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조용하지만 강하게... 입소문 타는 룽투코리아 RPG '나선의경계'

등록일 2017년03월31일 12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재미있는 게임은 마케팅이 필요 없다는 말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지만 하루에도 수십여 개가 넘는 타이틀이 쏟아져 나오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게임의 재미뿐만 아니라 이름을 알리기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다.

하지만 이러한 마케팅의 원칙을 나름 역행하며 순조로운 서비스를 이어나가고 있는 게임이 있다. 바로 룽투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나선의경계’.

나선의경계는 중국의 유명 판타지 작가 钻石咖啡鸦(찬석가비아)의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으로 다양한 캐릭터 도감을 수집하는 재미와 스킬을 활용하는 전투가 강점인 RPG다. 여기에 쿠기미야 리에, 타무라 유카리, 우치다 아야, 우에사카 스미레 등 일본에서도 유명한 A급 성우들과 중국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사운드 작가 Zeta(제타)가 참여했다는 것이 알려지며 게임 출시 전부터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사람도, 게임도 첫 인상이 가장 중요한 법이지만 게임 출시 초반 잦은 서버 문제로 휘청거리며 게임 서비스 존폐 문제까지 불거진 나선의경계. 중소게임사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는 리스크를 겪었음에도 RPG부분 순위를 급상승 시키며 서비스를 이어나가는 이 게임의 매력은 무엇일까

흙수저 캐릭터의 반란, 잘 키운 R-SR 캐릭터 UR 부럽지 않다

헤비 과금 유저가 아닌 이상 UR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진 않는다

나선의경계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RPG의 정석을 따른다. 시나리오 모드를 진행하며 얻는 보상으로 캐릭터 카드를 얻고 캐릭터 카드를 강화해 난이도가 높은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형태다. 캐릭터는 무기와 방어구, 액세서리 강화와 캐릭터 본연의 강화를 할 수 있으며 수집과 분해, 합성을 적절히 사용해 효율적인 육성을 하는 것이 좋다.

게임은 일반적인 도탑류 시스템을 차용했기 때문에 플레이 타임에 비례해서 재료 수급이 잘되는 편이다(필요수량도 레벨에 따라 계속해서 증가한다. 한마디로 꾸준한 플레이를 요구한다). 따라서 확률에 의존하는 캐릭터 수집 요소를 제외한다면 육성 자체의 난이도는 크게 높진 않다. 캐릭터 수집 부분의 경우 동일 캐릭터가 많으면 좋긴 하지만 헤비 유저가 아닌 이상에는 무과금 유저나 소과금 유저가 느끼는 캐릭터의 격차는 크지 않다.

유대 시스템은 나선의경계의 핵심 시스템이다

나선의경계에서 수집한 캐릭터는 ‘유대’ 시스템을 통해 철저하게 활용된다. 예를 들어 메인 파티에 설정한 A캐릭터가 전투에서 사망할 경우 유대 관계를 가진 캐릭터 B와 C가 전장에 개입해 전투를 이어나갈 수 있다. 다만 전장 개입은 무조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앞서 설명한 캐릭터의 육성 상태에 따라 확률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특히 육성이 단순히 확률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메인 캐릭터의 능력치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를 고르게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수십 개의 캐릭터를 균등하게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육성이 철저하게 됐다는 가정하에 최대 12캐릭터가 전투에 참가할 수 있기 때문에 스토리모드를 포함한 PvP모드에서도 유대관계를 고려한 육성이 매우중요하며 또 이 유대 시스템 때문에 역전극이 상당히 많이 발생한다. 잘 키운 R등급의 유대 100% 캐릭터가 하나만 키운 UR, SR등급의 캐릭터를 손쉽게 이기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카드에 따라 UR-SR-SR이나 UR-UR-SR, R-R-R이나 SR-R-R 등 유대로 묶이는 캐릭터의 구분이 다르기 때문에 전략적인 육성이 필요하다.

밀어서 시공의 폭풍으로? ‘링아웃 시스템’이 살린 전투의 재미
잘 육성된 캐릭터는 단순히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면 클리어할 수 있는 PvE 모드 보다 PvP 모드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나선의경계에서의 모든 전투 시스템은 ‘링 아웃 시스템’이 적용됐는데 우리가 대부분의 스포츠게임에서 볼 수 있는 링 아웃 시스템과 동일하다.

