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22]복면을 쓰고 은행을 터는 히로인이 탄생한 과정, '블루 아카이브'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의 포스트 모템

등록일 2022년06월09일 14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넥슨의 국내 최대 규모 지식공유 컨퍼런스 'NDC22'가 8일 막을 올린 가운데, '블루 아카이브'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인 스토리와 다양한 설정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들어볼 수 있는 포스트모템 강연이 열렸다.

 

이번 '블루 아카이브' 포스트모템 강연은 '이사쿠상(isakusan)'이라는 닉네임으로 유저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넥슨게임즈 MX스튜디오의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가 직접 나섰다.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는 약 12년 가량 업계에서 글을 써온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다. 2001년 판타지 소설 작가로 데뷔했으며 2006년 동인 게임 '크로세인더스'에도 참여했다. 이후 2013년에는 스마일게이트를 통해 서비스 됐던 모바일게임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메인 라이터를 담당했으며, 2018년에는 '블루 아카이브'의 시나리오 디렉터를 맡고 있다.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는 정통 서브컬처를 표방하는 캐릭터 수집형 모바일게임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성적을 내기 어렵다는 서브컬처의 본고장 일본 현지에 2021년 2월 서비스를 시작해 준수한 성과를 거둬 주목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11월에는 국내를 포함해 글로벌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꾸준히 순항하고 있는 인기 서브컬처 모바일게임이다.

 

'블루 아카이브'는 플레이어가 '선생'이 되어 거대 학원도시 '키보토스'에서 연방수사 동아리 '샬레'의 고문을 맡아 학생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은 게임으로, 분위기를 돋우는 OST와 다양한 캐릭터 등이 호평을 받고 있다. 이중에서도 매끄럽고 완성도 높은 스토리와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통통 튀는 매력을 갖춘 캐릭터 및 설정은 서브컬처 게임인 '블루 아카이브'의 핵심이자 아이덴티티 그 자체로 평가받고 있다.

 



 

양주영 디렉터는 '블루 아카이브'의 장르와 테마로 '학원', '청춘', '이야기 RPG' 등 크게 세 가지를 꼽았다. 특히 시나리오가 중요한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며, 이 세 가지 중에서도 '이야기 RPG'라는 표어에 힘을 많이 줬다고 말했다. 모바일게임에서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기고, 그것이 유의미한 게임의 구성 조건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번 포스트모템에서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게임 IP를 만들고 시장에 안착 시키기까지의 과정을 시나리오 라이터 관점에서의 관점에서 살펴보고, 33개월의 개발 기간과 12개월의 라이브 서비스 중 겪은 성공담, 실패담도 공유했다.

 



 

'블루 아카이브'의 시나리오 디렉터가 하는 일, 그리고 '시나리오 드리븐'

양주영 디렉터는 본격적인 포스트모템에 앞서, 시나리오 디렉터가 하는 일에 대해 정의했다. 그는 "여기서 이야기하는 시나리오 디렉터는 보편적인 시나리오 디렉터의 정의가 아니라 MX스튜디오에서 통용되는 것"이라고 첨언했다.

 

시나리오 디렉터는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게임의 중요 부분을 논의하고 결정하는 직책이다. PD, 디렉터, 아트디렉터 등 게임의 주요 결정권자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게임의 비전을 시나리오 기반으로 모색하고 제시하는 역할도 맡는다.

 

게임의 비전과 방향성을 '시나리오를 통해' 고민하고 결정하는 일인 만큼, 시나리오의 전개 방향성에 대한 결정과 학원, 동아리, 캐릭터 등에 대한 제작 방향성의 협의 및 결정, 전투 배경과 보스 설정, 세계관 설정 등도 도맡는다. 뿐만 아니라 콘텐츠의 기획 협의나 향후 미래 비전 및 계획에도 참여한다.

 



 

이처럼 시나리오 디렉터가 게임의 거의 모든 요소에 참여하고 관여하는 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블루 아카이브'가 '시나리오 드리븐' 형태의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드리븐'은 특정 요소를 중심으로 한 주도적 형태를 뜻하는 형용사이자 IT 업계 용어다. 즉, '블루 아카이브'는 '시나리오'가 게임의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며, 그만큼 시나리오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 된다.

 

'블루 아카이브'는 어째서 이런 세계관인가

'블루 아카이브' 프로젝트는 김용하 PD의 주도 하에 시작됐다. 김용하 PD는 일본 현지에서 팔 수 있는 게임, 미소녀들이 총기를 가지고 엄폐하며 싸우는 게임, 교복과 미소녀 등의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러한 디렉팅에 따라 아트 디렉터와 시나리오 디렉터는 세계관 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아트 디렉터는 밝고 청량하고 한 번에 알아 볼 수 있는 세계관을 구성했으며, 양주영 디렉터는 개그와 학원물, 청춘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업했다.

