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 '스팀' 열기 더 뜨거워질까? '블레스'도 흥행성공, '앤빌' '배틀스티드' '디스테라' 등도 출격 준비

등록일 2021년08월25일 10시30분 트위터로 보내기



 

국내 개발사들이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들의 매출 구조가 큰 변화 없이 고착화되고 시장 자체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더 많은 이용자들과 자본이 움직이는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스팀은 밸브 코퍼레이션에서 운영 중인 디지털 멀티 플랫폼 채널로 2003년 9월 첫 서비스 이후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게임을 공급해오며 현재 약 10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계정 숫자 추정)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중 하나.

 

스팀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일일 사용자 4700만, 월간 사용자 9000만, 최대 동시접속자 1850만, 매월 신규 구매자 160만 명을 기록했으며 팬데믹 이후 이 수치가 크게 증가하면서 최고 동시접속자가 50%이상 증가한 약 2700만 명(2021년 4월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보유중인 게임의 숫자도 약 32억 개(스파이 기준)에 다다르며 게임을 수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다양한 게이머들이 전세계에서 순위 경쟁을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팀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게이머는 미국의 ‘dwight schrute’로 총 33551개의 게임을 보유(2021년 8월 기준)해 29897개의 게임을 보유하고 있는 2위 중국의 ‘sonix’를 재치고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an0rose’ 유저가 20649개의 게임을 보유해 국내 1위, 전세계 24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게임을 즐기기 위해, 또 각자의 목적을 위해 스팀을 이용하는 게이머들의 숫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전세계 게임사들도 단순 유통 채널의 역할이 아닌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 베드의 무대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다.

 

'배틀그라운드'가 쏘아올린 스팀 게임 열풍, 레드오션 돌파구 마련 스팀을 선택하는 개발사들

국내 스팀 플랫폼 이용자들은 밸브가 스팀 서비스를 시작한 2003년 무렵부터 꾸준히 있어왔지만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바로 지난 2017년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면서 였다.

 

배틀그라운드는 스팀의 독특한 이용자 서비스 모델인 ‘얼리 액세스’ 혜택을 가장 크게 받은 게임으로 평가받기도 했는데, 얼리 액세스는 완성되지 않은 게임의 피드백을 받으면서도 개발사는 수익을 얻거나 일종의 크라우드 펀딩처럼 활용할 수 있어 현재 스팀 플랫폼의 가장 대표적인 서비스 유형으로 자리 잡았다. 게임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로부터의 적극적인 피드백을 통해 얼리 액세스 과정에서 큰 인기를 얻은 배틀그라운드는 이후 배틀로얄 방식의 FPS게임을 글로벌적인 메이저장르로 안착시켰다.

 

배틀그라운드 성공의 바통은 국내의 대형 개발사가 아닌 중소 개발사가 이어받았다. 지난해 말 스팀을 통해 출시한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이 출시 약 보름 만에 동시접속자 4만 명을 돌파하며 스팀 랭크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

 

이터널 리턴은 1세대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 ‘블랙서바이벌’을 새롭게 구성한 PC게임. 구역이 나뉘어진 섬에서 재료를 모아 살아남는 쿼터뷰 시점의 배틀로얄 게임으로 MOBA와 배틀로얄 장르의 장점을 하나로 모은 게임시스템으로 스팀에 출시되면서 해외에서 먼저 주목을 받았으며 특별한 외부 마케팅 없이 유저들의 입소문으로 성장한 게임이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님블뉴런은 카카오게임즈와 함께 얼리억세스로 서비스 중인 이터널 리턴을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지난 7월 국내에 출시하기도 했다. 최대 동시접속자 5만 명을 넘으며 해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게임을 국내 버전으로 출시하는 시험적인 시도가 진행된 것. 

 


 

최근에는 네오위즈의 '블레스 언리쉬드'가 스팀에 출시되어 글로벌 유저들에게 호평을 얻으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게임은 기존의 MMORPG에서 벗어나 오픈 월드를 기반으로 다양한 보스 및 몬스터와의 전략적를 펼치는 게임으로 지난해 출시한 콘솔 버전을 PC버전으로 잘 이식해 블레스 언리쉬드만의 특색 있는 시스템을 대중들에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지난 7일 출시된 블레스 언리쉬드는 첫 주말 7만 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해 스팀에서 서비스 되는 신규 MMORPG 1위를 차지했으며 최근까지도 7만 5천 명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며 순항중이다. 이용자 역시 권역별로 다양해 네오위즈는 출시 초 안정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완성도 있는 콘텐츠를 개발해 장기 흥행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하반기, 국내 대표 중견게임회사들의 신작 다수가 스팀 시장에 문을 두드린다

 


 

스팀에 대한 국내 게임들의 성공 사례가 이어지면서 대형 게임사들 뿐만 아니라 국내 중견 게임사들도 자사 신작의 스팀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그중 눈에 띄는 회사는 엠게임과 액션스퀘어.