원탱을 겨냥한 밀덱 조합이 인기다

나선의경계의 모든 캐릭터는 공격을 받을 경우 캐릭터가 약간의 경직과 함께 뒤로 밀려나게 되는데 이를 고려한 전략적인 플레이를 통해 상대방의 체력을 전부 소진시키지 않고 전투장소의 외각으로 밀어내 승리할 수 있다. 이 경우 캐릭터가 가진 유대 능력과는 상관없이 패배가 되며 때문에 출시 이후 이 판정을 이용한 일명 ‘밀덱’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밀댁이란 캐릭터가 가진 스킬 중에 넉백이나 밀치기 스킬을 가진 캐릭터 3명을 주요 포지션으로 하는 댁으로 딜링에 집중한 덱을 중심으로 높은 효율을 보이는 덱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스킬 사용만으로도 불리한 전투를 극복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밀덱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넉백이나 밀치기를 저항하는 카운터 캐릭들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이렇듯 캐릭터의 속성과 버프와 디버프, 밀림과 넉백을 고려한 전략적인 분석과 육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킬 수가 하나가 부족하긴 하지만 R등급의 캐릭터 역시 조합에 따라 UR 등급을 능가하는 효율을 보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무과금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R-SR 등급의 캐릭터 조합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 모바일게임 같지 않은 부족한 콘텐츠, 운영의 미가 필요하다
나선의경계를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우리가 특별히 먹고 싶은 것이 없을 때 찾아가는 가정식 백반집과 비슷하다. 나름 잘 짜인 육성시스템, 한중일의 이름 있는 실력파 작가들이 참여한 미려한 일러스트, 일반적인 모바일게임에서 볼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콘텐츠를 담았고 이 시스템들이 과금보다는(헤비 유저 제외) 플레이 타임에 영향을 받는 요소들이 많다보니 특별히 문제가 되는 부분도 없다.

일반적인 콘텐츠만으로는 금방 목마르다

하지만 정작 게임을 열심히 하려고 파고들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부분은 아쉽다. 게임 콘텐츠 대부분이 행동력으로 밀접하게 엮여 있는데 이 행동력 하나에 아이템 파밍, 캐릭터 육성, 기타 재료 아이템의 수급까지 모두 연결되는 구조다보니 행동력을 소모하고 난 다음에 유저가 즐길 콘텐츠가 마땅치 않다는 문제가 생긴다. 레이드와 쟁탈전, 최고의 탑 등등 행동력을 소모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일반적 콘텐츠가 있긴 하지만 여타 모바일게임에 비해 플레이의 비중이 높지 않은 콘텐츠이기 때문에 아주 빠른 시간에 콘텐츠 소모가 이루어진다.

30레벨 전후로 유저 이탈율이 꽤 높은 편이다

또한 초반 유저들의 적극적인 게임 개입을 위한 이벤트도 부족하다. 게임의 핵심 콘텐츠인 ‘유대’ 시스템을 이용하고 게임의 재미를 본격적으로 알아갈 20레벨 중반부터 40레벨 유저층을 겨냥 이벤트나 게임 내 재화수급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콘텐츠 업데이트가 절실한데 이런 부분에 대한 새심한 배려가 없어 게임 플레이에 심각한 갈증이 생기는 구조로 변해가고 있다. 게임의 세일즈 포인트 일 수도 있지만 최소한의 갈증을 해결해주지도 않은 채 지속적인 결재 유도 이벤트만을 진행하는 것은 요즘 모바일게임의 추세와는 어울리지 않는 미숙하고 초보적인 운영미스로 보여진다.

재미있는 게임은 유저가 알아보는 법이지만 모바일게임에 있어서 재미있는 게임을 명작의 반열로 끌어올리는 것은 오로지 개발사의 몫이다. 유저가 게임 내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꾸준히 소통해 빠르게 콘텐츠를 공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있어 명작게임으로 남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할만하지만 뭔가 아쉬운 게임, 지금의 나선의경계가 더욱 분발해야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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