 


 

양주영 디렉터는 게임의 방향성을 크게 내, 외적 두 가지로 분류했다. 내적 방향성은 앞서 김용하 PD가 제시한 키워드인 '교복', '총기', '미소녀'였으며, 여기에 밝고 청량한 비주얼이 더해지는 형태가 됐다.

 

양 디렉터는 교복과 총기, 미소녀라는 키워드가 있었던 만큼 '총기를 든 미소녀 학생들이 모여 있는 학원 도시를 만든다'는 답이 정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밝고 청량한 비주얼을 시나리오 측면에서 살리기 위해 가볍고 부담 없는 개그 풍의 이야기를 핵심으로 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음 분류인 외적 방향성으로는 일본 서브컬처 시장에 선 출시를 목표로 한다는 점, 캐릭터 뽑기(가챠) 형태의 BM을 갖춘다는 계획이 잡혔다. 이와 함께 다른 서브컬처 게임과 경쟁해야 한다는 조건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양 디렉터는 일본 선 출시를 위해 일본 시장에서 친숙한 문화와 구성을 추구했다며, 캐릭터들의 이름이 모두 일본어인 점과 일본 문화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블루 아카이브'는 캐릭터를 뽑는 '가챠' 형태의 BM을 갖추고 있다. 양 디렉터는 이러한 BM을 시나리오가 어떻게 서포트 하고 유의미하게 만들 수 있는가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특히 다른 서브컬처 게임과 경쟁하기 위해, 앞서 두 요소들을 포함해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블루 아카이브'만의 '유니크'한 세계를 만드는 것에 가장 집중했다고도 덧붙였다.

 

'헤일로'부터 학원도시까지, '블루 아카이브'만의 유니크한 세계관과 설정

'블루 아카이브' 세계관의 비주얼은 아트 디렉터의 주도 하에 '헤일로'와 교복 또는 제복, 총기와 종족 요소 등으로 구성됐다.

 

양 디렉터는 이러한 '헤일로'와 교복, 총기 등의 세 가지 키 비주얼을 핵심으로 세계관 설정을 짰다. 총을 사용하는 거대한 학원 도시, 모든 학생이 '헤일로'를 가진 세계관 등이 그것이다.

 


 

플레이어인 '선생'을 제외하면 '블루 아카이브'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은 저마다의 '헤일로'를 갖고 있으며 사용하는 총기도 제각각이다. 소속된 학원에 따라 입는 옷도 모두 다르다.

 

하지만 양 디렉터는 '이것만으로 괜찮은가?'라고 자문했다며, '블루 아카이브'만의 더욱 유니크한 설정을 고민해야 했다고 말했다. 다른 게임과 차별화되는 세계관의 성립, 그리고 한 번만 봐도 잊혀지지 않는 '임팩트'를 어떻게 유저들에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로 양 디렉터는 '낯설게 하기'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낯설게 하기'는 문학적 표현 기법 중 하나로, 친숙 하거나 일상화된 사물 또는 관념을 특수하게 꾸며 새로운 느낌을 갖도록 표현하는 방법이다. 주로 시, 소설 등 문학 작품에서 활용되었지만 현재는 폭넓게 다방면으로 활용되는 개념이다.

 

그는 "익숙한 클리셰를 조합해 '신기하다', '흥미롭다', '궁금하다', '이상하다'는 반응과 감정을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이러한 클리셰의 조합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고 예를 들었다.

 

바다에 가기 위해 탱크를 탈취하는 여고생의 탄생

양 디렉터가 '낯설게 하기'의 예로 든 작품은 '걸즈 앤 판처'와 '호라이즌 제로 던'이다. '걸즈 앤 판처'는 '여고생'과 '탱크'라는 클리셰가 조합되어 낯선 느낌을 준다. '호라이즌 제로 던' 또한 수렵 시대를 표현한 게임임에도 기계를 사냥하는 플레이가 자주 등장한다.

 

이러한 조합을 성공시킨다면 바다에 놀러 가기 위해 탱크를 탈취하는 여고생, 자판기에서 총알을 팔거나 근거리에서 소총탄을 한 탄창이나 맞았음에도 기절 정도에 그치는 세계관이 탄생한다.

