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사들의 모바일게임 집중 현상이 동반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PC방 산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의 발전과 함께 큰 성장을 지속했던 PC방 산업이 최근 들어 해가 갈수록 점점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발간한 게임백서에 따르면 전국의 PC방 숫자는 13,146개(2014년)가 영업을 하고 있다. 가장 많은 PC방이 영업을 하고 있었던 지난 2001년(23,548개)에 비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PC방 감소의 원인으로는 대체적으로 신작 게임의 흥행 부재와 PC방 업계의 과다출혈 경쟁이 손꼽힌다.
온라인게임 시장은 지속적으로 감소세였다. 지금부터 약 10년 전인 2005년만 하더라도 총 1,882건의 국내외 온라인게임이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기 위해 심의를 받았지만 2014년에는 PC게임과 온라인게임물을 모두 합해 총 512건에 불과했다. 10년 사이 PC방은 반토막이 났지만 신작 온라인게임은 거의 괴멸하다 시피 시장에서 외면받고 사라진 것이다. PC방이 가장 전성기였을 당시 기반을 잡아놓은 게임들과 일부 신작게임들이 간신히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명맥만 이어오고 있을 뿐이다.
시장 초기에는 다양한 PC방들이 생겨나며 은퇴후의 필수 창업코스로까지 평가받기도 했지만 이제는 몇 몇 대형 PC방 프렌차이즈들에게 잠식당하며 개인 PC방을 보기란 하늘에 별따기 수준이 되어버렸다. 물론 여기엔 내부의 과다 출혈 경쟁과 외부 VPN업체문제, PC방 전면 금연화 등 다양한 요인도 변수로 작용했다.
현재 PC방수 감소에 대해 게임업계와 PC방 업계가 보는 시선은 같은 듯 하면서도 다르다. PC방이라는 산업 자체가 게임산업의 파생산업으로 시작한 만큼 그 한계 역시 비교적 명확할 수 밖에 없지만 꼭 온라인게임이 많다고 시장이 커지고 적다고해서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신작 게임이 없다고 평가하는 요즘도 꾸준히 한 해에 4개에서 많으면 10개 이상의 중, 대형 온라인게임들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흥행게임이 부족해서일까? 실제로 PC방의 성패를 결정짓는 요소는 점유율 상위권에 위치한 흥행게임들이지만 그 면면을 세밀하게 따져보면 결국 게임을 하드코어하게 즐기는 소수의 유저들이 영향을 미친다. PC방에서의 혜택을 이용하며 보다 많은 시간을 즐기고 이를 통해 식사를 해결하면서 생기는 추가 수익으로 운영되는 PC방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즉 인기게임이 PC방의 매출 견인에 어느정도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모든 매출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결국 PC방 업체의 감소가 모바일게임 시장의 확대에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러나 모바일로 전향하기에 급급한 업체들이 변화하는 PC방 환경과는 다소 동떨어진 낡은 정책을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대다수의 온라인게임 업체들에게 있어 PC방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적은것이 아닌 만큼 변화하는 시장에 맞춘 효율적인 정책으로 서로가 윈-윈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