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가 지난 4일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을 iOS 플랫폼에 정식으로 출시했다. 이전에는 초대 이벤트를 통해 한정된 유저들만 즐길 수 있었으나, 4일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함에 따라 iOS 이용자라면 누구나 게임을 플레이해볼 수 있게 됐다.
사실 '포트나이트'는 국내에서는 '배틀그라운드'에 밀려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동시 접속자 수 340만 명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트위치'와 '유튜브' 등의 개인 방송 플랫폼에서는 최근 '배틀그라운드'를 밀어내고 평균 시청자 수가 더 높게 집계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모바일 버전 또한 '포트나이트'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 유럽 지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은 10일 현재 미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 무료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영국 매출 순위 2위, 독일 매출 순위 3위에 오르는 등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기자는 iOS 11 버전이 설치된 '아이폰7'을 사용해 플레이 했다.
내 손안의 '포트나이트', 진정한 멀티플랫폼으로 진화하다
게임은 완전히 '포트나이트'를 그대로 모바일 플랫폼에 옮겨놓은 느낌이다. 슈팅과 아이템 파밍, 건설 등 대부분의 시스템과 게임 플레이 경험은 기존에 PC와 콘솔에서 경험할 수 있는 것과 같다.
'포트나이트' 모바일의 가장 큰 핵심 포인트는 '포트나이트'를 모바일 플랫폼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본적인 '배틀로얄' 모드의 솔로, 듀오, 스쿼드 인원을 모두 지원하며, 최근 출시된 '고폭탄 모드' 2탄 등 기존 PC와 콘솔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들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더불어 크로스 플랫폼, 즉 PC 혹은 콘솔로 즐기는 유저와 만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다만 크로스 플랫폼은 몇 가지 제약이 있다. 모바일 플랫폼의 특성상 불편한 조작이 수반되기 때문에 공정한 게임을 위해 모바일 유저는 모바일 유저끼리만 매칭되며, PC나 콘솔로 게임을 즐기는 친구와 파티를 맺었을 경우에는 다른 크로스 플랫폼 파티와 만나게 된다.
또한 유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와이파이 환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매치 중 게임이 끊기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 여기에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답게 최적화도 뛰어난 편이어서 지원 기종 중 최저 사양급에 해당하는 '아이폰7'에서도 큰 무리 없이 플레이가 가능했다. 다만 PC에 비해 아쉬운 그래픽 퀄리티와 종종 일어나는 프레임 드랍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포트나이트'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히는 PC 접근성 문제를 모바일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이 갖는 강점이다. PC 버전의 '포트나이트'가 '배틀그라운드'에 비해 상당히 낮은 권장사항을 갖고 있긴 하나, 이마저도 갖추지 못한 유저라면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는 것 또한 고려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PC, MAC, 콘솔에 이어 모바일 플랫폼으로 출시됨에 따라, '포트나이트'는 완벽한 '멀티플랫폼' 게임으로 진화했다. 특히 단순히 출시에 그치지 않고 크로스플랫폼을 지원한다는 점은 '포트나이트'의 글로벌 시장 흥행 돌풍에 날개를 달아주는 묘책으로 보인다.
모바일 플랫폼의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한 '포트나이트' 모바일
에픽게임즈는 보급률이 높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게임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는 성공했다. '포트나이트' 모바일은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큰 장점이다. 하지만 플랫폼의 명확한 한계점이 발목을 잡는다. 다름아닌 조작 문제다.
지금까지 출시됐던 대부분의 모바일 슈팅 게임들은 언제나 같은 문제를 겪어왔다. 스마트폰이 작은 화면과 터치스크린을 기본으로 하는 만큼, PC나 패드에 비해 조작감이 떨어진다는 점이 그것이다. 물론 개발사들은 자동 조준 보정, 키 설정 변경 등을 지원하며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플랫폼의 한계에 부딪히곤 했다.
'포트나이트' 모바일 또한 이러한 문제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슈팅과 이동, 아이템 파밍에 집중하기에도 어려운 상황에서 '포트나이트'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건설까지 해야 한다는 점은 상당히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물론 파티플레이를 하지 않는 모바일 유저들만 매칭되기 때문에 조작이 난해한 점에 있어서는 같은 조건이라고 할 수도 있다. 더불어 이러한 조작에 익숙해진다면 PC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패드 수준의 컨트롤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온전히 '포트나이트' 하면 떠오르는 건설 플레이를 PC와 같이 선보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슈팅 측면에서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두드러진다. 패드와 같이 조준 보정이 있다고는 하지만 적을 따라 화면을 따라가준다는 느낌 외에는 오히려 정확한 조준을 방해하는 느낌이 강했다. 그렇다고 끄고 플레이 하자니 적의 움직임을 원활히 따라가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다. 정밀한 조작이 필요한 슈팅의 과정(적 확인→조준→사격)에 있어서 모바일 플랫폼의 작은 화면, 그리고 터치스크린은 FPS나 TPS와 같은 슈팅 게임을 즐기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물론 이러한 단점은 향후 블루투스 컨트롤러 지원을 통해 개선될 수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외부 장비를 사용해가며 '포트나이트'를 플레이할 상황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PC 플레이 그대로 모바일에서',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
'포트나이트' 모바일 버전의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PC 플레이 그대로 모바일에서'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이 문장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이야기다. 콘텐츠 적인 측면에서는 PC와 온전히 같지만, 조작과 컨트롤 적인 측면에서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포트나이트' 모바일은 언제 어디서나 '포트나이트'를 즐길 수 있다는 점 덕분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반향이 크지 않지만,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는 게임을 즐겨보지 않은 유저와 기존 유저들을 동시에 끌어들이고 있다.
만약 '포트나이트'에 대한 편견이 있거나 접해본 적이 없다면 모바일 버전으로 먼저 가볍게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것이다. 안드로이드 유저라면 당장은 모바일 버전으로는 플레이할 수 없기 때문에 아쉽긴 하지만, 에픽게임즈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안드로이드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보도록 하자.
한편, 아직 국내 서비스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펍지주식회사와 텐센트가 공동으로 개발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이 글로벌 시장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만큼, 두 게임의 글로벌 시장과 국내 시장에서의 대결 구도 및 결과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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