 



 

이번 포스트모템 강연의 제목에 언급된 '복면을 쓰고 은행을 터는 히로인'은 게임 속에 등장하는 캐릭터 '스나오오카미 시로코'를 뜻한다. 외형과 성격은 소위 '쿨뷰티' 계의 차분하고 조용한 미소녀이지만, 빚더미에 앉아 폐교 위기에 몰린 학교를 살리기 위해 복면을 쓰고 은행을 터는 기행을 벌여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이 또한 '낯설게 하기' 기법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는 "'낯설게 하기'를 통해 강렬한 흥미와 관심을 일으킬 수 있다"며 "또한 마음 속에 새겨진 물음표를 해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세계를 탐색하게 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가장 중요한 효과는 바로 다른 게임과 차별화 되는 유니크한 세계관이 성립된다는 것이다.

 

'헤일로'를 보고 누구인지 다 알 수 있는데 왜 복면을 쓰는가

하지만 이러한 '낯설게 하기'로 탄생하게 된 세계관은 단점이 존재한다. 내적 논리를 우선으로 하지 않기 때문에, '대륙 급의 거대 학원 도시가 성립될 수 있는 경제 구조' 등 논리적으로 말이 안되는 설정들을 설명할 수가 없게 된다.

 

또한 개발 과정에 있어, 기존에 없던 세계관이기에 개발자 간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다는 단점도 있다. 래퍼런스가 있는 세계관이라면 문제가 없지만, 몬스터부터 전투 배경까지 시나리오 라이터의 가이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의도적인 불균형 때문에 세계가 얕게, 혹은 거짓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는 단점이 있다. '헤일로'를 통해 캐릭터가 누구인지 다 알 수 있는데 왜 복면을 쓰는지, 모종의 사건으로 어려진 '슌' 교관의 동생이 '헤일로'를 보고도 알아보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등이 그 예다.

 

스토리와 캐릭터에 진실성을 부여하는 메타포

'블루 아카이브'의 이야기는 '거대 학원 도시에서 학원끼리 전쟁을 벌이거나 배신과 권모술수가 난무하는 이야기들이, SF와 종교 그리고 판타지적 소재들이 난립하는 가운데 옴니버스 식으로 전개되는 구조'를 띈다.

 

양 디렉터는 이처럼 복잡하고 다양한 소재들이 혼재되어 있는 이야기와 소재들을 정리할 수 있는 기준점이 필요했다며, 모든 작업자들이 혼란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또 스스로에게도 판단과 결정을 내릴 때 필요한 기준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양 디렉터는 '블루 아카이브'의 이야기는 학원물이며, 모든 캐릭터들은 학생이라는 대전제를 설정했다. 즉 이 이야기의 세계관, 구성, 테마를 학원물로 정의하고 그것이 모든 기준점이 되기를 바랐다는 것이다.

 

예로는 '우아한 세계'라는 영화가 소개됐다. 등장하는 '아버지' 캐릭터는 조직 폭력배이며, 또 조직 폭력배를 중심으로 한 소재들이 주로 등장한다. 하지만 이것은 멀리서 보면 하나의 가족 드라마다. 또 '걸즈 앤 판처'는 여고생들이 탱크를 타고 서로 싸우지만 전쟁물이나 밀리터리 정치극이 아닌 '학원 스포츠물'을 표방한다.

 



 

'블루 아카이브'는 과장과 비약이 많이 사용되는 세계인 만큼 가짜처럼 느껴질 수 있다. 양 디렉터는 "이러한 느낌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소재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것이 해결 방법이지만, '블루 아카이브'는 많은 소재가 활용되기에 개연성을 부여하는 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세계관 밖에서 조망할 수 있는 목표를 구축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가짜 같은 소재가 아무리 많이 쓰여도, 그것이 결국 어떤 목표에 닿는다면 이 세계관과 캐릭터들은 진실성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블루 아카이브'에 활용된 '미연시'적인 전략과 방법론

다음으로는 유저가 게임 속 주인공인 '선생'이 되어 어떻게 이 세계의 하나가 되도록 할 것인지 고민한 결과에 대해 설명이 이어졌다. 양 디렉터는 과거 '미연시' 장르에서 자주 쓰였던 전략과 방법론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블루 아카이브'에서는 유저들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선생님'의 외형과 성별을 묘사하지 않고 대사를 선택지로 구성했다. 또 중요한 시나리오의 컷씬 등은 '선생님'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도록 했다.

 





 

특히 소설이 아닌 게임인 만큼 양 디렉터는 게임적인 요소를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게는 게임 플레이부터 크게는 게임에 결제를 하는 것까지 시나리오적으로 맥락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작중 등장하는 '싯딤의 상자'는 마치 '아이패드'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며, '어른의 카드'라는 아이템과 이를 사용하는 표현 또한 현실 속 체크카드 또는 신용카드를 사용해 과금을 하는 것을 연상케 한다.

