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감각을 이용한 독특한 퍼즐과 아름다운 게임 아트로 널리 알려진 '모뉴먼트 밸리'는 지난 2015년 GDC어워드에서 베스트 혁신, 베스트 비주얼 아트, 베스트 모바일까지 수상하며 '아름다운 게임'의 대명사가 되었다.
또 아름다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뒤틀어버린 세계관, 그리고 그 세계관과 잘 어울리는 아트 스타일로 널리 알려진 '앨리스: 매드네스 리턴즈' 또한 유저들에게 호평 받은 액션게임이다.
'모뉴먼트 밸리'와 '앨리스: 매드네스 리턴즈', 두 게임의 공통점은 다른 게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아트 스타일을 갖고 있다는 것. 이 두 게임의 개발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게임 개발자 '켄 웡(Ken Wong)'이 'BIC 2017'을 찾았다. 켄 웡은 어떤 것이 게임 디자인을 아름답게 만드는가에 대해 강연을 진행했다.
플레이어와의 상호작용과 전달되는 감정을 고려해야
켄 웡은 세션이 진행되는 동안 게임 디자인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에게 영감을 주었거나 생각을 바꾸게끔 도와준 다양한 게임들을 소개했다.
먼저 골프공을 옮겨 홀에 넣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모바일 골프게임 '데저트 골핑'에 대해 그는 “이 게임의 가장 큰 차별점은 '한계'가 없다는 것이다. 수백, 수천 개의 홀이 계속해서 생성되며, 되돌아 갈 수는 없고 재시도도 물론 할 수 없다”라며 “이 게임을 봤을 때 인간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져 정말 아름다운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다. 잘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 게임은 인생처럼 매번 새로운 도전과제를 준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게임 디자인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켄 웡은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주관적이다. 이번 세션을 통해 나의 취향과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말씀 드릴 것이며,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시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게임 디자인에는 이미 '디자인'이라는 이미 포함되어 있다. 켄 웡이 설명하는 게임 디자인의 아름다움은 단순히 UI나 UX, 그래픽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아름다운 게임 디자인에 대해 '필요한 요소를 최소한으로 사용하되,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나는 건축을 좋아하고, 늘 관심을 갖고 있다. 처음 게임개발을 시작 했을 때 건축에 대한 열정을 어떻게 게임에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단순히 배경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방법을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게임 디자인은 '건물의 모습을 게임 중간에 '예술'처럼 넣으면 어떨까?'라는 다소 사소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즉, 단순히 플레이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속 건축물과 플레이어, 또 캐릭터간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것이다.
켄 웡은 “역사적인 아름다운 건물들은 단순히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며, 건물에 따라 다른 분위기와 호기심, 진중함과 역사를 전달한다”라고 설명했다. 게임 디자인도 이와 같다. 게임 디자인을 이루는 요소에는 목적, 규칙, 캐릭터, 컨트롤 등 다양한 것들이 있으며, 플레이어와 요소간의 상호작용과 전달되는 감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슈퍼마리오'와 유사한 게임인 '패시지(Passage)'를 통해 불명확한 미래와 삶의 심오함에 대해 깊이 고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모뉴먼트 밸리'를 개발할 당시 접했던 게임 '윈도실(Windosill)'에 대해 아름다운 그래픽, 그리고 탐험과 호기심의 발견이라는 콘셉트가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그렇다면 왜 게임 다자인에 아름다움이 필요한 것일까? 아름다운 디자인이 가치 있는 이유는 플레이어에게 강한 영향을 주고 그것이 삶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를 울게 하거나, 자신감을 주는 등 감정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켄 웡은 “이러한 경험을 한 플레이어들은 감정을 친구들에게 이야기하게 될 것이며, 상업적이고 마케팅적인 전략에 있어서도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라고 설명했다.
상업적인 게임만을 생각하지 말고, '작은 게임'을 만들어야
어떻게 아름다운 게임을 만드는가에 대해 켄 웡은 “많은 초보 디자이너들이 거대하고 상업적인 게임만을 생각한다. 작은 게임을 만들어야 아름다움에 집중할 수 있지만, 대부분 잊어버렸다. 숲 속을 걷는 것이 다인 '리브 오마(Lieve Oma)'가 만약 10시간 분량의 게임이었다면 가족이나 성장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초보 디자이너들이 장르에 대해 너무 많은 고민을 하고, MMORPG라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FPS라면 '퀘이크'나 '카운터 스트라이크'를 생각하며 다른 게임의 요소들을 카피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플레이어가 느낄 경험과 감정을 생각한다면, 더 독특하고 특색 있는 것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켄 웡은 “요즘 게임들은 계속해서 반복적이고 지루한 것을 하도록 만들어져있다. 숫자를 조금 올리고, 레벨을 올리고, 게임 아이템을 조금 더 얻기 위해 게임을 플레이 한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플레이어들의 시간을 낭비시키는 것에 불과하며 아름다운 게임 디자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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