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급 콘솔 게임 개발이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네요”
넥스트플로어 김민규 대표가 게임전문기자들과 만났다. 소프트맥스의 핵심 IP이자 국내 게임업계를 대표하는 IP인 '창세기전' IP 인수 이후 첫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향후 계획을 밝힌 것.
국산 IP도 글로벌 IP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 '창세기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
'창세기전'의 IP 확보에 대해 김민규 대표는 스스로도 “여러 가지 상황이 잘 맞아 떨어져 이루어진 계약”이라고 말했다. 함께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쉬프트업의 김형태 대표와 주변 인물들을 통해 소프트맥스의 소식을 듣던 중 ESA로 사명이 변경된다는 소식을 알게 되며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했다는 것.
평소에도 콘솔 마니아를 자처하던 김민규 대표였고 그 역시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창세기전' 시리즈를 직접 즐기며 함께 성장해온 개발자로 국산 IP의 글로벌화 가능성에 대해서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가졌던 그에게 이번 IP계약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던 것이다.
IP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넥스트플로어의 이러한 행보에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했다. 아직도 열약한 국내 콘솔 게임 시장, 또 글로벌 IP로 성장시키기에는 해외에서의 인지도가 부족한, '창세기전' 이라는 IP의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진 것이다.
김민규 대표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면 분명 창세기전 IP는 내수용으로 평가받아왔고 분명 사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국내에서 인기가 있었던 IP라면 해외에서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결국 리메이크 타이틀들이 시험 무대에 오르겠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게임을 선보일 것이다. 플랫폼의 경우 그때그때 개발자들과 상의해 개발자들도 원하고 내부에서도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플랫폼으로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다”고 밝혔다.
창세기전의 IP를 확보한 넥스트플로어의 첫 번째 카드는 바로 '창세기전2', '창세기전3'를 바탕으로 한 휴대용 콘솔 버전의 개발이다. 외전격의 새로운 게임을 만들 수 있었고 완전히 다른 스핀오프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굳이 리메이크 타이틀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김민규 대표는 “창세기전을 잘 모르는 지금의 10대 20대 유저들에게는 좋은 IP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고 게임을 기억하고 있는 30대 40대 유저들에게는 추억을 공유하게 싶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번 리메이크 타이틀에는 쉬프트업 김형태 대표를 포함해 오랫동안 창세기전을 개발해왔던 스텝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예정이다. 하지만 게임은 단순히 추억 공유를 하기 위한 원작 복각이 아닌 새로운 형태로 제작할 계획이다. 주인공 살라딘의 '아수라파천무'와 같은 핵심 기술이나 시공간 여행 등과 같은 원작의 주요 스토리라인을 그대로 가져가되 이미 오래되어 지금의 유저들이 원하지 않는 게임 플레이 방식은 완전히 새롭게 각색할 예정이다.
게임 개발자이지만 그 전에 게이머로서 자신이 즐겁게 즐겼던 게임을 자신의 손으로 개발하는 느낌은 어떨까?
김민규 대표는 “개인적인 애착도 있었지만 직접 개발을 진행하게 되니 책임감도 크다. 창세기전은 90년대에 '한국에서도 이런 게임이 가능 하구나'하며 감탄을 하게 했던 타이틀이다. 시간이 지났지만 리메이크 타이틀 역시 내가 받았던 느낌을 그대로 되돌려주고 싶다. (출시일정에 대해) 개발자들과 항상 이야기 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 2018년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데스티니 차일드' 논란, "퍼블리셔 능력 검증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
넥스트플로어는 창립 이후 줄곧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했던 회사다. 처녀작인 '드래곤플라이트'가 상업적으로 엄청난 흥행을 거뒀지만 여기에 안주하진 않았다. 개발자들이 만들고 싶어 하고 개발자들 스스로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게임이 가장 즐거운 게임이라는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BM에 집중하지 않고 개발자들이 원하는 게임을 마음껏 개발할 수 있게 하는 '지하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상업적인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지만 넥스트플로어가 내놓는 게임은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팬까페가 생겼을 정도로 유저들의 지지를 받았으며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랬던 넥스트플로어가 쉬프트업 김형태 대표와 의기투합해 누가 봐도 상업성에 중점을 둔 '데스티니 차일드'를 출시했다. 기존의 회사 색깔과는 전혀 다른 게임이었지만 압도적인 캐릭터 품질을 바탕으로 상업적으로 크게 성공했으며 작은 회사였던 넥스트플로어에게 엄청난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기존의 개발 철학과는 전혀 다른 게임이 나왔다는 팬들의 실망 섞인 목소리와 함께 개인 및 회사의 운영 이슈가 맞물리며 여론의 엄청난 질타를 받기 시작했다. 게임 서비스 시작과 함께 불거진 확률 논란과 관련해서는 대표 이름을 걸고 직접 사과문을 올렸으며 유저들이 사용했던 모든 재화를 보상하는 등 파격적인 보상안을 제공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운영관련 이슈들이 연이어 터지며 유저들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렇듯 중요한 내부 이슈가 생길 때마다 김민규 대표는 자신의 이름을 직접 언급하거나 회사의 이름을 언급하며 거듭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일반적으로 게임 내 이슈가 발생하면 공동 개발 게임의 경우 공동 명의의 사과문을 올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데스티니 차일드와 관련된 이슈 관련 사과문에는 오로지 퍼블리셔인 넥스트플로어의 이름만 보였다.
업계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기업이미지에 막대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개발사를 보호하려는 넥스트플로어의 행동을 보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민규 대표는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야 말로 퍼블리셔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확률 논란을 포함한 이슈들에 대해) 모든 것은 제 불찰이며 앞으로 더욱 좋은 서비스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고 밝혔다.
퍼블리셔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말을 지키기 위해 김민규 대표는 빠른 시일 내에 쉬프트업의 김형태 대표와 함께 데스티니 차일드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게임 전문 기자들과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사과로만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민감한 이슈들을 숨기지 않고 가감 없이 이야기하겠다는 것이다.
넥스트플로어는 어떤 회사가 되길 원할까? 마지막 질문에 김민규 대표는 기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답변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우리 게임을 좋아해주시는 모든 유저들에게 감사합니다. 무관심보다는 질타를 해주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됐습니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넥스트플로어는 개발자들이 재미있어 하는 게임을 만들고 유저들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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