 



 

어째서 '이런' 스토리와 캐릭터인가

한편, 양 디렉터는 '블루 아카이브'의 스토리를 구상하게 된 히스토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전 작품이었던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서비스 종료 이후, 다시 한번 김용하 PD와 함께 신규 프로젝트인 '블루 아카이브' 제작에 착수했을 당시 '큐라레 마법도서관'의 좋았던 점은 계승하고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기로 결심했음을 회고했다.

 

보완점으로는 플레이어를 대변할 수 있는 캐릭터의 설정,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같이 느슨한 연결점을 갖는 옴니버스식 전개 이후 하나로 합쳐지는 형태의 병렬적 구조, 이를 위한 게임 전체를 관통하는 메인 주인공의 배제, 이야기 속 캐릭터들이 모두 모여 활약할 수 있는 거대한 이벤트의 상정 등이 소개됐다.

 



 

더불어, 양 디렉터는 캐릭터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유니크한 캐릭터성의 구축과 그 방법론도 중요하지만 아트 디렉터와의 협업이 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캐릭터 제작의 메인은 아트이며, 설정과 시나리오의 역할은 그 방향성을 정의하는 서포트 역할이라는 것이다.

 

이번 포스트모템에서 캐릭터성을 시나리오 상에서 '드라이브' 했던 캐릭터로는 '츠루기', '하루나', '하나코'가 예로 소개됐다. '츠루기'는 의도적으로 망가트렸던 캐릭터이지만 '메모리얼 로비'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적으로 완성되도록 의도됐다. '하루나'는 ''키보토스'의 매력적인 악당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고민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하나코'는 유저들의 기대를 의도적으로 배신하도록 설정된 캐릭터다.

 



 

매력적인 시나리오를 위한 설득과 도전

양 디렉터가 '블루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세운 목표는 다름 아닌 시나리오가 중요한 게임, 시나리오가 주요 매출로 동작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례는 흔치 않으며, '페이트/그랜드 오더' 정도가 유일하게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뿐만 아니라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 서브컬처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게임이었으며, 일본 시장에서 통할 만한 시나리오를 한국인인 그가 만들어야 했다. 그는 "과연 어떤 경영자가 'OK'를 해줄지 의문이었다. 전례가 없는 일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주변을 설득하지 못하면 시작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회고했다.

 

이에 양 디렉터는 자신에게 '설득하고 증명하라'는 퀘스트를 스스로에게 부여했다고 말했다. 이는 스튜디오, 회사, 퍼블리셔, 경영진, 바로 옆에 있는 동료, 유저를 설득하는 것이었다. 게임의 시나리오가 어떤 것인지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끊임없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소통했으며, 이를 통해 공감대와 신뢰를 얻어 그것을 바탕으로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그는 자신의 시나리오에 대한 아트 디렉터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어 큰 힘이 되었다며, 이를 기반으로 프레젠테이션으로 사내에 공유하고 만드는 데 많은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기존 팀원들은 물론이고 추후 합류하는 팀원들까지도 같은 내용을 쉽게 공유 받을 수 있도록 영상과 PPT 자료를 적극 활용했으며, 시나리오 팀에게도 마찬가지로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했다고도 덧붙였다.

 

양 디렉터는 "현재는 회사의 모든 개발자, 사업 관계자, 퍼블리셔까지 '블루 아카이브' 시나리오의 가치를 이해해주고 계신 것 같다. 게임의 시나리오가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디렉터, PD, AD 그리고 다른 많은 팀원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도움의 대전제는 이해와 공유를 통한 설득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무모한 목표를 세웠고 무리하게 달려왔던 것 같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블루 아카이브'의 시나리오가 나쁜 평가를 받고 있지는 않은 것 같다. 특히 일본 유저 분들의 반응에 큰 힘을 얻고 있다. '픽시브' 팬아트나 팬 소설 등 2차 창작들이 활성화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우리 게임이 어느 정도 일본 시장에 안착한 것 같다는 생각도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양 디렉터는 "다만 원하는 시나리오를 쓰고 싶었음에도, 일을 하면 할수록 글을 쓸 시간이 줄어드는 딜레마에 빠졌다. 이는 역할과 권한을 적절하게 나누어 나 스스로가 시나리오 라이터로서 더 글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방법을 타협점을 찾았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많은데 살짝 공유 해주신다면 좋겠다. 게임 시나리오 라이터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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