 콘텐츠 규모 키우기에 가장 큰 공을 들이는 중국 개발사와 달리 넥슨은 물론 대부분의 국내 개발사들은 각 개발팀마다 모든 것을 따로 개발하는 구조다.
넥슨은 근래 출시한 한 RPG를 두고 '개발기간이 3년 걸린 대작'이라는 점을 마케팅 요소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건 오히려 철저히 숨겼어야 할 요소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넥슨은 이제까지 자체개발 게임은 물론 퍼블리싱 게임의 개발기간이 길어지는 것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는데 체계적인 스튜디오 중심 개발체계를 바탕으로 자체개발 게임은 물론 퍼블리싱 게임에도 강력한 드라이브를 거는 넷마블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당장 이런 개발구조를 바꿀 순 없고 개발인력을 대거 늘리기도 힘든 이상 개발속도를 더 빨리 가져갈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바일게임 본부 설립을 통해 넥슨 모바일게임 부문의 의사결정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 상태다. 성공한 게임에서 활약하던 인재들을 영입하며 마케팅 등 비개발 부문에서의 역량도 크게 증가했다. 장기적으로 넥슨이 모바일에서도 어느 정도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 보는 가장 큰 이유도 이 부분에 있다.
후발주자임을 인식하고 멀리 보고 가기를
살펴본 바와 같이 넥슨은 나름의 강점을 갖고 있고, 조직정비를 통해 비개발 부문에서의 역량도 키웠다. 하지만 아직 압도적 1등 넷마블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냐는 질문에는 쉽게 '네'라는 답을 내기는 어려울 듯 하다.
넥슨이 열심히 따라가는 동안 넷마블도 계속해서 달리며 속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계속 할 것이기 때문이다. 넷마블은 2016년 상반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30여종의 모바일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넥슨이 모바일게임 사업을 오랫동안 해 오긴 했지만 모바일게임에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은 모바일게임 본부를 설립한 2015년에 접어든 이후로 반년도 채 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넥슨이 빠른 시일 내에 넷마블을 추격할 수 있는가에는 쉽게 '네'라고 답할 수 없지만, 넥슨이 넷마블을 추격할 역량은 갖고 있는 게임사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 조급해하지 말고 멀리 보고 체제, 조직을 정비하고 역량을 키워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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