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출시되어 화제를 모았던 스마트조이의 모바일 게임 '라스트 오리진'이 개발자 정책 위반을 이유로 구글 플레이에서 검색 및 결제가 차단되면서, 모바일게임 시장의 대표 플랫폼 사업자인 구글의 책임감 없는 운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구글의 이런 운영에 게임사들의 불만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
구글 플레이는 2018년 현재 국내 앱 마켓 점유율 61%를 차지할 정도로 모바일 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이다. 최근 안드로이드 기기의 보급률이 증가하고 대체 플랫폼인 원스토어가 큰 주목을 받지 못하면서 구글 플레이의 영향력은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런데 이처럼 개발자들이 모바일 게임을 출시하고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구글 플레이를 이용해야 하지만 콘텐츠 모니터링이나 일관성 있는 가이드라인, 플랫폼 관리 등 플랫폼 사업자로서 구글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말은 못하지만 구글의 일방적인 운영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게임사도 늘어나고 있다.
수면 위로 떠오른 인기 게임만 뭇매, 콘텐츠 모니터링조차 하지 않는 구글 플레이
이번에 개발자 정책 위반을 이유로 구글 플레이에서 배포 및 검색이 차단된 '라스트 오리진'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로부터 정식 등급 분류를 받은 게임이다. 그러나 지난 3월 4일, 게임 내 '음란성' 규정을 위반한 콘텐츠가 있다는 이유로 사전 통보 없이 갑작스럽게 앱 배포 및 검색이 차단된 것. 이에 따라 매출 순위에서 게임이 내려간 것은 물론 결제 시스템 역시 이용할 수 없어 개발사와 유저들의 피해도 상당한 상황이다.
구글 플레이가 제공하는 개발자 정책에 따르면 '성행위 또는 선정적인 자세를 묘사하는 경우'나 '성인용품의 홍보 이미지', '수간을 묘사, 설명 또는 조장하는 콘텐츠', '성매매 알선이나 보상을 대가로 성행위를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기타 서비스를 조장하는 앱'은 '음란물'에 해당되어 구글 플레이에서 검색 및 배포가 차단된다.
그러나 구글 플레이를 통해 버젓이 서비스 중인 모바일 게임 '게이도라도(Gaydorado)'의 경우,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가 적나라하게 표현되는 것은 물론 게임 내 등장인물들이 보기 민망할 정도로 선정적인 복장을 입고 등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성행위를 암시하는 듯한 일러스트 역시 '라스트 오리진'과 성별만 바뀌었을 뿐 표현 수위가 크게 다르지 않다.
'게이도라도'는 서비스가 가능한 반면 '라스트 오리진'이 검열을 받은 것은 구글 플레이 측이 자체 모니터링 없이 오직 다른 이용자들의 신고 만으로 콘텐츠의 규정 위반 여부를 검토하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가 제공하는 개발자 정책에 따르면, 구글은 상품 또는 상품의 콘텐츠를 모니터링할 의무를 지지 않는다.
