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인간이냐 뱀파이어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이디어 '인간 혹은 뱀파이어'

등록일 2018년07월02일 11시05분 트위터로 보내기


 

자본력을 바탕으로 홍보 모델이나 대형 이벤트 등을 통해 대중에게 게임을 알릴 수 있는 대형, 중소 개발사와 달리 자본이나 인력 면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는 인디 개발사들은 독특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유저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는 경우가 많다. 특히 국내 인디 개발사 하이디어는 이색적인 두 장르의 결합을 바탕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으며 기대를 모으는 개발사 중 하나.

 

그런 하이디어가 지난 20일 자사의 세 번째 작품인 '인간 혹은 뱀파이어'의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작품은 턴 기반 전략 게임에 던전 탐색 형 로그라이크 게임을 접목시킨 게임으로, 플레이어는 뱀파이어 출신의 주인공이 되어 인간 동료들과 함께 던전을 탐색해 나가야 한다. 뱀파이어라는 특징을 살려 게임 내에서 인간 동료를 물어 죽지 않지만 성장이 불가능한 뱀파이어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통해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은 바 있다.

 

어느덧 세번째 작품을 출시한 하이디어의 신작은 어떤 모습일까.

 

직업 스킬 시스템에 기반한 캐릭터간 밸런스 유지

 



 

'인간 혹은 뱀파이어'에서는 인간 동료와 주인공을 포함하여 4인의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동료들의 경우 일정 시간마다 주어지는 재화를 소모하여 획득할 수 있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캐릭터 별 밸런스이다. 일반적인 게임에서는 일부 캐릭터의 성능이 압도적이거나 도저히 사용할 수 없을 정도의 캐릭터도 많기 때문에 원하는 캐릭터를 사용할 수 없어 아쉬운 경우가 많다.

 



 

'인간 혹은 뱀파이어'에서는 직업 스킬과 평등한 성장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 사이의 밸런스를 유지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60여 명의 인간 캐릭터는 총 18종의 직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직업별로 고유한 직업 스킬을 지니고 있다. 힐러의 경우 특정 블록에 도착하면 아군을 치료하거나 성기사 등의 탱커는 특정 블록을 통해 아군의 방어력을 높여줄 수 있다. 직업 별로 보유하고 있는 스킬이 동일하기 때문에 게임 초반에도 동료들의 영입을 통해 그럭저럭 괜찮은 조합을 꾸릴 수 있다.

 



 

태생 등급이 없다는 부분 역시 장점이다. 동료 탐색을 통해 4성이나 5성 동료가 등장하지만 캐릭터의 태생 등급이 1성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성장을 통해 1성 동료도 5성까지 육성할 수 있다. 또한 높은 등급의 캐릭터일수록 영입에 필요한 금액이 많아지기 때문에 초반부터 강한 동료를 영입하여 게임의 전반적인 난이도가 낮아지는 현상이 없다. 꾸준히 성장한다면 누구라도 강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부분 역시 유저들의 박탈감을 최소화하고 성장의 동기를 마련해 주는 부분이다.

 

인간과 뱀파이어 사이의 고민에서 오는 즐거움

 



 

'인간 혹은 뱀파이어'는 게임의 이름답게 인간 동료와 뱀파이어 동료 사이에서 부단한 고민이 필요한 게임이다. 인간 동료의 경우 던전 내에서 사망할 시 길게는 실제 시간으로 10일 정도 뒤 부활하기 때문에 잘 키운 인간 동료가 사망한다면 그야말로 허탈한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사망한 인간 동료를 주인공이 물어 뱀파이어로 만들게 되면 사망 시 바로 부활할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뱀파이어가 된 동료는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한다.

 



 

반대로 주인공 캐릭터는 뱀파이어이기 때문에 인간 동료를 물어 뱀파이어로 만들 경우에만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여기에 주인공은 자신이 문 인간 동료의 스킬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파티 구성에서 부족한 부분들을 주인공 캐릭터를 통해 메꿀 수 있어 와일드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다른 동료들보다 효율이 높은 뱀파이어의 성장에 주력할 것인지, 다소 위험 부담을 가지고 있는 인간 동료들로 파티를 편성할 것인지에 대해 플레이어의 전략적 선택이 필요하기 때문에 고민할 거리를 던져준다.

 

전투 시의 전략적 요소는 부족

 



 

게임의 주요 콘텐츠는 던전 탐색으로, 던전을 반복적으로 돌면서 동료들의 레벨을 올리고 더 좋은 장비를 수집하는 것에 집중되어 있다. 문제는 턴 기반 전략 게임의 형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실제 전투 내에서는 유저들이 생각할 만한 전략적인 요소가 부족하다는 것. 각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타일을 이용해서 공격, 회복, 이동 세가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 중 확률적으로 등장하는 스킬 타일을 밟으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전투가 이동과 공격에만 집중되어 있고 적들도 이동과 공격만을 반복하기 때문에 턴 기반 전략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 중 하나인 패턴 공략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형에 따른 전략적인 이점 역시 없기 때문에 이동과 공격만이 반복된다. 좋은 장비와 골드를 얻기 위해 같은 던전을 반복적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게임에서 전투가 단조롭다 보니 금세 던전 탐험의 동기를 얻기 힘들었다.

 



 

던전 내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특색 역시 부족하다. 아군 파티의 경우 탱커, 딜러, 힐러로 명확하게 역할이 구분되어 있는 것과 달리 던전 내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별다른 특색 없이 그저 아군을 공격할 뿐이다. 그렇다 보니 던전을 진행하면서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외형만 다를 뿐 이들을 마주하는 플레이어의 전투 방식에는 전혀 차이가 없었던 점도전투에 대한 흥미를 떨어트리는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부족한 콘텐츠

 



 

던전 탐색 이외에는 게임 내에서 즐길 수 있을만한 콘텐츠가 부족한 점도 아쉬웠다. 골드 던전의 경우 아직 게임 내에서 입장할 수 없으며 시나리오 모드 역시 챕터 3부터는 플레이할 수 없는 상황. 결투장에는 뱀파이어 동료만 데려갈 수 있기 때문에 아직 뱀파이어 동료로 파티를 구성할 수 없는 유저들에게는 하늘의 별이다. 결국 목표로 삼을 만한 상대가 없이 단순히 더 좋은 아이템만을 위해서 던전을 공략하게 되어 아쉬움이 남았다.

 

꾸준한 소통으로 발전하고 있는 '인간 혹은 뱀파이어', 개선된 모습을 기대한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하이디어 답게 이번 작품에서도 뱀파이어라는 참신한 소재를 사용한 부분이 눈에 띈다. 특히 인간 동료를 뱀파이어로 만들 경우에만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주인공과 뱀파이어가 될 경우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는 인간 동료 사이에서의 균형이 큰 재미였다. 또한 직업 스킬을 통해 모든 캐릭터를 고루 사용할 수 있는 점과 노력을 통해 성장하는 RPG 본연의 재미를 제공하는 점 역시 좋았다.

 

반면 게임 내에서 별다른 전략적 요소를 느낄 수 없어 전투가 단조로워진다는 점은 아쉬웠다. 같은 던전을 반복해서 도는 것이 게임의 주된 콘텐츠인만큼 전투에서의 전략적 깊이를 보완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발진이 공식 카페를 통해 유저들의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하루에 한번 꼴로 업데이트를 실시하면서 문제점들을 수정해 나가는 만큼, '인간 혹은 뱀파이어'가 지금의 단점을 개선하여 보다 완성된 모습으로 유저들을 만족시켜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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