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도 전략도 쉽지 않은 높은 난이도, 그러나 재미는 확실한 '데빌메이커:아레나'

등록일 2018년05월09일 17시35분 트위터로 보내기


나다게임즈의 신작 ‘데빌메이커:아레나 for kakao(이하 데빌메이커:아레나)’가 출시됐다. 넥스트플로어가 퍼블리싱하는 이 게임은 나다게임즈가 서비스 한 ‘데빌메이커:도쿄’의 정식 후속작으로 전작의 설정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변화를 시도해 주목을 받았다.

데빌메이커:아레나를 플레이 하면서 느낀 장단점을 정리해보았다.

장르적인 변화를 시도한 데빌메이커:아레나
이번 신작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장르적인 변화다. 캐릭터를 수집하고 육성한다는 점에서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작이 전략성을 가미한 카드 배틀 장르였다면 이번 작품은 캐릭터를 배치하고 플레이하고 상성과 조합을 이용하면서 상대를 해야 되는 전략 RPG를 표방하고 있다.

덱을 맞추는 것 부터가 전략이다

모바일게임의 특성상 전략 게임을 표방하는 대부분의 게임이 게임성을 캐주얼하게 디자인하는데 반해 데빌메이커:아레나의 전략성은 상당히 코어한 편이다. 기본적으로 탱커/딜러/지원가 캐릭터 7개를 조합해 타일형 전장에 배치하는 것으로 자신만의 세팅을 할 수 있으며 여기에 캐릭터가 가지는 스킬 간의 상성, 또 탱커나 딜러 혹은 지원가를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속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있기 때문에 전투 시작 전 진행하는 덱 세팅만으로도 승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준다.

물론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지 않고 덱을 배치시키는 것으로도 게임을 즐기는데는 큰 문제가 없지만 전략 게임의 묘미라고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전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봐야 한다는 측면에서 게임의 이해도가 높을수록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게임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명백한 진입장벽으로 인해 대중성이 약하다는 약점을 갖게 된다는 의미인데 나름대로 친절한 튜토리얼 가이드가 있지만 게임 플레이의 특성상 게임에 적응하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부분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개선해야 할 것 같다.

게임의 난이도는 높지만… 좋은 시스템을 차용해 부담을 줄인 데빌메이커:아레나
모든 RPG는 캐릭터의 성장이 주가 된다. 때문에 개발사에서 유저들에게 어떠한 당위성을 부여하는지, 또 성장을 할 때마다 내가 성장을 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장의 쾌감을 높이면 신규 유저들의 유입이 빠르게 줄어들고 반대로 성장의 쾌감을 너무 줄여버리면 기존 유저들이 떠나게 되는 만큼 이 사이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것.

최고 등급 캐릭터의 획득 확률이 높은 편이지만 얻기만 한다면 아무 쓸모가 없다

데빌메이커:아레나의 성장 시스템은 후자보다는 전자의 느낌이 강하다. 장르적인 한계를 의식(?)한 디자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캐릭터가 성장할수록 확실히 보상을 얻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성장하지 못한 캐릭터와 그렇지 못한 캐릭터와의 차이는 뛰어난 전략으로도 극복하기 힘들 정도로 확실하다.

하지만 보상이 확실한 만큼 보상을 얻기까지 해야 될 것이 상당히 많다. 바꿔 말하면 너무나 많은 성장 콘텐츠가 있다는 점이 문제다. 우리가 쉽게 접해보았던 유명 게임의 성장 시스템이 거의 대부분 탑재가 되어 있는데 이 모든 콘텐츠를 이용하며 온전하게 하나의 캐릭터를 쓸만하게 키우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이제는 익숙한 소환 시스템

성장 시스템을 제외한 콘텐츠 시스템은 시스템 적으로 무과금 유저들도 충분히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소녀전선’을 필두로 하는 이른바 시간제 뽑기 시스템을 차용해 캐릭터 뽑기 자체에 대한 부담감을 최소화 했다. 육성에 필요한 다른 콘텐츠 시스템도 반복적인 플레이 자체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간편하게 반복할 수 있도록 해 유저가 스테이지나 PvP자체 클리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전략 게임의 높은 진입장벽을 시스템적으로는 그나마 줄여보려고 노력한 점은 칭찬할 점이다.

전작의 요소를 차용한 승부수, 진입장벽 낮추기 위한 넥스트플로어의 운영의 묘와 시너지 낼까
데빌메이커:아레나는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단기간에 그 재미를 느끼기 힘든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대중성을 위해 게임이 가진 본래의 게임성을 상당히 희석시키기 보다는 다수가 아닐지언정 이러한 전략 게임에 흥미를 느끼는 유저들을 명확히 타게팅 했다는 점만으로 전략 게임을 주로 즐기는 유저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덱이 많아질 수록 해야되는 콘텐츠가 덩달아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상당히 많은 덱을 활용하는 만큼 앞으로 밸런스적인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많은 카드를 쓰는 카드게임임에도 전략의 비율과 거의 동등하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 육성에도 무게감을 두고 있어 결국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공정성 문제를 뒤로 하더라도 자칫 전략에 흥미를 느껴 접속한 유저들이 육성으로 인한 차이, 혹은 육성 그 자체에 지쳐 게임에 흥미를 잃을 수도 있을 정도로 육성의 비율이 높은 점은 또 하나의 문제라고 볼 수 있는데 게임이 장기적으로 롱런하기 위해서는 비슷한 전략 배틀 게임을 많이 서비스해 본 넥스트플로어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 보여진다(실제로 데빌메이커:아레나의 게임 시스템은 플레이 시간, 결제 유무와 크게 상관없이 하루에 육성할 수 있는 일종의 최대치가 존재한다. 그러나 바꿔 말하면 게임이 장기화 될수록 이런 시스템은 오히려 기존 유저와의 격차를 좁힐 수 없게 하는 문제도 있다).

서비스 종료를 선택해야 했던 전작을 위한 배려가 보인다

물론 걱정되는 부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비스 종료라는 아쉬운 결말을 맞이한 전작을 즐겼던 유저들을 위해 데빌메이커:아레나의 콘텐츠 중에서 상당 부분은 전작의 요소를 그대로 차용한 것들이 많다. 작게는 BGM부터 크게는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전작을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라면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요소가 가득하다. 굵직한 콘텐츠들 외에 “이런 것까지 가져왔네?” 싶을 정도로 작은 콘텐츠들까지 가져와 전작을 재미있게 즐겼던 유저들을 위한 개발사의 작은 보답(전작을 즐기지 않았던 유저들은 느낄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은 아쉽다)이라는 점은 칭찬해줄만하다.

성공을 위한 좀 더 편한 선택을 할 수 있었음에도 장기적인 운영이 필요한 전략 RPG로 새롭게 탈바꿈한 데빌메이커:아레나. 전작과 같은 선택이 또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당장의 수익 보다는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을 위한 최대한의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도감 100%를 채우는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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