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OY19]국내 게임업계와 멀어지는 '차이나조이', 희망과 리스크 공존하는 중국 게임시장

등록일 2019년08월07일 10시20분 트위터로 보내기

 

"누군가는 매우 고통스럽겠지만, 누군가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이나조이 2019'가 열린 상해에서 국내 미디어와 만난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의 말이다. 중국에서 라이선스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며 현지 시장 상황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진 것으로 잘 알려진 장 대표는 공동 인터뷰 현장에서 더 이상 중국 시장이 모든 이들에게 기회가 열린 시장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은 서비스되는 게임의 총 개수를 제한하는 '게임 총량제'와 게임 연령 제한, 그리고 더욱 까다롭고 실질적으로 게임을 심사하는 판호 규정으로 더욱 빗장을 걸어 잠그는 모양새다. 판호의 경우 지난 2017년 3월 이후 한동안 발급되지 않다가, 지난해 2018년 말 재발급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신청한 판호가 조만간 발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판호 발급이 재개된 이후에도 여전히 국내 게임사들의 판호는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장 대표는 중국 시장이 '터프'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다며, 돌파하기 어렵고 국내 게임사들도 우선순위가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만약 현지에 진출하고자 한다면 신뢰할만한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좋다고 신중히 조언하기도 했다.

 



 

진출 리스크 큰 중국 시장… 현지 게임사 움직임도 둔화돼
실제로 현재 시점에서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 됐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게임 규제들과 한한령에 따른 판호 미발급 문제가 가장 크다. IP를 제공하고 공동개발 형태로 판호 발급을 우회하는 사례도 있었지만, 지금은 규제가 점차 강해지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차이나조이'를 통해 몇몇 게임사들이 소개됐지만, 올해 '차이나조이'에서는 이전보다 더 국내 게임사들의 흔적을 찾아보기 매우 어려웠다.

 

특히나 이번 '차이나조이'에서는 국내 게임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 외에도, 강화된 규제와 판호발급 시기 등이 겹치면서 중국 현지 게임사들의 움직임도 다소 둔화됐다. 신작 수는 줄어들었고, 기존 서비스 게임들의 업데이트와 연계된 이벤트 그리고 e스포츠 대회 등이 대신 부스를 메웠다.

 



 

판호 규정에 대해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는 "판호 규정이 까다로워 지기 전만 하더라도 1년에 3천개 가량이 발급됐으나, 지금은 많아야 한 달에 20~30개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전에는 그냥 신청하면 발급되는 요식 절차였다면, 이제는 실질적인 심사로 강화되어 중국 정부가 원하는 것에 맞추면서도 재미를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것이 어려운 점이라고 덧붙였다.

 

진출하기는 어렵지만 성공하기는 더욱 어렵다. 각종 규제를 철저히 지키고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춘 게임으로 판호를 발급 받았다고 하더라도, 결국 주된 목표인 중국 유저들에게 선택 받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중국에 진출하기에 리스크가 매우 큰 것이다.

 



 

'2차원 게임'과 콘솔 게임 대두된 '차이나조이 2019'…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지 트렌드
또 단순히 진출 여부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 내용도 트렌드를 충실히 그리고 빠르게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 현지에서는 '음양사'와 '붕괴3rd' 등의 성공 이후 '2차원 게임'들이 꾸준히 주목을 받고 있는데,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러한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과거 IP 위주의 게임들 일부만 전시되고 있었다.

 



 

여전히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던전앤파이터'와 '카트라이더', '드래곤네스트'와 '프리스타일', '라그나로크' 등의 게임들이 올해에도 부스에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하지만 '2차원 게임'이나 여성향 게임, 그리고 '차이나 히어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신작 콘솔 게임 등 색다른 시도가 엿보이는 다른 중국 게임사들의 트렌드에 다소 뒤쳐진 모양새다.

 



 

엔터테인먼트 업계 중심으로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
반면, 올해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을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의 진출 의지를 피력한 라인게임즈는 중국 시장에서 일종의 '희망'을 본 것으로 보인다.

 

라인게임즈 측은 현지에서 진행된 공동 인터뷰 현장에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과거와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판호 관련 이슈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특히나 발급되지 않고 있는 판호에 대해서는 우회보다는 '정공법'으로 현지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더불어 현지에 진출하는데 있어 리스크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규모가 크기에 욕심이 나는 시장이라며 중국 게임사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이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산 게임'의 의미가 옅어진 만큼, 게임의 '재미'를 추구한다면 현지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뿐만 아니라 게임 총량 규제에 의해 게임의 전체적인 수가 적어지는 만큼, 남은 게임사들의 퀄리티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퀄리티가 좋은 게임에만 내주는 방향으로 판호 정책의 방향이 흘러가고 있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사에게 우선순위가 낮아진 시장인 중국을 자신감 있게 교두보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 라인게임즈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라인게임즈의 향후 시장 개척 성과에 따라, 국내 게임사들에게도 희망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희망과 리스크 공존하는 중국 시장... 기회의 땅 될 수 있을까
이전에도 그랬지만 중국 시장은 아직까지는 밖에서 바라보기에 멀게만 느껴지는 시장이다. 진출 자체도 어렵거니와, 그 안에서 살아남기는 더욱 어렵다. 다만 예전처럼 '블루오션'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아주 희망이 없는 불모지로 보는 것도 옳지는 않다.

 

물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실제로 존재하는 한한령에 의한 판호 미발급과 각종 규제들이 산적해 있다. 또 국내 게임사들의 게임은 최신 트렌드에 다소 뒤쳐진 올드 IP를 활용한 게임만 일부 전시되었을 뿐, 신작은 사실상 전무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차이나조이'를 통해 바라본 중국 시장은 여전히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과 거대한 실패의 리스크가 공존하고 있었다. 이제 막 시장 진출을 선언한 라인게임즈를 비롯해 여전히 중국 현지에서 고군분투하는 위메이드 등 중국 개척에 힘쓰는 게임사들의 향후 성과가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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