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출시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수렵 액션 게임 '몬스터 헌터: 월드'가 지난 9월 PC로도 출시되면서 보다 많은 유저들이 수렵 액션의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었지만, 별다른 게이밍 기기를 갖추지 못하거나 집에서 게임을 즐길 여유가 없는 게이머들에게는 여전히 수렵 액션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수밖에 없다.
언제 어디서나 수렵 액션을 즐기고 싶은 유저들이라면 주목할 만한 게임이 출시되었다. '소녀전선', '벽람항로', '붕괴3rd' 등 중국 인기 게임들을 주로 퍼블리싱하는 X.D 글로벌이 지난 10월 29일 모바일 수렵 액션 게임 '에란트: 헌터의 각성(이하 에란트)'을 출시한 것.
'에란트'는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의 게임성을 모바일로 옮긴 '제 5인격'이나 모바일 버전 '대항해시대'라 불리는 '대항해의 길' 등 익숙한 게임을 모바일로 재창조하는 것으로 유명한 넷이즈가 개발한 게임인 만큼, 비슷한 수렵 액션 장르의 게임인 '몬스터헌터' 시리즈와 '토귀전' 시리즈와 유사한 부분들을 찾아볼 수 있다.
'에란트'를 플레이 해 봤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드물게 자동 사냥을 지원하지 않는 것은 물론, 기존의 우리가 알던 수렵 액션 게임들의 특징들을 모바일에 잘 이식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몬스터헌터'와 '토귀전'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게임 시스템
총 4인의 플레이어가 팀을 구성해 거대한 몬스터를 사냥한다는 점에서 인기 수렵 액션 게임 '몬스터 헌터'를 떠올리기 쉽지만, '에란트'의 시스템은 그보다는 '토귀전'에 가깝다. 특정 부위를 지속적으로 공격하면 해당 부위를 파괴하고 추가적인 재료를 획득할 수 있는 '부위파괴' 시스템은 '몬스터헌터' 시리즈에도 존재하지만, 파괴된 부위가 투명한 하늘색으로 변화하는 연출은 '토귀전'의 특징이다.
몬스터의 특정 부위에 사슬을 걸고 지속적으로 데미지를 입히는 한편, 부위 파괴를 노릴 수 있는 '소울락' 시스템 역시 '토귀전'의 '사슬낫'과 비슷한 운영 방식을 보여준다. 또한 별도의 회복약이나 도구를 사용하는 '몬스터헌터'와 달리 플레이어가 토벌 진입 전 장착할 수 있는 '소울'을 활용해 다양한 스킬들을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 역시 '토귀전'의 '미타마' 콘텐츠와 비슷하다. 게임의 시스템이 기존의 수렵 액션 게임들과 상당 부분 유사하기 때문에 기존의 작품에 익숙한 플레이어들이라면 빠르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자동 사냥 없는 모바일 게임, 유저와의 협력이 중요
세밀한 조작이 힘든 기기의 한계와 반복적인 플레이가 중심을 이루는 모바일 게임의 특성 상 대부분의 모바일 게임이 자동 사냥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에란트'에서는 자동 사냥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소탕권 등의 편의를 위한 요소들도 없기 때문에 보다 좋은 장비를 제작하고 높은 등급의 재료를 모으기 위해서는 플레이어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
자동 사냥이 없는 만큼, 게임 내에서 액션의 재미가 살아있는 것이 '에란트'의 매력이다. 총 6종으로 구성된 무기들은 저마다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스킬 등의 운영 방식도 다르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취향이나 성향에 맞는 무기를 선택하는 재미가 있다. 게임에서 주로 상대하는 보스 몬스터의 경우에도 순간의 실수로 파티를 전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공격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패턴을 파악하고 공략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원활한 사냥을 위해서는 유저들과의 협력도 중요하다. '에란트'에서는 동료가 한명이라도 살아있으면 무제한으로 부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저 사이의 파티 플레이가 중심이 된다. 근거리 무기를 사용하는 유저의 경우 강력한 공격이 가능하지만 몬스터의 머리를 파괴하기에는 알맞지 않기 때문에 무기의 조합 역시 신경을 써야 한다. '소울락'의 경우에도 여러 유저들이 함께 사용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기존의 모바일 MMORPG의 파티 플레이에 만족하지 못한 유저들이라면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할 일은 많지만 게임에서 설명해주는 요소는 적다
게임의 핵심이 되는 '토벌' 이외에도 '에란트'에서는 다양한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지만, 게임 내에서 콘텐츠에 대한 별도의 설명을 제공하지 않아 게임을 처음 접하는 유저들은 원활한 게임 진행이 쉽지 않다.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NPC에게서 장비의 진화나 방어구 전환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지만 게임 내에서 이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게임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게임 플레이 도중 지도나 도감을 펼치면 NPC와 몬스터의 위치나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을 제공하지만, 마찬가지로 게임 내에서 해당 기능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유저들도 많다. 다양한 콘텐츠와 기능을 제공하는 만큼, 유저들이 안정적으로 게임에 정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설명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게임 내에서 제공하고 있는 설명들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파티 플레이 종료 이후 유저들끼리 서로 추천이 가능한데, 추천을 받았다는 메시지와 추천을 했다는 메시지가 반대로 출력되며 퀘스트 및 장비 제작에 필요한 재료의 이름이 제대로 출력되지 않아 현지화의 완성도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부족한 게임 내 설명을 유저들이 자체적으로 공략을 만들고 공유하며 해결하고 있지만, 운영 측에서 별다른 행동을 보여주지 않는 점도 개선될 필요가 있는 부분.
비슷하지만 다른 수렵 액션, 'NO 자동 사냥'의 한계 극복할 수 있을까
단순히 '몬스터헌터'나 '토귀전'의 모방 게임이라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에란트'는 두 게임의 특징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한편, 모바일 액션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갖춘 완성도 높은 게임이다. 특히 기존의 모바일 게임과 달리 자동 사냥을 전혀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액션 요소와 유저들 사이의 파티 플레이 요소가 강화된 것이 '에란트' 만의 차별점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동 사냥이 없다는 것은 '에란트'가 극복해야할 한계이기도 하다. 모바일 게임을 주로 이용하는 유저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는 '에란트'가 모바일 게임 시장의 큰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 더욱이 과금이 플레이어의 능력치에 미치는 영향이 극도로 적기 때문에 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 여력이 없는 플레이어들이 점차 게임에서 밀려나게 될 우려가 있다.
모바일 게임에서는 드물게 'NO 자동 사냥'을 외친 '에란트'가 하드 코어 유저들과 라이트 유저들 사이의 균형점을 찾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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