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압긍' 기록한 신작 메트로배니아 게임 '엘더 매그놀리아', 코바야시 히로유키 PD가 말하는 개발 비하인드

등록일 2025년01월24일 14시55분 트위터로 보내기

 

게이머와 평단 모두에게서 호평을 받고 있는 바이너리 헤이즈 인터렉티브의 신작 메트로배니아 게임 '엘더 매그놀리아'가 23일 정식 출시됐다.

 



 

'엘더 매그놀리아'는 전작에서 그려진 '죽음의 비'로 불리우는 재앙으로부터 수십 년 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신작 탐색형 2D 액션 RPG다. 10개월 가량의 얼리액세스를 뒤로하고 정식 출시돼 팬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전작은 150만 장의 판매량을 달성하면서 여러모로 화제의 중심에 섰던 타이틀이다. 메트로배니아 장르가 가지는 다소 마니악하고 높은 진입장벽에도 불구하고 '엘더 릴리즈'에 이어 '엘더 매그놀리아'까지도 스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기록하는 등 좋은 평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하면서 기대작으로 급부상한 모양새다.

 

바이너리 헤이즈 인터렉티브 코바야시 히로유키 대표 겸 PD와의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의 개발 비하인드,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다.

 



 

10개월 간의 얼리액세스 중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

우선 플레이가 쉬워지고 그래픽이 좋아졌다는 것, 인간이 존재해서 서글픔과 절망적인 느낌이 없어졌다는 긍정적 평이 있었다. 반대로 난이도가 전작보다 많이 쉬워졌다는 것, 인간이 많이 등장해서 전작의 애절함과 서글픔이 없어졌다는 반응도 있었다. 좋은 점, 나쁜 점이 공존하는 것 같지만, 대부분 긍정적으로 봐주신 것 같다.

 

매트로베니아 장르는 높은 난이도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작은 쉬워진 듯 하다.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것인가

처음엔 전작인 '엔더 릴리즈'보다 어렵게하자고 생각했지만, 엔더 릴리즈 유저들 중에는 매트로베니아를 플레이하지 않지만 캐릭터나 세계관에 매력을 느낀 유저들도 많았다. 그런 유저들은 결국 클리어하지 못하고 좌절하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했다.

 

그래서 우리는 게임의 장르는 매트로베니아지만 세계관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기분 좋게 엔딩을 볼 수 있도록 나중에 난이도를 변경했다. 또 난이도는 별도로 설정할 수도 있다. 노멀 모드는 전작보다 간단히 플레이 할 수 있지만 하드 모드는 전작 클리어 유저라면 플레이 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설정했다.

 

얼리액세스 버전과 정식 출시 버전에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DLC 계획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얼리액세스 버전은 약 2~3시간 정도면 게임이 끝나지만, 정식 버전은 플레이하는 유저의 실력에 따라 다르지만 20~25시간 가량 즐길 수 있다. 추가 요소들도 포함되는데, '플래그먼트'는 이지, 노멀, 하드에서 모두 획득할 수 있지만 하드 난이도에서 더 많이 획득할 수 있다.

 

플래그먼트는 직접 게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코스튬 해금이나 아카이브 열람 등에 사용된다. 캐릭터와 관련된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아하실 만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유료 DLC 계획은 없지만 발매 후 보스 러쉬 등이 포함된 무료 대형 업데이트를 계획 중이다.

 



 

전작에 비해 지형이 입체적으로 바뀐 느낌인데 의도한 것인가

전작에서 반성한 부분이다. 엘더 릴리즈는 기본적으로 평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전투도 마찬가지라 맵 디자인이 평탄했다. 한마디로 각진 인상이다. 리뷰 중에서도 그런 의견이 있었는데 우리도 여러모로 아쉽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분위기와 몰입감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그러한 인상을 또 주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엔더 매그놀리아는 지형을 입체적으로 만들고, 경사면을 상하로 움직이도록 해서 액션의 다양성을 늘리고 역동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전작과 비교해 예산과 개발 기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서 맵 디자인에 공을 들일 수 있었다. 전작에서는 촉박한 상황에서 개발하다 보니 후반부에는 파츠를 조합해 그럴싸하게 보이도록 한 경우가 많았다.

 

갈 수 없는 지역을 특정 능력을 얻은 뒤 다시 공략하는 매트로베니아 장르의 공식과는 다소 다르게 이른 타이밍에 대부분의 어빌리티가 풀리는 형식이다. 난이도 완화와 별개로 이에 대한 의도가 궁금하다

엔더 릴리즈에서 이어지는 설계로, 전작을 플레이 한 유저들이 이른 단계에서 전작과 같은 액션을 가능하게 하도록 하고 싶었다. 플레이 타임 기준으로 약 20분 가량 하면 관련된 액션들을 얻을 수 있는데, 그 이후 할 수 있는게 없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액션도 추가해 두었다. 맵에 맞춰 새로운 이동 방법이 나오고 퍼즐처럼 조합해서 플레이 할 수 있다.

