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다양한 국내 및 해외 e스포츠 경기를 취재하며 느꼈던 것은 전세계 많은 e스포츠 팬들과 선수들이 한국을 e스포츠 종주국으로서 존중하고 한국의 e스포츠 산업과 문화를 동경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물론, 한국 e스포츠 산업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한국의 e스포츠 산업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진 e스포츠 문화도 흔들리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더 이상 해외 e스포츠 팬들은 한국의 e스포츠 문화를 동경하지 않고 있다는 것. 이런 상황을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현장이 바로 지난 달 태국에서 종료 된 레노버의 '리전 오브 챔피언십'이었다.
행사에 참가한 아마추어 e스포츠 팀, 관계자들과의 대화에서 느꼈던 것은 그들이 더이상 한국의 e스포츠 시장을 자신들의 로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아직까지는 한국 e스포츠 선수들의 실력을 인정하고 실력적인 측면에서 한국을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
이들이 더 이상 한국을 동경하지 않는 이유는 확연하다. 바로 이들 국가의 e스포츠 시장이 더 이상 타국의 경기나 시장을 모방하지 않고도 성장 가능한 독자적인 인프라를 갖췄고 또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가 방문했던 태국을 포함해 동남아 지역에서는 이미 e스포츠 프로선수 육성을 위한 아마추어 인재 양성 인프라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들 아마추어가 프로와 경쟁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대회는 물론 흡사 일본의 아이돌 문화를 보는 것과 같이 성장 단계부터 팀 혹은 개인과 함께하는 팬 문화까지 우리나라가 프로 단계에서부터 경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e스포츠 문화를 이들은 이미 아마추어부터 시작하고 있었던 것.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바로 이들 아마추어 선수이 성장하고 프로선수로 발전하는데 필수인 사회적인 지원 체계가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것이다. e스포츠 소비층인 젊은 세대들을 타겟으로 한 기업들의 적극적인 스폰서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인데 마치 과거 우리나라의 스타크래프트 전성기 시절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우리나라가 과거 스타크래프트를 중심으로 e스포츠 시장이 만들어지고 성장했다면 동남아는 최근 리그 오브 레전드를 등 소위 e스포츠 2세대 게임으로 e스포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특히, 과거 우리의 성장보다 더 양질의 성장을 하고 있는 이들의 e스포츠 산업을 보면 앞으로 이들 동남아의 e스포츠 시장이 얼마나 더 새롭고 독창적인 시장으로 발전할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여러가지 복잡한 사정으로 사실상 정체기나 다름 없는 우리나라의 e스포츠 산업. 지금까지 한국이 e스포츠 산업을 만들고 선도했지만 이제는 우리보다 한발 뒤늦게 시작했지만 새로운 시각에서 e스포츠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는 이들 나라의 e스포츠 시장을 이해하고 공부해 보면 우리에게도 길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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