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일이 세기도 버거울 만큼 날마다 새로운 모바일게임이 출시되지만 이미 플레이 하고 있는 게임만으로도 벅찬 당신. 새로운 게임을 해보고 싶지만 어떤 것을 해야 할지 모르는 당신을 위해 게임포커스가 준비했다.
'돌직구'는 모바일게임들 중 한 작품을 골라 게임포커스 기자들이 직접 플레이 해보고 게임에 대한 아주 솔직한 의견을 이야기하는 코너다. 물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지 받지 않을지 선택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여신의 키스는 미소녀들이 메카닉 유닛에 탑승해 전투를 벌이며 세상을 구하는 내용의 드라마틱한 시나리오로 구성돼 있는 게임이다. 특히 다양하고 개성 넘치는 미소녀들의 화려한 일러스트, 생동감 넘치는 2D 애니메이션, 키스를 통해 적 지휘관을 회유하는 독특한 캐릭터 영입 방식, 유명 인기 성우들의 완벽한 목소리 연기, 미소녀 수집 및 육성과 코스튬 교체 시스템, 미소녀들이 탑승하는 메카닉 유닛을 업그레이드하는 재미 등이 특징이다.
게임포커스는 미소녀와 메카닉 모두 마니아 장르로 분류되는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플레로게임즈가 야심차게 내놓은 여신의 키스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번 돌직구 게임으로 선정했다.
신은서 기자
미소녀와 메카닉 둘 다 관심이 없었던 기자에게 둘 다 중요한 게임인 '여신의 키스'가 돌직구 게임으로 선정됐을 때 솔직히 당황스러웠다.
여신의 키스는 미소녀 파일럿을 수집하고 그들이 운영하는 메카닉으로 적을 섬멸하는 모바일게임이다. 기본적인 플레이 스타일은 일반적인 수집형 RPG와 비슷하게 진행되는 편이다. 다만 일반적인 RPG 보다는 육성을 쉽게 만들어 소재는 코어하지만 게임 플레이 자체는 쉽게 만들었다. 예를 들면 캐릭터를 성장 시키는 파츠 부위를 간편하게 만들었으며 일반적으로 캐릭터 조각을 얻을 수 있는 정예 던전이라는 개념을 없애고 1-5, 1-10처럼 5의 배수의 일반 던전에서 캐릭터 조각을 얻을 수 있게 만들어놨다.
이 같은 방식이 복잡함을 줄인 것은 사실이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일반적인 모바일 RPG에서의 정예 던전은 각 던전마다 각각 획득할 수 있는 다양한 인자를 얻을 수 있는 특별한 던전으로 일반적인 A라는 게임에서 30개의 던전을 끝내고 30개의 정예던전에서 얻는 인자의 숫자랑 여신의 키스의 던전 30개를 마무리하고 6개의 던전 5의 배수 던전에서 얻는 인자의 숫자 차이가 꽤나 크게 나는 것이다.
물론 여신의 키스도 이런 점을 보완하기 위해 요일 던전을 각각 방어, 공격, 지원으로 나누고 해당 타입의 캐릭터 인자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두긴 했지만 원하는 인자를 얻는 정예 던전 시스템하고 계속 비교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게임이 강조하는 전투 시스템은 기본적인 횡스크롤 RPG 방식으로 하나의 액티브 스킬과 최대 3개의 패시브 스킬을 사용해 전투할 수 있다. 기본적인 유닛만 메카닉일 뿐 RPG에 익숙한 유저들은 무난하게 즐길 수 있는 난이도로 중간 중간 캐릭터의 아머 브레이크 컷신을 보는 소소한 재미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역시 이 게임의 백미는 각 지역의 모든 스테이지를 3성으로 끝낸 후 캐릭터를 얻는 장면으로 여성을 키스로 세뇌를 정화시켜 내 팀으로 만든다는 설정을 가진 만큼 입술 터치로 내 팀으로 얻는 연출은 보면서도 여러 의미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한줄평: (입술을 들이미는 캐릭터를 향해) 그만해! 내 항마력은 이미 제로란 말이야!!!