 

엠게임은 국내에서는 수요가 많지 않은 TPS와 메카닉을 결합한 ‘배틀스티드:군마’를 스팀에 선보일 예정이다. 언리얼4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는 배틀스티드:군마는 하반기 스팀 얼리억세스로 출시가 예정되어 있는 메카닉 3인칭 슈팅 게임으로 6대6 팀 대전게임이다. 7개의 거대 메카닉을 컨트롤하는 게임으로 거점을 점령하고 자원을 모아 승리하는 다양한 전투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스팀 출시 전 진행된 사내테스트와 FGT에서 다방면으로 게임성을 검증 받은 하반기 기대작이다. 

 


 

와이제이엠게임즈의 자회사인 액션스퀘어도 기대를 모으고 있는 신작 ‘앤빌’을 서비스 할 예정이다. 탑다운 슈팅액션 장르인 앤빌은 실시간 멀티플레이를 지원하고 최근 유행중인 로그라이크 방식을 채택해 전략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E3 참가와 동시에 시장에서 주목받은 앤빌은 지난 6월 Xbox Insider Program을 통해 데모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다양한 멀티플레이 모드를 공개해 테스터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이들 중견 기업들 뿐만 아니라 카카오게임즈도 리얼리티매직이 개발 중인 생존게임 ‘디스테라’를 연내 스팀 얼리 액세스를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버려진 지구라는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멀티플레이 생존 게임인 디스테라는 생존 게임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만의 쉘터 건설 및 아이템 제작, 거점 점령과 기후 조작 등 게임과 유저와의 상호 작용을 게임 내 핵심 시스템으로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3월 글로벌 알파테스트를 통해 유저들의 개선 요구사항을 받아들인 리얼리티매직은 7월 또 다시 전세계 게이머를 대상으로 하는 짧은 비공개테스트를 통해 스팀 출시를 위한 막바지 점검에 나섰다. 카카오게임즈는 성공적인 서비스를 위해 국내 유저들에게는 공식 카페를, 글로벌 유저들에게는 디스코드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진출 쉬워진 글로벌 시장, 완성도 있는 콘텐츠 선보여야 성공 가능성 높인다
과거 게임사가 글로벌 시장에 진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지 시장을 잘 아는 파트너와 협력하거나 지사를 직접 설립해 장기간 노하우와 경험을 배워야 했다. 현지인이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각 국가만의 고유한 문화나 정서를 게임 내에 잘 녹여내는 현지화 작업이야 말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자 중요한 과정이었기 때문. 

 

그러나 이런 방법에는 시간과 돈이 많이 소모된다는 두 가지 단점이 존재한다. 현지에서 영향력이 있는 파트너의 경우 국내 게임사와의 수익 분배에 있어서 불리함이 존재했으며 지사를 설립하고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 걸림돌이었다. 이 때문에 공들여 만든 신작의 서비스 타이밍을 놓칠 수 도 있는 단점도 존재했다.

 


 

그러나 밸브가 서비스하는 스팀 얼리억세스는 바로 이 문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해답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유저 풀, 상대적으로 유연한 게임 유통 구조, 낮은 수수료(이는 타이틀마다 차이가 있다)는 흡사 모바일 앱 마켓과 같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수집형 콘텐츠로 선호 장르가 굳어버린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이미 시장에 자리잡은 대형 업체들과 직접 경쟁하기 보다는 다시 새로운 콘텐츠로 승부를 보려는 게임사들이 대체제로 여전히 글로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PC시장을 선택하고 있는 것. 

 

하지만 개발사와 이용자 모두가 윈윈할 것으로 보이는 얼리 액세스 제도에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개발사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일종의 투자 개념인 얼리 액세스 시스템을 통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게임사들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사례로 ‘웬즈데이’를 꼽을 수 있다. 웬즈데이는 전쟁의 참상을 다룬 ‘디스 오브 워 마인’이나 인도의 인신매매 문제점을 알린 ‘미싱’, 대만의 계엄령 치하 백색테러 시기를 다룬 ‘반교’와 같이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 사회에 영향력을 끼치려는 ‘임팩트 게임’으로 개발돼 국내에서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일본군의 전쟁범죄를 알리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인식 고취라는 목적을 담고 개발되었던 웬즈데이는 게이머들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대출 지원 등 인디게임으로는 상상하기 힘든 총 7억 원 규모의 큰 개발비가 투입됐지만 고증 오류를 포함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낮은 게임의 품질에 유저들이 불만을 표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펀딩 당시 약속했던 글로벌 로컬라이징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임팩트 게임으로서의 가치를 훼손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사례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적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정식 출시를 하지 않고 얼리 액세스 상태로 게임을 방치시키거나 게임의 출시를 폐기 시키거나, 유저들의 비판과 피드백을 '얼리 액세스'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묵살하는 등 기존 제도의 도입 취지를 직/간접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것. 

 

스팀 얼리 액세스 시스템을 이용하는 개발사의 숫자는 해가 다르게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금도 다수의 기업들이 출시를 준비 중이거나 계획 중인만큼 스팀 얼리 액세스 시템을 통해 게임을 출시하는 국내 개발사들의 숫자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가장 낮은 문턱을 제공하는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팀 얼리 액세스, 이용자들이 보내는 신뢰만큼이나 개발사들의 책임감 있는 게임 개발 및 출시도 스팀에서의 성공을 위한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취재기사 기획/특집 게임정보

화제의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