 

전작은 중세 풍의 느낌이었다면 이번 작은 보다 근대적인 느낌이 나더라. 같은 세계임에도 분위기가 달라진 이유가 궁금하다

속편 개발을 결정한 후에, 우리는 '같은 그림'을 그리고 싶지 않았다. 개발 쪽에서도 다른걸 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다. 내가 개인적으로 스팀펑크를 좋아하기도 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새로운 세계라는 신선함을 보여드리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트루 엔딩으로 취급 받는 전작의 'C루트'에서 죽음의 비를 포함한 모든 오염을 정화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엘더 매그놀리아는 여전히 아포칼립스 세계관인가

엘더 매그놀리아는 말씀하신 전작의 C루트 엔딩에서 이어지는 세계가 맞다. 재앙을 가져온 요인은 전작에서는 비 였지만 이번작에서는 연기로 설정됐다.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는 직접 플레이로 확인해 주셨으면 한다.

 

전작 엔더 릴리즈와 비교하면, 공격 방식이나 능력이 보스가 아니라 호문쿨루스로 한정됐다. 호문쿨루스를 게임 내 주요 요소로 활용하면서 전투, 스토리 측면에서 가져가고자 했던 방향성을 들어보고 싶다

확실히 전작에서 반성했던 점이다. 전작은 동료 하나에 스킬 하나 구성으로 25명의 스킬과 동료를 입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만큼 동료가 많아서 스토리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엔더 매그놀리아에서는 동료 수를 줄여서 동료의 스토리에 포커스를 맞췄다. 유저들이 애착을 가질 수 있는 동료를 만들고자 했다. 동료 수가 줄었지만 여러 종류의 무기를 장비할 수 있어서 스킬 수는 오히려 늘었다.

 

유저 사이에서도, 평단에서도 게임에 대해 극찬이 이어지고 있는데 예상했던 반응인가

얼리액세스임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매우 감사하고 있다. 얼리액세스를 통해 난이도에 대한 의견을 알고 싶었다. 전작은 캐릭터와 적이 접촉하면 대미지를 입는데, 이번작에서는 없어져서 난이도가 내려간 경향이 있다. 보스가 거대하다 보니 부딪히면 대미지를 입는 것이 불합리하고 스트레스 요인이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보스를 작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고, 박력 있는 그림을 원해서 보스를 크게 만들었다. 불만 요소였던 UI도 개선을 했고, 얼리액세스에서의 평가를 정식 버전에서도 그대로 가져가고 싶다고 생각한다.

 

메타 스코어는 다른 모든 게임회사들이 그렇겠지만 많이 긴장했다. 처형을 기다리는 죄수 같은 느낌이었다. 난이도를 변경한 것에 대해 어떤 평가를 받을까 신경을 썼는데, 유저나 평단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아서 디렉터와 같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디모' 등으로 잘 알려져 있는 Mili와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비하인드 스토리나 OST 제작 시 주문한 점이 있나

엘더 릴리즈부터 인연이 이어져 오고 있다. 오카베 케이스케 디렉터가 이 그룹의 팬이다 보니 음악을 제작할 당시 '일단 부탁해보자'고 오퍼를 넣었다. Mili에서 게임을 보고 대단히 마음에 들어 하면서 인연을 맺게 됐다. 그 흐름으로 자연스럽게 이번 작품에서도 부탁을 드렸고 전곡을 맡기게 됐다. 엘더 매그놀리아의 음악은 전작과 달리 문명의 레벨이 상승했기 때문에 드럼 등의 사용하지 않았던 악기도 사용됐다. Mili에서도 즐겁게 작업했다고 들었다.

 

엔더 시리즈에는 설정상 6개의 나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죽음의 나라', '그을음의 나라' 외에도 다른 국가들을 배경으로 하는 시리즈를 앞으로도 계속 제작할 예정인가

아직 다음 작품을 정하지 않았지만, 나라 하나를 정해놓고 게임을 만들 것 같지는 않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메트로배니아' 장르의 게임을 더 만들지, 아니면 슬슬 그만둘지 정도의 이야기만 오가는 중이다.

 

세계관이나 스토리에 매료된 유저들이 많다. 이러한 세계관을 활용해 애니메이션, 소설, 만화 등 미디어믹스를 전개할 계획이 있나

엘더 릴리즈 당시 그런 오퍼가 많았지만 모두 거절했다. 이 타이틀은 우리에게 있어 소중한 작품이지만, 다른 회사에게는 많은 IP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얼렁뚱땅 만드는 바에야 없는 것이 낫다고 봤다. 아마도 팬들도 그렇게 생각하실 것 같다. 우리만큼 우리 작품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파트너가 나타난다면 이러한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엘더 릴리즈 당시부터 게임을 플레이하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엘더 매그놀리아는 엘더 릴리즈와 같은 개발팀이 당시에는 하지 못했던 것을 많이 시도하고 업그레이드한 게임이다. 전작에 관심은 있었지만 플레이 해보지 못한 유저들도 이 작품으로 플레이 해보셨으면 좋겠다. 또 관심이 생긴다면 조금 더 어려운 엘더 릴리즈도 즐겨 보시길 추천하고 싶다. 한 사람이라도 더 게임을 플레이 해주신다면 감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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