김성렬 기자
게임을 처음 실행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공들인 티가 나는 미소녀 일러스트였다. 스파인 툴이 적용된 일러스트는 과하지 않은 움직임 덕분에 생동감과 보는 맛을 잘 살렸다. 로딩 화면에서 나오는 일러스트에 비해 게임 속 일러스트의 해상도가 다소 떨어져 보이는 문제점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을 마땅히 갖췄다. 그러니까, 소위 '덕후'들이 어떤 느낌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자가 일본 애니메이션 화풍의 미소녀들을 선호하진 않지만, 일러스트를 보면서 '흠, 예쁘게 잘 만들었네' 라고 생각했을 정도.
메카닉 장르는 마니아층이 두텁지만 넓지는 않은 장르이다. 그런 면에서 '여신의 키스'는 타겟팅이 매우 확실하다. 그러나 이는 양날의 검이다. 해당 분야에 빠삭한 '덕후'들을 만족시킬만한 완성도라면 확실한 팬을 만들 수 있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설프다는 질타를 받으며 철저하게 버려진다. '여신의 키스'에서 보여준 선택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알 수 있겠지만, 메카닉과 미소녀라는 이질적인 콘텐츠의 조합에 도전한 그 정신은 높이 평가 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미소녀 디자인에 모든 힘을 쏟아 부은 탓일까? 미소녀에 비해 다소 떨어지는 메카닉 디자인의 퀄리티는 아쉬움을 남긴다. '여신의 키스'에 등장하는 메카닉은 아기자기한 나름대로의 특색은 있으나, 메카닉이 마땅히 가져야 할 날카로움과 묵직함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여신의 키스'에서 미소녀와 메카닉의 경중(輕重)을 따진다면 미소녀에 더 초점이 맞춰진 느낌이다. 콘텐츠의 조합은 좋은 시도였다고 생각하지만, 메카닉이 메카닉 답지 않다면 남는 것은 결국 미소녀뿐이다.
전략에 대한 고민이 보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심심한 전투 시스템도 아쉬웠다. 같은 미소녀+메카닉 콘셉트를 가진 넥슨의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M.O.E)는 정통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의 틀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마스터 오브 이터니티'를 처음 접했을 때 자연스럽게 '엑스컴'이 떠오른 것은, 그만큼 제대로 된 턴제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뜻한다.
마치 체스나 장기처럼 메카닉의 위치를 맞추어 효과적인 포메이션을 짜고 전투를 벌이는 전략 구성 방식은 좋았다. 그러나 정작 전투 안에서 직접적으로 유저가 개입하는 것은 마나가 찼을 때 적절한 타이밍에 스킬을 사용하는 것뿐이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심지어 유저들과 대결하는 결투장에서는 스킬 마저 자동으로 사용한다. 메카닉들의 포메이션을 짜며 고민하는 '전략'이 전투에 들어가서도 이어져 재미로 느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저 편의를 위해 마련해둔 '소탕' 시스템도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기체 등급을 강화해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재료를 직접 전투하며 얻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소탕' 시스템은 터치 한번으로 재료들을 얻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매우 편하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즐기는 콘텐츠의 재미와 볼륨은 감소하는 느낌을 받았다. 안 그래도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되는데, 재료 수급을 위해서 '소탕'을 돌리면 유저가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거나 관여하는 것은 거의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기자는 재료를 얻기 위해 터치를 몇 번 하고는, 바닥난 '총알'을 보며 허탈감을 느꼈다.
아쉬운 점을 더 많이 언급했지만, '여신의 키스'는 충분히 '1+1=1'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미소녀는 싫어하는 사람을 찾기 힘든 편이고, 남자의 로망이라면 메카닉을 빼놓을 수 없지 않겠는가? 두 콘텐츠의 조합을 시도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 할 수 있다. 다만, 미소녀와 메카닉의 황금비율을 잘 조절해야 할 필요성은 있어 보인다. 그래야만이 '덕후'들을 만족시키고, 더욱 찐한 '키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한줄평 : 이질적인 조합의 시도, '첫 키스는 액정 필름 맛' 이라는 흔한 농담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
박종민 기자
하드코어 게이머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남성 게이머들에게 메카닉과 미소녀가 조합된 게임은 게임의 플레이 유/무를 떠나 한번쯤은 고개를 돌려보게 하는 마성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장르다. 장르의 호불호가 분명한 만큼 대체로 이러한 게임은 대다수보다는 확실한 타겟을 노리는 경향이 강하고 대체로 상당히 코어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다.