결국 이로 인해 같은 수위를 유지하고도 유저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높은 매출 순위에 올라서는 인기 게임들이 구글 플레이 측의 검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역차별 구조가 형성된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 내에서는 매출 순위나 인기 앱 순위권에 집계되지 않는 무단 IP 도용 게임이나 각종 성행위를 묘사하고 있는 게임들을 다수 찾아볼 수 있지만 이들에 대해 구글 플레이가 먼저 나서서 차단하고 제재를 가한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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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신고를 하지 않으면 성행위를 하는 앱이라도 버젓이 서비스가 가능할 정도로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관리하는 사업자로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불명확한 심의 기준, 스무고개를 하는듯한 콘텐츠 수정 검토
또한, 개발자 정책을 위반한 콘텐츠의 경우, 구글 측이 제시하는 콘텐츠 가이드라인에 맞춰 문제 내용을 수정할 경우 다시 정상적으로 앱을 배포할 수 있게 되지만 이 과정 역시 쉽지 않다. 구글 측이 콘텐츠 가이드라인의 위반 내용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기 때문에 개발자가 이를 스스로 예측하고 수정해야 하는 마치 '스무고개'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
이번에 구글 측으로부터 '음란성' 판정을 받은 '라스트 오리진'의 경우 “성행위가 연상된다”라는 답변 만을 받았다. 게임 내 이미지만 100장이 넘지만 구글 측이 어떤 이미지가 왜 문제가 되는지에 대해 명확하게 전달하지 않아 내부에서는 모든 이미지를 수정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만약 구글 측이 문제 삼은 콘텐츠가 이미지가 아닐 경우에는 또 다시 구글과 '스무고개'를 해야하기 때문에 게임 내 어떤 콘텐츠가 문제가 되는지 좀 더 명확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라스트 오리진'이 구글 측의 검열로 앱 배포가 중단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는 자신들의 경험담을 올리는 개발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한 개발자는 “구글은 정확히 어떤 이미지가 왜 문제가 되는지를 알려주지 않는다”라며 “이미지를 하나 수정해 전달하면 2일~3일 뒤에 답변이 온다. 만약 수정한 이미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다시 3일간의 시간을 거쳐야 승인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무엇이 문제인지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아 필요 이상으로 낭비되는 시간은 중소 규모의 개발사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 '라스트 오리진'의 경우 출시 일주일 만에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순위 6위까지 올라설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지만, 구글 플레이에서 앱 배포 및 검색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신규 유저 유입 가능성 및 추가적인 매출 상승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더욱이 구글 플레이에서 앱 배포가 중단됨에 따라 문제 내용을 수정하기 전까지는 게임 업데이트가 불가능해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한편, 개발자 정책을 위반한 앱의 경우 사전 통보 없이 바로 앱 배포 및 검색이 중단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구글 플레이가 제공하는 개발자 정책에 따르면, 콘텐츠 가이드라인을 위반한 앱에 대해서는 사전 통보 없이 바로 앱의 배포 및 검색을 중단할 수 있다. 콘텐츠 심사에만 3일이 넘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구글이 사전에 문제 사항을 전달하고 수정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2일에서 3일은 게임사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피가 말리는 시간”이라며 “특히 최근에는 유저들이 게임을 기다려주는 경우가 적어 조금만 앱이 내려가거나 결제가 되지 않아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구글이 확실한 답변을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플랫폼 오류, 해명을 왜 개발사가 하나
구글 플레이가 제공하는 결제 시스템의 오류에 대한 대응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경, 구글 플레이를 통해 서비스 중인 게임 다수에서 결제를 했음에도 아이템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그러나 구글 측은 해당 문제에 대해 아무런 설명조차 없이 약 15시간 가량 문제 상황을 방치했다. 특히 플랫폼의 시스템 상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구글 플레이가 직접 플랫폼 내 별도의 공지를 통해 알리는 대신 게임사들에게 자체 공지사항을 통해 결제 오류에 대한 상황을 알리도록 지시한 것. 구글 측으로부터 아무런 공지를 받지 못한 유저들이 게임사 측에 항의하면서 유저와 게임사 모두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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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 없이 권력만 휘두르는 구글 플레이, 대표 플랫폼 다운 책임감 가져야
이처럼 자사 플랫폼에 대한 모니터링조차 하지 않는 것은 물론, 통보에 가까운 개발사와의 소통, 문제에 대한 공식 해명조차 밝히지 않는 등 구글 플레이가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려는 구글 플레이측의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61%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구글 플레이를 제외하고 게임을 출시하는 것도 쉽지 않아 울며 겨자먹기로 구글 플레이에 게임을 출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특히 구글 플레이는 인디 게임 페스티벌 등 중소 개발사의 성장을 지원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선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지원을 받아야 하는 중소 개발사들이 앞서 이야기한 모니터링이나 소통 상의 문제들로 고통을 겪는 일이 많은 만큼, 이제는 구글 플레이가 일방적인 소통 구조를 개선하고 모니터링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구글 플레이가 모바일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플랫폼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변화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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