올 하반기 플레로 게임즈가 야심차게 선보인 '여신의 키스'는 '에브리타운', '두근두근 레스토랑', '바이킹 아일랜드' 등 다수를 위한 SNG를 선보였던 플레로 게임즈의 도전적인 의미를 담은 작품이다. 제목 그대로 게이머는 제국군에 의해 약물에 중독된 인류를 구하고 세뇌된 미소녀들을 키스를 통해 해방시켜야 된다.
스토리 자체는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라노벨과 같은 전개 방식을 가지고 있다.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투 부분은 최대한 캐주얼하게 구성해 부담을 줄였으며 콘텐츠의 거의 대다수가 미소녀와의 교감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캐주얼하다고 해서 깊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컨셉을 가진 넥슨의 'M.O.E'보다는 단순하다. 흡사 슈퍼로봇대전 같은 전투를 바랬던 유저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
반면 미소녀를 꾸미는 본연의 모습에는 나름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전투를 통해 획득한 아이템을 파일럿에게 줘 호감도를 올리고 코스튬을 구입해 입힐 수 있다. 전투 시 파일럿의 HP가 일정 수치 이하로 줄어들으면 부위파괴 연출(로봇이 아닌 미소녀)이 등장하게 되는데 부위 파괴 상태에서 마지막 일격에 성공하면 승리 포즈와 일러스트가 바뀌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좀 더 다양한 연출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게임의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세뇌된 파일럿을 구하는 키스씬에 있다. 키스 자체는 이미 시중에서 많이 선보이고 있는 키스 체험 앱과 크게 다른 형태는 아니지만 미소녀+SF+키스라는 조합을 수면위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미소녀와 전투의 밸런스를 잡지 못한 것은 아쉽다. 전투 자체를 캐주얼하게 구성했으면서도 전투를 즐길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콘텐츠 구성은 게임의 전체적인 컨셉을 생각해 볼 때 다소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느 한쪽에 편중되는 것이 아닌 전투와 교감 콘텐츠 모두의 적절한 밸런스가 필요해 보인다.
한줄평: 내 첫키스는 액정 맛? 5DUCK 들을 위한 미소녀 게임 '여신의 키스'
이혁진 기자
'첫키스의 맛은 액정'을 참고해 만들었다는 게임답게 오글거리는 묘사가 일품이다. 견디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내성이 있다면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
메카닉과 미소녀의 결합은 중국, 일본까지 포함해 아시아에서 힘을 얻고있는 소재다. 최근 전함, 탱크, 성, 총기류 등등의 미소녀 의인화가 주류였다면 한국에서는 넥슨과 함께 플레로게임즈도 미소녀를 로봇의 탑승자로 묘사한 점이 조금 방향이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부분.
슈퍼로봇대전, 파워돌 등의 세례를 받은 세례가 게임개발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여신의 키스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비교적 완화된 과금모델로 소과금으로도 큰 부담없이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무과금 유저도 시간만 들이면 게임상의 콘텐츠, 즉 미소녀 캐릭터를 대부분 획득할 수 있게 되어있다.
참고로 이미 러브플러스로 액정맛은 경험했으니 기자는 손가락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개발팀에게는 액정키스 인증샷 이벤트를 열라고 조언했지만 거절당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한줄평: 미소녀 캐릭터에 비해 메카닉 디자인은 좀 아쉽다.
총평
많은 기자들이 마니아 소재인 미소녀와 메카닉을 잘 조합시켰다는 점과 라이트한 유저도 잡기 위한 개발사의 노력은 좋은 평가를 내렸다. 다만 그 과정에서 미소녀에 너무 취중한 나머지 메카닉의 부족한 디자인과 너무 단순해진 전투 콘텐츠 등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한가지 긍정적인 점은 이 게임은 캐릭터와의 키스를 통해 동료가 된다는 독특한 설정을 내세운 덕분에 이 게임의 특징에 대해서는 모든 기자들 뇌리 속에 강력하게 남았다는 점이다. 이건 이 게임만의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있다는 것이므로 이 점을 잘 내세운다면 두터운 마니아 층을 보유할 수 있을꺼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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